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 세계 부유층시장이 확대되면서 대형금융기관들이 초부유층(3천만 달러 이상)의 가족과 친족을 대상으로 비금융적 부가가치를 제공함으로써 차별화 도모에 나선 것이다.
사실 부유층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는 대부분의 금융기관에서 선진금융상품이나 기법을 제공해 다른 금융기관과의 차별화를 내세우기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금융이외의 영역에서 부유층 고객들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니즈에 대응함으로써 쉽게 차별화를 유도하고, 고객과의 관계를 심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재산분할에 관한 마찰이나 분쟁의 조정은 많은 재산가들이 원하는 니즈에 속하는 것으로 금융기관들이 친족 간의 가치 공유나 분쟁을 줄이기 위한 심리카운셀러 출신 등 전문가의 강습을 활발하게 제공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일례로 메릴린치의 경우 유명 대학과 제휴해 초부유층 고객을 위한 전용 합숙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또 증권회사나 은행에서 위탁을 받은 외부전문가가 친족 간의 가치관을 통일시키고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의사결정을 원만하게 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다시 말해 금융기관들은 새로운 금융상품을 개발하거나 도입의 신속성에 대한 경쟁보다는 비금융적인 부가가치 제공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이다.
서윤석 기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고객에게 의미 있고 차별적인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새로운 경쟁력의 원천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최근 창업이나 기업공개(IPO)등으로 새로운 부를 창출한 신흥부유층이 늘면서 미국 은행들은 고객들의 재산을 승계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해 이런 경향은 지속적임을 시사했다.
한편 ‘월드 웰스 리포트 2007’에 따르면 3천만 달러 이상을 가진 초부유층은 9만 5천명으로 전년보다 11.3%나 늘어났다. 그들의 자산총액 역시 전년보다 16.8%늘어난 13조 1천억 달러로 전 세계 부의 35%를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규민 기자 bk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