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지난 16일 검찰이 허재호 회장에 대해 대주건설 및 대주주택을 통해 508억원을 탈세하고 부산시 용호동 재개발 공사를 통해 121억원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과 횡령)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20일 허 회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인수협상이 재개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롯데그룹에서는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업계는 일단 롯데가 인수협상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대한화재가 대주에 지급보증 1000억원을 한 것이 들어났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 10월말부터 대한화재 인수를 위해 사전 실사를 진행했다. 당시 사전실사에서는 대한화재가 대주에 지급보증한 것이 들어나지 않아 인수협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최근에 대한화재가 대주에 지급보증을 선 것이 들어나면서 인수협상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발등의 불이 떨어진 것은 대주그룹이다. 현재 대주그룹은 대한화재 매각과 동두천 다이너스티CC 등 그룹자산, 50여개에 이르는 대주건설 주택사업부지를 매각해 자금 유동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확보된 자금으로 탈세에 대한 세금 추징과 연내에 만기가 돌아오는 자금상환 및 향후 부채상환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대주그룹은 연말까지 상환해야할 채무가 6000억여원 가량이며, 그룹 총부채는 6조4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대한화재 매각에 속도를 내고 싶은 곳은 대주측이다.
하지만 롯데에서는 지급보증이 있는 상태에서 인수하는 것은 손해이기 때문에 지급보증 문제 해결이 선행되야 한다는 입장이다.
롯데는 당초 대한화재 주식 중 허 회장 및 특수관계인 지분 56.98%를 3500억~4000억원선에 인수해 금융업에 본격 진출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번 상황으로 인해 대한화재 인수협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1000억원대의 지급보증이 있는 만큼 3500~4000억원선의 인수자금이 대폭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또한 롯데측이 인수자금을 지급함과 동시에 지급보증문제를 해결하도록 계약서상으로 명시하도록 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일단 유리한 입장에 서있는 것은 롯데측이기 때문에 이번 인수협상은 롯데측에서 주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그러나 아직까지 양측모두 인수나 매각에 대한 필요성이 있는 만큼 인수협상이 무산될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ha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