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신청
  • My스크랩
  • 지면신문
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위기관리 능력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8-04-13 15:53

공병호 박사 공병호경영연구소장

‘메가뱅크(Megabank) 만들기는 바람직한 일인가?’ 금융위원회 업무보고 자리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산업은행과 우리금융지주, 그리고 기업은행을 합쳐 민영화하는 메가뱅크안을 포함한 민영화 방안을 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원래 금융위는 메가뱅크안이 국책은행의 민영화를 지연시킬 뿐만 아니라 현 정부가 추진하는 민간중심의 시장경제 활성화와 반대되는 입장이기 때문에 반대를 분명히 해 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무보고 자리에 배석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언급이 이 안이 본격적으로 거론되는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경제규모는 동북아시아에서 3위 규모인데 우리나라 최대 은행은 세계 70위이다. 때문에 산업은행 민영화는 아시아 10대 은행을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라는 발언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 안의 핵심은 정부가 지배주주로 있는 세 은행 산업은행(자산 123조원, 정부 지분 100%), 우리금융지주(자산 287조원, 정부 지분 73.35), 그리고 기업은행(자산 124조원, 정부 지분 66.7%)를 모두 묶으면 550조원 규모의 단일 은행으로 만들어서 민영화하는 방안을 말한다.

재경부 안과 금융위 안에는 모두 나름의 이유가 있으리라 본다. 이 글을 쓰는 필자는 금융산업 분야에 대한 전문가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가뱅크안을 접하게 되었을 때, 어쩌면 관료 출신들을 늘 비슷비슷한 생각을 할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다시 말하면 메가뱅크안은 오래 전에 유행하였던 ‘국가챔피언’ 급 기업 육성과 비슷한 아이디어처럼 보인다. 물론 제조업에 비해서 금융업이 가진 특성이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정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그 산업을 대표하는 대규모 기업을 만들어 내는데 정부가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그런 아이디어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런 구상은 오래 전에 재벌정책의 일환으로 이른바 ‘업종전문화 정책’으로 논쟁의 대상이 된 바가 있다.

당시의 아이디어는 재벌들이 문어발식 확장으로 여러 분야의 사업을 전개할 것이 아니라 특정 분야에 특화해서 나머지 부분을 모두 정리하는 것이 올바르다는 그런 논리를 담고 있었다. 전후에 프랑스나 이탈리아처럼 국가가 각 산업분야별로 국가대표급 기업 육성정책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강 장관의 발언이 있고 난 다음에 관련 부처 출신의 인사들은 메가뱅크안에 비교적 우호적인 반응을 보임으로써 재경부와 금융위의 입장이 서로 부딪히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정책 갈등을 우려한 담당자들의 신속한 봉합조치로 말미암아 일단 메가뱅크안은 당분간 수면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본다. 하지만 두 기관의 책임자들이 갖고 있는 산업은행의 민영화에 대한 근본적인 시각 차이는 쉽게 좁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실적으로 우리금융지주나 산업은행을 각각 민영화하는 것도 물량 부담 때문에 쉽지 않다. 그렇다면 3개 기관을 통합한 이후에 민영화에 들어가게 된다면 사실상 민영화 일정이 더 미루어지거나 불가능할 수 있음을 뜻한다. 이처럼 현실적인 문제에다 더욱 근본적인 문제는 은행의 대형화가 필요하다고 해서 과거의 국가챔피언 제도와 비슷한 그런 발상에서 정부가 주도권을 쥐고 이를 수행할 필요가 과연 있는가라는 점이다.

물론 국제적인 수준에 미루어볼 때 은행의 대형화가 더 진전될 필요에 대해서 동의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대형화 작업에도 민간 기업들이 자신들의 필요와 형편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 올바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만일에 정부 주도로 이루어진 초대형 은행이 통합 이후에 가까운 장래에 민영화의 길을 걷지 못하게 되면 조직 내부의 출신들끼리의 다양한 이해관계의 충돌현상은 불을 보듯 뻔하다.

과거의 사례로 미루어 보면 소유권이 명확하지 않았던 은행의 경우 합병 이후에 오랜 기간 동안 합병 이전의 출신 집단간 갈등과 이해 충돌 때문에 조직의 성과가 낮추어진 경우를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그리고 관련부처의 영향력도 여전할 수 있음을 지적하고 싶다.

