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개발원은 9일 ‘미국 사례로 본 생보사 상장의 영향’이라는 연구보고서에서 1997년부터2001년 사이에 상장한 11개 미국 생보사를 대상으로 상장전 3년간과 상장후 3년간의 수익성, 성장성, 자산운용 등의 성과를 비교한 결과, 상장후에 수익성과 성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상장후에 수입보험료 대비 영업이익 비율이 약 40% 증가했고 자기자본이익률(ROE)도 32%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동기간 동안 미국 생명보험업계 전체적으로는 수익성에 큰 변화가 없거나 또는 다소 하락한 점과 대조를 이룬다.
즉, 상장한 회사의 경우 성장성이 높아진 반면, 그 외 회사들의 성장성은 상대적으로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성장성 측면에서는 상장후에 평균적으로 수입보험료 증가율이 159% 증가했는데, 이 수치는 동기간의 미국 생보업계 수입보험료 증가율 24%에 비해 크게 높은 것이다.
특히 1999년 9월에 상장한 Manulife Financial은 상장이후 활발한 인수합병을 전개해 미국내 시장점유율이 2000년말 16위에서 2004년말 9위로 상승했다.
재무구조 측면에서는 자기자본비율이 0.4% 증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익성 증가와 증자에도 불구하고 상장이후 영업확대 전략을 취하면서 책임준비금(부채)도 동시에 증가한 것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자산운용 측면에서는 상장전에 비해 고위험채권의 비중이 증가했는데, 상장후에 자산운용 전략이 적극적으로 전환됐기 때문인 것으로 개발원은 풀이했다.
상품 포트폴리오 측면에서는 9개사가 개인보험 비중을 줄였고 8개사가 개인자산관리 비중을 증가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전체적으로는 상장전에 비해 전통적 개인보험 비중은 8% 감소한 반면 개인자산관리상품 비중은 3.4% 증가했다. 이러한 높은 성장성과 수익성은 높은 주가상승률로 이어져, 상장 생보사 11개사중 9개사 주식의 위험조정 수익률이 S&P500지수 상승률 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에 대해 개발원은 상장된 생보사가 높은 성장성과 수익성으로 인해 투자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을 의미한다고 풀이했다.
또한 제조업을 비롯한 일반기업의 경우 상장후 3년간의 장기성과가 S&P500, 다우지수 등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생보사의 초과수익률은 특별히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보험개발원은 미국의 사례처럼 국내 생보사 상장은 생보산업의 효율성을 증진시키고, 그 성과를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와 공유함으로써 사회적 관점에서도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성숙단계에 접어든 국내시장의 한계를 벗어나 적극적 해외진출을 꾀함으로써 국내 생보사의 체질적 변화를 가져올 계기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재호 기자 ha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