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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능한 공기업 CEO를 뽑으려면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8-06-15 18:47

신현만 사장 커리어케어

유능한 공기업 CEO를 뽑으려면
쇠고기협상 결과에 대한 국민적 저항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두언 의원이 쏟아낸 여권 내부의 권력다툼, 여권 실세들이 장차관과 공기업 CEO 등에 자기사람을 심으려고 애를 쓰고 있다는 소식은 “대통령 해먹기 힘들다”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을 떠올리게 한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공기업 CEO 공모과정은 대통령이 처한 어려움을 보다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정부가 90여 주요 공기업의 CEO를 공모로 뽑겠다는 방침을 천명한 이후 상당수의 공기업들이 헤드헌팅회사에 CEO 후보 추천을 의뢰하고 있다. 공모만으로는 유능한 후보자들의 확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헤드헌팅회사 대표인 나로서는 공기업의 이런 요청이 결코 달갑지만 않다. 길어야 2주일, 어떤 때는 1주일 정도의 짧은 시간에 실비를 한참 밑도는 비용을 지불하면서 최고의 후보들을 발굴해 달라고 ‘억지’를 쓰기 때문이다.

헤드헌팅회사들이 공기업 CEO 프로젝트를 싫어하는 더 큰 이유는 후보자 추천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적임자로 판단되는 사람들을 접촉하면 십중팔구는 “지원해 봐야 될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지원하지 않겠다”며 냉담하게 반응한다.

이 때문에 지원자들이 많다지만 상당수가 공기업 CEO로 적합하지 않아 사장추천위원회를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정부정책을 뒷받침하는 공기업의 CEO 공모에 지원자가 없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대통령이 국정을 잘 운영하려면 유능한 인재가 필수적이다. 공기업 사장이나 공공기관장은 청와대 참모나 장차관 못지않게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 자리에 인재들이 무관심하니 대통령은 물론이고 국가 전체적으로도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기업경영의 풍부한 경험과 식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공기업 사장 공모에 소극적인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내정설이다. 사실과 관계없이 내정됐다는 소문이 나돌면 대개는 관심을 접고 만다. 내정 소문의 대부분은 정부여당의 유력인사와 연결돼 있다. 그들이 특정인을 얘기하는 순간 공모는 형식, 후보자는 들러리, 추천위원은 허수아비가 되고 만다.

내정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려면 정부여당의 실권자들이 입을 다물어야 한다. 그래야 추천위원들이 소신을 펼 수 있다. 추천위원회도 소신있는 사람들로 구성해야 한다. 외부입김에 추천위원들의 판단이 왜곡돼서도 안된다. 공기업 CEO를 제대로 뽑으려면 그래서 추천위원회부터 제대로 구성해야 한다.

공모가 부진한 두 번째 이유는 공모 참여자가 공개되는 것이다. 공모 참여자의 면면이 줄줄이 공개되는 상황에서 현직에 있는 사람이 지원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특히 조직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옷 벗을 각오가 없는 한 후보로 거론되는 것조차도 부담스러워 한다.

물론 공기업 CEO 공모는 투명성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일정한 수준에서 진행사항이 공개되는 것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공모 참가자의 인적사항과 심사과정, 그리고 평가결과가 낱낱이 공개될 필요는 없다. 유능한 인재를 뽑으려면 지원자 가운데 선발할 것이 아니라 영입한다는 심정으로 인재를 찾아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공모 과정과 결과의 공개를 제한해서라도 영입에 필요한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현재의 난국을 돌파하려면 청와대 비서관, 장차관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수백 개에 이르는 공기업 최고경영자와 공공기관장이 대통령을 뒷받침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삼국지의 조조처럼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널리 인재를 구하고, 이를 위한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조조는 인재등용의 대가였다. 그는 “천하를 얻으려면 인재를 먼저 얻어야 하고 천하를 다스리려면 인재를 잘 써야 한다”는 말을 실천했다. 그는 세 번이나 유능한 인재의 추천을 지시하는 ‘구현령’을 발표했다. 진수의 삼국지는 조조에 대해 이렇게 서술하고 있다. “조조는 서로 다른 재능이 있는 자에게 관직을 주고 사람마다 갖고 있는 재기를 이용하여 자기의 감정을 자제하고 냉정한 계획에 따랐다. 과거의 악행은 마음에 두지 않았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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