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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유감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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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8-03-02 21:15

공병호 박사, 공병호경영연구소장,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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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점에서 재산이 많은 사람은 공직 제의가 들어오면 스스로 사양해야 한다. 나는 공직을 맡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말이다.” 아침 신문을 넘기다가 여권의 실세 가운데 한 분이 장관후보 사태 파문을 보고 던진 말이다. 그 분의 말씀은 세상에는 있는 사람보다 없는 사람이 더 많기 때문에 돈 많은 사람이 장관을 하면 사람들이 심한 위화감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돈이 많은 사람들이 설령 공직 제의를 받는다 하더라도 알아서 거절하는 것이 도리라는 말이다.

그 분은 “이렇게 많은 부동산과 재산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장관을 한다면 국민들이 위축감과 위화감을 느낀다”고 말한다. 한 걸음 나아가 그 분은 “다만 공직자가 재산이 많으면 공직자의 사고 자체가 자연히 자기 재산이나 처한 사회적 위치에서 국민과 사회를 보게 된다”면서 “실용정부라고 슬로건을 내걸었는데 공직에 서 있는 사람의 사고 자체가 돈 많은 기준으로 사물을 대한다면 나라가 제대로 되겠느냐. 공직자들이 편중된 사고를 갖고 올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한다.

최근의 사태에 대해서 안타까워하는 마음에서 나온 이야기이기 때문이 시시비비를 가릴 생각은 없다. 하지만 근래 우리 사회에서 재산을 가진 장관 후보자들을 두고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보면 우리 사회의 현주소를 확인하는 듯해서 씁쓰레함을 지울 수 없다. 필자는 장관 후보들처럼 그렇게 많은 재산을 가진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감정과 이성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여권 실세의 이야기에서 큰 오류를 한 가지 지적하자면, 부를 가진 사람들은 알아서 공직에 진출하지 않아야 한다는 류의 언급이다. 사람은 재산을 갖게 되면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 비해서 세상을 부드럽게 본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사회건 혁명을 막기 위해서라도 중산층이 두터워질 필요가 있다. 그 분의 이야기를 듣자면 금방 떠오르는 단어가 무산계급과 유산계급이란 단어이다. 가진 것을 기준으로 굳이 그렇게 구분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게다가 사회적인 영향력을 가진 분의 입장에서 ‘가진 사람들은 장관이 되어선 안된다’는 식의 발언은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 모두는 가난함보다 부자를 원한다. 사회적인 기여면에서 굳이 누가 더 많은 기여를 하였는가를 따져볼 필요는 없다.

다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자라는 사람들이 그냥 부자가 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들은 남보다 더 많이 일하고 더 많이 고민하였을 가능성이 휠씬 높다. 위의 이야기를 한 여권 중진은 일생에서 한 번도 부를 추구해 본 적이 없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부가 만들어지는 매커니즘이나 부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한 인간이 지불해야 하는 비용과 노고라는 면에서 초보적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모든 인간은 본인이 인정하건 그렇지 않건 간에 자신의 입장에서 사물을 바라보게 된다.

필자가 부를 가진 모든 사람들을 대변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남이 많이 가진 것에 대해서 누구든 약간의 기분이 상함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누구든지 경험할 수 있는 질투와 시기심에 가까운 감정일 뿐이다. 우리가 늘 고민해야 하는 것은 기분이라는 것과 옳고 그름으로부터 나오는 이성이라는 것이다.

‘부자는 공직을 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은 올바르지 않고 책임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행해선 안 되는 발언이라고 본다. 물론 개중에는 부정적인 방법으로 부를 축적한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사람은 부자라는 집단의 이름이 아니라 개인 혹은 개체 단위에서 사퇴와 거절과 같이 하면 된다. 물론 정치란 사람의 마음을 사는 일이기 때문에 정치인이라면 그런 발언을 할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런 종류의 발언을 들을 때마다 ‘아직 우리 수준이 이 정도 밖에 되지 않는가’라는 기분이 든다. 많이 벌고 많이 세금 내고 하는 것이 바로 자본주의의 본질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에게 박수와 찬사를 보내는 것이 성숙된 자본주의로 가는 길이기도 하다.

물론 필자는 개인적으로 ‘살아가면서 모든 것을 가질 수는 없다는 인생관을 갖고 있다. 때문에 권력, 명예 그리고 돈 모두를 가지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사람들의 삶을 이해하기 힘들다. 하지만 ‘부자는 공직을 해선 안된다’는 발언은 반대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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