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은 국내 금융지주회사들중 최초로 수직적인 법인조직과 함께, 사업별·기능별로 묶는 수평 조직을 함께 갖춘 ‘매트릭스’ 조직으로 재편하기로 했다.
즉 각 자회사별로 대표를 두되, 금융그룹내 자회사간 유사한 사업부문을 총괄하는 사업본부 대표를 별도로 둔다는 것이다.
이같은 조직 재편에 대해 금융권에서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씨티그룹 등 글로벌금융그룹이 운용하고 있는 매트릭스 조직은 시너지 효과 극대화를 꾀할 수 있고, 복잡한 금융시장 상황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으며 조직과 인력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급변하는 금융시장 환경에 대체하기 위해서는 기존 수직적 조직만으로는 대응하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며 “매트릭스형 조직으로 재편되면 금융시장 변화에 대처해 은행, 증권, 보험 등의 구분없이 유기적으로 사업할 수 있고, 의사결정도 빠르게 내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매트릭스 조직이 국내 금융계 현실에 부적합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씨티그룹 등 글로벌 금융그룹의 경우, 광범위한 지역과 국가, 고객 등을 상대로 복잡한 매트릭스 조직을 꾸리고 있다”며 “이에 반해 한국의 금융지주사는 규모나 고객층 등이 상대적으로 빈약하기 때문에 매트릭스 조직이 시너지효과를 발휘할 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구용욱 대우증권 연구원은 “하나금융이 금융지주사로서는 처음으로 매트릭스 조직을 운영하는 것인 만큼, 지금으로서는 왈가왈부할 단계는 아니다”며 “매트릭스 조직 구조를 활용한 비은행 부문의 강화를 계획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정하성 기자 haha7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