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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을 잡는 것도 재테크

주성식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8-08-03 23:20

유행이라는 것은 언제나 바뀌기 마련이다. 여성들이 입는 스커트만 하더라도 유행에 따라 그 길이가 짧아졌다 길어졌다를 반복하고 있고, 과거에는 싱글과 더블 두 종류만 있던 남성 정장도 언젠가부터 단추가 세 개인 쓰리버튼형이 주류를 이루더니 최근 들어서는 포버튼형까지도 등장해 최신 유행을 선도하고 있다.

의류를 예로 들었지만 금융상품 또한 유행을 타고 변화가 많기는 예외가 아니다. CMA, 적립식 펀드, ELS, 변액보험 등 불과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일반 금융소비자들은 전혀 알지 못했던 새로운 개념의 금융상품들이 잇따라 등장했고, 특히 지난해 초부터 불기 시작한 펀드투자 열풍으로 인해 지금은 펀드 하나 정도 가입해 있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이다.

문제는 이러한 금융상품을 바라보는 일반 금융소비자들의 인식이다. 어떤 분야에서든 한 번 계기가 마련되면 화끈하게 반응하는 국민성 덕분인지는 몰라도 어느 한 상품이 인기를 끌거나 인구에 회자되면 그 상품이 어떤 특성을 갖고 있는지, 과연 내가 추구하는 목적에 맞는 것인지 따져보지 않고 우르르 몰려가는 소위 ‘묻지마 투자’가 성행했던 게 사실이다. 과거 변액보험이 그랬고, 지난해 뜨거웠던 해외펀드 투자 열풍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이런 열풍이 지나고 한참 후 그로 인한 부작용이 발생하면 해당상품에 대한 불완전판매 문제가 제기되곤 했던 것도 언제나 똑같았다.

지난 1일 자산운용협회 발표에 따르면 국내외 증시가 급락하면서 적립식펀드의 성장세가 주춤해지고, 정액적립식 계좌와 해외펀드의 적립식 계좌는 아예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은행을 통해 가입한 적립식 계좌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는데, 이는 직장인 등 개인고객들의 해지가 늘었기 때문인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또한 변액보험 해약도 급증했다. 생보사의 변액보험 해약건수는 지난 3월말 기준으로 1년동안 44만7000여건을 기록해 전년도 같은 기간의 23만건에 비해 두 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자는 10년 전 IMF 외환위기 시절 살림살이가 빠듯해진 많은 보험계약자들이 갖고 있던 보험을 해약하기 위해 각 보험사 창구마다 장사진을 이뤘던 것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물론 그때나 지금이나 어려워진 가계경제 사정으로 인해 펀드를 환매하거나 보험을 해약하려는 사람들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금융상품은 일회성으로 사용하고 만족하는 단순한 상품이 아니다. 10년 이상의 장기플랜과 중기 및 최소 1년간의 단기목적에 따라 소비돼야 하는 성격의 상품인 것이다. 어떤 상품이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말만 듣고 그저 유행따라 아무런 사전정보도 없이 묻지마식으로 가입하는 것도 문제지만, 조금만 내 상황이 어려워졌다고 해약(환매)하는 것은 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내가 추구하는 목적에 맞는 상품인지 꼼꼼히 따져보고, 일단 가입한 후라면 시류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고 꿋꿋이 중심을 지켜가는 것이야말로 가장 훌륭한 재테크 자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주성식 기자 juhodu@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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