메가뱅크안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선의를 충분히 인정하더라도, 메가뱅크가 민간기업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정부기관도 아닌 형태로 운영될 수 있음을 걱정한다.

우선 단계적인 민영화를 거쳐서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메가뱅크가 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 정부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 본다.



관리자 기자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기자의 기사 더보기 전체보기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오피니언 다른 기사

1 40代의 고민, ‘세대 역전의 불안’ [홍석환의 커리어 멘토링] 40대 직장인, 왜 낀 세대가 되었는가? 직장 생활 15년 안팎이 된 40대는 조직에서 가장 애매한 위치에 놓여 있다. 위로는 경영진의 압박을 받고, 아래로는 빠르게 성장하는 후배들의 도전을 받는다. 과거에는 연차에 따른 경험이 곧 경쟁력이었지만, 디지털 전환과 AI 시대의 속도 경쟁력을 뛰어넘기 위해 경험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선배에 의한 후배 지도’는 사라졌다. 근면과 성실의 가치는 찾아보기 어렵고, 갈수록 개인주의적 경향을 보이는 후배들과 공유와 협업을 하기 어려워졌다. 많은 40대 직장인들은 더 이상의 변화와 성장을 이끌지 못하고 제 자리 뛰고 있는 자신을 보며, ‘이래도 되는 것인가?’, ‘후배들에게 곧 밀려나는 것은 2 천수지신(Iluvatar CoreX), 하와이 해변에서 시작된 중국 GPU 혁명의 진짜 이야기 [전병서의 中 첨단기업 리포트⑩] 하와이 해변에서 8시간 만에 인생을 바꾼 남자 리윈펑 CEO2015년 여름, 하와이 어느 해변. 천수지신의 CEO 리윈펑은 아들과 모래사장에서 놀고 있었다. 갑자기 전화벨이 울렸다. 고등학교 동창이자 골드만삭스에서 투자를 하던 친구의 목소리가 들렸다."지금 이 기회를 잡지 않으면 평생 자본의 지원을 받을 수 없어." 전화를 끊은 리윈펑은 8시간 뒤 사무실로 돌아가 10년을 함께한 오라클에 사직서를 냈다. 닷새 뒤 중국행 비행기에 올라탔다. 중국 GPU 혁명의 방아쇠는 하와이 해변에서 당겨졌다.리윈펑은 남경대 컴퓨터학과를 나와 미국 위스콘신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딴 정통 컴퓨터공학자다. 그러나 그의 진짜 강점은 기술보다 사람과 시스 3 마침내 본격화한 AI 분배 논쟁 [전명산의 AI블록체인도시 이야기⑫] 자본주의의 심장부, 미국에서 AI시대 분배 논쟁이 본격화했다. 2026년 6월, 미국에서 보기 드문 장면이 펼쳐진 것이다. 정치적으로 대척점에 선 사람들이, 일제히 같은 주장을 들고 나와 논란은 더 뜨겁게 타올랐다. 분배라는 거대 담론을 둘러싼 논란이 언젠가 수면 위로 올라오리라 예상은 했지만,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다. 그 과정을 따라가 보자.가장 먼저 포문을 연 이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다. 그는 6월 2일 '미국 AI 국부펀드법(American AI Sovereign Wealth Fund Act)'을 발의하겠다고 발표했다. 핵심은 단순하다. OpenAI, 앤트로픽, xAI 같은 대형 AI 기업의 주식에 일회성으로 50%의 세금을 매기되, 현금이 아니라 '주식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그래픽 뉴스] 퇴근 후 주차했는데 수익 발생? V2G의 정체
[그래픽 뉴스] “전쟁 신호를 읽는 가장 이상한 방법, 피자 주문량”
[그래픽 뉴스] 트럼프의 ‘타코 한 입’에 흔들린 시장의 비밀
[그래픽 뉴스] 청년정책 5년 계획, 무엇이 달라지나?
[카드뉴스] KT&G, ‘CDP’ 기후변화·수자원 관리 부문 우수기업 선정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