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公企業개혁 민영화, 그리고 탈관료〈脫官僚〉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8-05-12 18:13

권력에 익숙하면 정부부처와 절연 절대 안돼
민영화는 단기적 부작용 있어도 밀고 가야

요즘 공기업을 민영화하는 계획이 현 정부 정책 과제의 하나로서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공기업은 생산성이나 경영 효율성이 민간에 비해 떨어질 뿐만 아니라 구조조정 내지 자구노력 또한 기대할 수 없다. 바로 ‘관료지배’라는 덫 때문이다.

과거 30여 년 동안 공기업의 장(長)은 거의 관료출신 인사가 지명되어 왔다. 뿐만 아니라 민영화가 이루어진 기업의 장에도 여전히 이들이 임명되고 있다. 그런데 법적으로 아무리 민영화한다 하더라도 기업의 장이 관료(또는 관료출신 인사)로 임명된다면 폐해는 걷어 낼 수 없고 새 정부의 의도는 수포로 돌아갈 것이다.

권력 행사에 익숙한 커리어(career) 관료들은 그들이 속했던 정부 부처와 결코 절연될 수 없는 운명을 지니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이 속했던 부처의 이익을 대변하고 부처 관료들과의 관계를 돈독하게 유지함으로써 정보를 공유하고 부처의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현재 종사하고 있는 기업체의 이익을 위해서도 득이 된다고 단기적 안목에서 오판하기 때문이다.

그럼으로써 이러한 구조(hierarchy)는 지속화되고 관료출신 인사의 기업진입은 부단히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다. 관료출신의 장은 속성상 구조의 개선이나 변혁을 싫어한다. 임기만 무난히 채우면 되고 임기가 끝나 퇴임하더라고 다른 자리가 마련되어 있을 수 있다. 또 임기 중 잘못이 있더라도 다른 관료출신의 후임자가 적당히 뒷 마무리해주니 별 걱정 안 해도 된다.

일부 순진한 지식층 인사들은 거시적 안목에서 정책을 다루어 본 관료가 장으로 내려와야 넓은 시야와 축적된 지식, 정보력으로 조직을 잘 이끌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심지어는, 비록 본인 스스로는 민간인 출신으로 임명된 장이라 하더라도 그를 보좌하는 간부로는 관료출신 인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관련 정부기관과의 정보교환과 업무협조가 기업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믿고 있고 또한 실제로 도움을 받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좀 더 넓고 높은 시야로 급변하는 글로벌 세계와 조합해서 전망하면 그것이 별로 유익한 것 없는 허상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물론 과거 박정희 통치시절부터 키워온 우리나라 관료의 우수성을 인정하여야 하고 지난 60년대로부터 80년대까지 약 30여 년 동안 이룩한 경이적 경제발전에는 이들의 공이 크다고 믿지만 이들 관료는 그 후 조직이기주의를 고수하며 변화를 거부했다. 이른바 ‘관료 만네리즘의 덫’에 함몰해 버린 것이다.

이러한 경향을 부추긴 것은 관료가 향유할 수 있는 지식과 정보의 독점, 권력과의 결탁이라는 그들에게 주어진 편리한 이점이었다. 그들은 은연중 자기방어의 수단으로 온갖 규제를 만들어 무소불위의 특권을 누리면서 발전의 발목을 잡았건만 아무도 이러한 폐해를 공공연하게 지적, 성토할 수 있는 입장에 있을 수 없었다. 상급관청의 눈 밖에 나면 자리유지도 어려워지는 산하기업 직원의 비극과 이러한 현실을 알지 못하는 국민의 무지의 소치 때문이다.

관료조직의 폐단은 관료만이 우수한 지식 내지 정보력을 보유하고 있고 조직 장악력이 강하여 정치세력을 활용할 줄 안다고 믿게 하는 「허위의 실체(False Reality-Karl von Wolfern)」를 만들어 냈다. 겉포장은 매우 그럴듯하고 일견 합리성이 있어 보여 전체주의 독재국가가 선호해서 만들어 내는 조직지탱의 방편이 되었음을 꼬집은 말이다.

한편 정보에의 접근이 어려운 일반 민간인들은 이 관료들의 먹이사슬에서 벗어나지 못하였다.

작년(2007)에 「불확실한 세계」란 저서를 발간한 미 클린턴 대통령 시절의 재무장관 ‘R. 루빈’은 이 책의 방대한 부분을 한국의 1997년 금융위기 실상 설명에 할애하면서 이 위기의 근본원인의 하나로 “Directed Lending” , 즉 “권력이 지시한 대출”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관료로 대표되는 권력이 금융기관 대출을 좌지우지 하였다는 것이다.

어쨌든 현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방향은 옳다. 근본적이고 철저한 관료배제의 원칙이 지켜진다면 말이다.

그러나 “일정한 기간 동안은, 또는 퇴임 후 얼마동안 까지는 관료가 장으로 취임 못한다.” 또는 “관료출신이 완전히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등의 언급은 민영화의 근본취지를 무의미하게 만들고 이 계획을 추진하지 아니함만 못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정부의지를 관철시키려면 관료들에 대한 임명 자격과 절차에 획기적인 변혁을 일으킬 필요가 있다.

첫째로 선진국처럼 일정기간 이상 민간부문에서 좋은 경력을 쌓아온 우수인력들을 고급관료로 임명하여 민간기업의 체질과 역동성을 관료들에게 터득하게 하는 것이다.

다음 단계로 (오랜 기간 경과 후) 민ㆍ관간의 대규모 교류를 단행하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관주도 또는 관위주의 줄타기식 낙하산 인사를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있을 것이다.

현 정권이 강력히 시행할 의지를 보이는 민영화는 곳곳에 커리어(career) 관료들의 조직적이고 끈질긴 저항의 덫이 놓여 있어 이를 뿌리째 뽑아내기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민영화를 위한 대수술이 비록 단기적으로 부작용을 유발하더라도 결연히 밀고 나가는 특단의 대처가 필요하리라 믿는다. 단순한 인원감축, 예산낭비 억제만을 전제로 한 민영화는 결코 성공을 거둘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목적 달성은 커녕 관료내지 관료주의의 내성만 키우는 결과가 되고 실패로 돌아갈 것이 분명하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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