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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뻔함도 경쟁력이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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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8-05-25 20:26

조관일 인테크연구소 대표, 경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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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5일, 헬렌 클라크(Helen Elizabeth Clark) 뉴질랜드 총리가 이명박 대통령의 초청으로 우리나라에 왔었다. 클라크 총리는 여성이다. 그녀는 ‘여성 최초’라는 타이틀이 붙어 다닌다. 여성 최초의 장관, 여성 최초의 부총리, 여성 최초의 노동당 당수….

농사를 짓는 아버지와 학교 교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보수적인 집안의 출신이지만 결혼한 뒤에도 남편의 성을 따르지 않을 정도로 진보적이다. 일을 하기 위해 아이도 낳지 않았다. 여성을 둘러싼 관습의 벽과 선입관을 헤치고 ‘여성 최초’의 행진을 계속해 온 그가 2005년 11월 말에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부산에 왔을 때 참 재미있는(?)말을 하였다. 즉 “21세기 지도자의 조건이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노력과 절제, 포용력, 인간애…, 그리고 ‘두꺼운 얼굴’이죠.”


낯두꺼움은 리더의 조건



지도자의 조건과 두꺼운 얼굴! 그녀가 리더의 조건으로 ‘두꺼운 얼굴’을 말할 수 있기까지는 그럴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여성으로서 한 나라의 총리가 되기까지 여러모로 겪으면서 터득한 노하우의 하나를 말해준 것임에 틀림없다.

두꺼운 얼굴이란 무엇인가. 바로 뻔뻔함이다. 그녀의 말이 늘 마음속에 있던 차에 내가 겪었던 정치경험을 엮어서 나는 급기야 뻔뻔함 - 낯두꺼움에 대하여 깊이 파고들어봤다.

낯두꺼움에 대하여 언급하자면 리쭝우(李宗吾)의 ≪후흑학(厚黑學)≫을 빼놓을 수 없다. 중국의 신해혁명 당시 활약했던 사회풍자가 리쭝우는 ‘낯두껍고 뱃속이 시커먼 사람들에 대한 연구’를 하고 이를 ‘후흑학’이라고 이름 붙였다. 리쭝우는 국가 지도자는 속이 까맣고 낯이 두꺼워야 한다면서, 공자 맹자와 삼국지의 영웅들을 면후심흑(面厚心黑 두꺼운 낯과 시커먼 마음)의 대가라고 꼬집었다.

국가 지도자뿐이랴. 낯두껍기의 경쟁력을 주장한 사람 중에는 일본의 대표적 심리학자중 한 사람인 간바 와타루도 있다. 그는 ≪누구에게나 단점은 있다≫는 책에서 “낯 두꺼운 사람이 톱 세일즈맨이 된다”고 하였다. 낯선 고객을 상대하며 상품을 판매해야 하는 직업인으로서 낯두꺼운 뻔뻔함은 필수 자격요건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랑을 하면 엔도르핀(endorphin)이 나와 건강하게 된다는 강의로 유명한 이상구 박사도 낯두꺼움의 효용(?)을 강조한다. “건강을 지키려면 자신에게 알맞은 운동을 선택해서 꾸준히 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무엇보다도 낯이 두꺼워야 한다”는 것이다.

낯두껍기와 운동이 무슨 관계가 있냐고? 주위사람의 눈치 살피고 체면 차리고 폼 생각하다가 결국 운동을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정신이 약간 돌아버린 사람처럼 보일지라도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팔을 흔들고, 앉았다 일어서기를 하고, 히프를 돌리고, 팔굽혀펴기를 하고, 팬티 차림으로 길거리를 달리고 … 그래야 한다는 것이다. 건강을 지키려면 그 정도의 낯두꺼움과 뻔뻔함은 필수적이라는 말이다.

우리는 낯이 두껍다거나 뻔뻔하다고 하면 좋지 않게 생각한다. 파렴치한 사람으로 본다. 물론 사전적 의미, 본래의 의미는 그렇다. 그러나 그것은 한쪽 측면만 본 것이다. ‘낯두껍다’ ‘뻔뻔하다’는 표현 자체가 비난하는 사람의 시각에서 본 것이지 옹호하는 관점에서 본 것이 아니다.



승리한 사람들의 공통점



오늘 저녁, TV의 뉴스를 유심히 보라. 세상살이의 치열한 경쟁에서 승리한 쟁쟁한 사람들이 많이 보일 것이다. 정치인도 있고 경제인도 있을 것이며, 스포츠맨도 있고 문화예술인도 있을 것이다. 또는 독특한 분야에서 성공을 일궈낸 화제의 인물도 보일 것이다. 그들 성공한 사람들의 면면을 잘 살펴보라. 어떤 공통점이 발견되는가.

그것은 ‘끈질긴 집념’일 수도 있고 ‘피나는 노력’일 수도 있다. ‘용기’일 수도 있고 때로는 ‘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이 성공하기까지의 ‘역사’와 ‘이면’을 세밀히 더듬어 보라. 거의 모두가 뻔뻔할 정도로 끈질기고 강한 사람들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때로는 담대함으로 난관을 극복하고, 때로는 좌절이나 부끄러움을 모르는 강인함으로 승리를 쟁취한 것이다. 그들은 그런 ‘뻔뻔함’ 때문에 승리한 사람들이다. 경쟁에서 이기고 고난을 이기고 운명을 이겨낸 사람들이다. 그들의 삶이 참된 것이냐 아니냐는 별개의 문제다.

표현이 험악해서 그렇지, 낯이 두껍고 뻔뻔한 것은 확실히 경쟁력이다. 그것은 강한 사람이 갖춰야할 조건의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당신의 의견은 어떤지 모르겠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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