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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경제 왜곡하는 선거공약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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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7-10-24 23:59

공병호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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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에서만 호객 행위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정치도 마찬가지다. 권력을 잡기 위해선 어떻게 하든지 간에 표를 찍는 사람들을 유혹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떻게 유혹할 것 인가. 일단 상대방에 대한 흑색선전으로 상대방의 부정적 이미지를 극대화하는 것이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고 다른 한 가지는 자신에 대한 이미지를 교묘하게 만들어내는 일이다.

이따금 이미지 조작이란 단어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게 실상과 다르지 않는 지적이다.

이제 대통령 선거를 두 달 남짓 남긴 시점이라 각 후보 진영들이 갖가지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기에 여념이 없다. 모당의 대선 후보에 당선된 분은 수락연설에서 “저는 000당식 정글 자본주의를 거부한다.”라는 내용이 나온다. 처음 들어보는 용어이긴 하지만 참으로 정치인들은 용어를 만들어 내는데 탁월한 사람이라는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정글 자본주의’라는 용어를 난생 처음 들어보기 때문이다. 이어서 “돈 있고, 땅 있는 사람들만을 위한 약육강식 경제, 000식 경제를 거부한다”라는 말도 멋지게 들린다. 여기서도 보통 사람들의 폐부를 찌르는 단어는 ‘약육강식 경제’이다.

한편 무소속에서 활동하는 한 후보는 자신이야말로 ‘사람중심의 진짜 경제“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적임자라고 주장한다. ’사람중심의 진짜 경제‘의 주역이라고 하면 그 반대편에는 ‘기계중심의 가짜 경제’ 나 ’재벌중심의 가짜 경제‘를 상정하는 듯한 구호도 발상의 전환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등장하는 이와 같은 정치적 용어들은 이분법으로 우리가 그들을 나누고 그들이야말로 악한 쪽이라는 식의 은유를 포함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그런데 ‘정글 자본주의’ ‘약육강식의 경제’ ‘가짜 경제’ 등과 같은 용어들은 그 이면에 자율과 경쟁 그리고 책임을 근간으로 하는 자유시장경제에 대한 반감을 이용하는 구호들이라 할 수 있다. 한 걸음 나아가 자유시장경제 원리 이른바 자유주의 원리에 대한 보통 사람들의 반감을 이용하는 그런 구호들이라 할 수 있다.

다수의 사람들은 경쟁의 가혹하고 어두운 면에 주목한다.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문을 닫는 기업들이 늘어나게 되면 이들이 문을 닫음으로써 발생하는 어려운 상황에만 주목한다.

하지만 이들이 문을 닫음으로써 이들 기업에서 풀려난 자원들이 더욱 생산적인 용도로 재배치되는 것을 염두에 둘 수 있는 사람들은 그다지 많지 않다. 문을 닫는 기업들은 눈에 보이지만, 자원의 재배치는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권력을 잡기 위해 인간이 심성에 뿌리 깊은 본능을 자극하고 이를 이용해서 표를 구하는 일을 나무랄 수 만은 없다.

그러나 권력을 잡은 이후에도 그런 사고 방식에 기초를 둔 정책을 고집한다면 이는 사회의 구성원들에게 큰 피해를 낳게 된다. 가뜩이나 자유주의 전통이 일천한 우리 사회에서는 어느 정치인들이든지 반 자유주의 심리를 철두철미하게 이용하려는 그런 인센티브가 충분히 존재한다.

결국 잘 살 수 있는 가 그렇지 않은가는 생각의 문제이고 관점의 문제라 생각한다.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영역을 한껏 늘려가고 사회적 선택의 영역을 가능한 줄여나가지 않는 한 어떤 경우에도 삶의 물질적 수준을 끌어올리는 일은 불가능하다. 화려한 미사여구는 누구든지 사용할 수 있지만, 이런 기본적인 원칙을 준수하지 않는 한 한국 사회가 한 단계 도약하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지난 10년의 실험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데, 아직도 미몽(迷夢)에서 깨어나지 못한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서 걱정스럽다.

결국 국민의 선택에 따라서 한국호의 미래가 결정되겠지만 반 자유주의, 반자본주의 심리에 바탕을 두고 반 시장경제의 길로 들어서는 것은 치명적인 선택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가야 할 길은 확실한데 이를 추진할 수 있는 정치 세력을 누구를 삼을 지 당분간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제대로 된 자유주의 원리를 이 땅에서 구현할 수 있는 그런 지도자를 선택하기를 원하지만, 그런 행운이 우리 국민과 함께 할지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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