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금융위는 메가뱅크안이 국책은행의 민영화를 지연시킬 뿐만 아니라 현 정부가 추진하는 민간중심의 시장경제 활성화와 반대되는 입장이기 때문에 반대를 분명히 해 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무보고 자리에 배석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언급이 이 안이 본격적으로 거론되는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경제규모는 동북아시아에서 3위 규모인데 우리나라 최대 은행은 세계 70위이다. 때문에 산업은행 민영화는 아시아 10대 은행을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라는 발언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 안의 핵심은 정부가 지배주주로 있는 세 은행 산업은행(자산 123조원, 정부 지분 100%), 우리금융지주(자산 287조원, 정부 지분 73.35), 그리고 기업은행(자산 124조원, 정부 지분 66.7%)를 모두 묶으면 550조원 규모의 단일 은행으로 만들어서 민영화하는 방안을 말한다.
재경부 안과 금융위 안에는 모두 나름의 이유가 있으리라 본다. 이 글을 쓰는 필자는 금융산업 분야에 대한 전문가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가뱅크안을 접하게 되었을 때, 어쩌면 관료 출신들을 늘 비슷비슷한 생각을 할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다시 말하면 메가뱅크안은 오래 전에 유행하였던 ‘국가챔피언’ 급 기업 육성과 비슷한 아이디어처럼 보인다. 물론 제조업에 비해서 금융업이 가진 특성이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정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그 산업을 대표하는 대규모 기업을 만들어 내는데 정부가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그런 아이디어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런 구상은 오래 전에 재벌정책의 일환으로 이른바 ‘업종전문화 정책’으로 논쟁의 대상이 된 바가 있다.
당시의 아이디어는 재벌들이 문어발식 확장으로 여러 분야의 사업을 전개할 것이 아니라 특정 분야에 특화해서 나머지 부분을 모두 정리하는 것이 올바르다는 그런 논리를 담고 있었다. 전후에 프랑스나 이탈리아처럼 국가가 각 산업분야별로 국가대표급 기업 육성정책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강 장관의 발언이 있고 난 다음에 관련 부처 출신의 인사들은 메가뱅크안에 비교적 우호적인 반응을 보임으로써 재경부와 금융위의 입장이 서로 부딪히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정책 갈등을 우려한 담당자들의 신속한 봉합조치로 말미암아 일단 메가뱅크안은 당분간 수면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본다. 하지만 두 기관의 책임자들이 갖고 있는 산업은행의 민영화에 대한 근본적인 시각 차이는 쉽게 좁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실적으로 우리금융지주나 산업은행을 각각 민영화하는 것도 물량 부담 때문에 쉽지 않다. 그렇다면 3개 기관을 통합한 이후에 민영화에 들어가게 된다면 사실상 민영화 일정이 더 미루어지거나 불가능할 수 있음을 뜻한다. 이처럼 현실적인 문제에다 더욱 근본적인 문제는 은행의 대형화가 필요하다고 해서 과거의 국가챔피언 제도와 비슷한 그런 발상에서 정부가 주도권을 쥐고 이를 수행할 필요가 과연 있는가라는 점이다.
물론 국제적인 수준에 미루어볼 때 은행의 대형화가 더 진전될 필요에 대해서 동의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대형화 작업에도 민간 기업들이 자신들의 필요와 형편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 올바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만일에 정부 주도로 이루어진 초대형 은행이 통합 이후에 가까운 장래에 민영화의 길을 걷지 못하게 되면 조직 내부의 출신들끼리의 다양한 이해관계의 충돌현상은 불을 보듯 뻔하다.
과거의 사례로 미루어 보면 소유권이 명확하지 않았던 은행의 경우 합병 이후에 오랜 기간 동안 합병 이전의 출신 집단간 갈등과 이해 충돌 때문에 조직의 성과가 낮추어진 경우를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그리고 관련부처의 영향력도 여전할 수 있음을 지적하고 싶다.
메가뱅크안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선의를 충분히 인정하더라도, 메가뱅크가 민간기업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정부기관도 아닌 형태로 운영될 수 있음을 걱정한다.
우선 단계적인 민영화를 거쳐서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메가뱅크가 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 정부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 본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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