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인터넷 뱅킹에 대한 인지도가 낮았던 2004년도와 달리 9월말 현재 인터넷뱅킹 고객수만 해도 4000만명이 넘는 등 인터넷 뱅킹을 통한 업무처리비중이 높아져 현재의 고객 트렌드와 잘 맞아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또 상품의 구조 역시 일정 모집금액이 되면 소액 가입금액만으로 5% 후반대의 고금리 혜택을 누릴 수 있어 금리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고 유동성이 큰 인터넷 고객의 특성을 잘 반영한 결과라는 평가다.
◇ ‘왜’ 성공하나
7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 1일 많이 모일수록 유리한 금리 혜택을 볼 수 있는 온라인 전용 ‘e-플러스 공동구매 정기예금’ 판매에 들어갔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영업점에서의 피드백이나 리서치를 통해 공동구매 예금상품에 대한 고객 니즈가 아직까지 많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지금의 실적이라면 11월 중순에 5차 모집 또한 생각해 볼 수 있다”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실제로 공동구매 정기예금은 1차 때 89억원, 2차때 200억원 한도로 조기마감을 기록, 3차때는 362억원을 팔아치웠다. 4차를 판매중인 7일 현재 50억을 넘기면서 최고 금리인 5.9% 지급은 무난하다는 설명이다.
최고 금리 5.9%(1년 만기)를 받을 경우 시중은행의 다른 인터넷 전용예금보다 많게는 0.5%가 높은 고금리로 특히 소액 예금자들도 공동구매를 통해 고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어 고객들의 호응이 크다.
또 9월말 현재 19개 금융기관에 등록된 인터넷뱅킹 고객수가 4,245만명으로 석 달만에 234만명이 증가했고, 하루 평균 이용 건수도 1,688만건을 기록했다. 이는 2004년 12월말 대비 1.7배, 2배 이상 각각 증가한 것으로 인터넷 뱅킹을 이용하는 고객이 점점 늘고 있어 인터넷 상품에 대한 반응도 적극적인 것이다.
◇ 은행, 여러모로 이익 돼
공동예금 판매로 이익을 보는 것은 은행측도 마찬가지다. 올해 고객기반 확충에 총력을 쏟은 하나은행은 공동구매 정기예금 판매를 통해서 쏠쏠한 재미를 봤다. 공동구매의 특성상 소액의 예금자가 많기 때문에 다른 상품 대비 다수의 고객이 가입을 했기 때문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소액이라도 많은 수의 고객이 상품 가입을 하게 되면 고객에 대한 정보 획득은 물론 지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해 충성 고객으로 만들 수 있는 가능성도 커진다”며 “고객기반확대라는 측면에서 굉장히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또 인터넷 기반의 광범위한 고객층을 확보해 수익원을 다양화시킬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그는 “판매회차를 거듭할수록 고객층 분포도 다양해지는 특징을 보인다”며 “처음에는 30~40대가 주류를 이루었다면 최근에는 20대와 50대가 15%이상, 60대 이상의 고객도 8%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고금리를 지급하더라도 모집금액 단위로 금리가 책정되기 때문에 은행은 자금운용상의 효율성을 가질 수 있어 금리운영 측면에서도 유리한 입장이다.
◇ 다른 시각의 우려도
하지만 상품구성에 대한 다른 시각의 지적도 나타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모집된 금액이 일정금액을 넘지 않으면 처음에 가입한 고객은 원하는 금리를 받을 수가 없는 단점이 있다”며 “이 때문에 고객들이 먼저 가입하는 것을 주저하고 추이를 지켜보는 경향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만기일에 일정 금액이상이 되지 않으면 처음에 가입한 고객은 최고 금리를 받지 못하는 리스크를 가진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 관계자는 “그런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현재까지 모두 60억 이상이 모집돼 모든 고객이 5.9%의 금리 혜택을 받았다”며 “비교적 일찍 가입하는 고객의 경우에는 나름의 이점을 주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처음 가입하는 200명에게 상품을 지급하거나 20억, 40억 등 일정한 금액이 될 때 가입하는 고객에게도 상품권을 지급하는 등의 이벤트를 진행중에 있다고 밝혔다.
배규민 기자 bk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