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발표된 정부의 산은 민영화 방안에서 금융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 속에서 대우증권이 산은지주회사의 단순 자회사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민영화 방안의 큰 골자는 산은지주회사를 설립하고 은행과 대우증권, 산은자산운용, 산은캐피털을 자회사로 편입해 글로벌 투자은행(IB)들과 경쟁할 수 있는 대형 IB로 육성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산업은행을 연내 분할해 지주회사와 한국개발펀드(KDF)를 설립하고, 2009년에는 주식시장에 지주사를 상장하고, KDF를 통해 정책금융 및 중소기업 지원업무를 맡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후 오는 2010년까지 산은의 정부보유 지분 49%를 국내외 투자자에게 매각하고 이명박 정부의 임기내에 나머지 51%의 지분도 완전처분해 민간금융회사로 탈바꿈한다는 로드맵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방안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방안 발표이전보다 싸늘하게 식었다. 시장 일각에서는 현재 기업금융의 강점을 보유한 산은이 민영화 이후 정책금융 기능이 약화되면 현재와 같은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보유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일었다.
전문가들은 민영화가 대우증권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면서도 실질적으로 시장을 주도하는 리딩증권사로서의 육성에 대한 구체안을 찾아볼 수 없어 당초 예상과 기대를 크게 벗어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반응을 보였다.
단순히 지주회사에 편입해 지주사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고 한다면 성과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란 전망이다.
민영화 방안이 발표된 2일 대우증권의 주가도 1.16% 하락해 시장의 실망감을 반영했다. 3일과 4일에도 각각 0.70%와 0.47%씩 빠지면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산은 민영화에 따른 대우증권의 행보는 대우증권 뿐만 아니라 현 증권업계 전체에 미치는 파급력도 적지 않을 전망이었으나, 이같은 결과로 당분간 실망감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올 들어 증권가에서는 증권사 신규설립과 위탁매매 부문의 수수료 인하 등 가격경쟁 재격화 등이 주요 이슈로 떠오른 상태.
이에 따라 대우증권의 대형화를 통한 업계 전반의 구조재편에도 관심이 크게 집중됐었다.
그러나 이같은 시장의 기대감과 평가는 이후 산은 지주회사의 지배구조 문제 등을 놓고 보다 강력하고 세밀한 대형 IB로의 육성 의지가 반영된 이후로 미뤄지게 됐다.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