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중기금융센터 ‘중소기업 선점에 주력’
향후 은행권의 시장재패의 키워드로 부상한 ‘특화채널’을 두고,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쟁탈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신한은행은 작년 10월에 지역 내 중소기업의 금융관련 전문상담과 마케팅 지원 등 효율적이고 차별적인 금융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 서울디지털 산업단지에 ‘소호금융센터’를 개설했다.
여기에 우리은행은 올해 9월 고객군을 소호가 아니라 중소기업으로 확대하고 불과 1년여 남짓 만에 같은 지역인 디지털 산업단지에 ‘중소기업금융센터’를 개설했다.
신한은행이 일반 영업점의 소호고객군에 대한 영업을 지원하는 형태라면 우리은행은 중소기업을 직접 전담하는 특화 영업점의 형태로 차별화를 시도해 맞불을 놓은 것이다.
특화 채널이란 은행들이 수익성 측면에서 전망이 있는 고객군을 타깃으로 특화된 영업을 하기 위해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만든 점포나 센터를 말한다. 따라서 타깃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거기에 맞는 서비스와 상품을 적절히 제공할 수 있어 시장을 선점하거나 신 수익원 창출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 신한銀, 소호시장 겨냥
신한은행은 자영업자들을 블루오션으로 판단하고 일 년 전 은행권에서는 처음으로 소호금융센터를 설립했다. 특별한 리스크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모호해 지금까지는 소호고객군이 은행권에서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접근 방식을 달리한다면 수익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신한은행은 센터를 설립한 이후 총 여신규모가 3~4배 이상이 늘어났고, 현재 운영 중인 8개의 센터 관할 영업점의 실적이 특히 좋은 것으로 나타나 실효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신한은행의 소호금융센터는 중소기업 금융지원 관련 전문상담과 지점의 마케팅 지원, 영업점 기업담당직원의 실무교육 등의 역할을 수행해 지점에서 신속하고 효율적인 중소기업에 대한 서비스가 지원될 수 있도록 지원의 역할을 수행한다.
센터의 중요성과 관련 신한은행 관계자는 “영업점에서 직접 하기 힘든 현장조사와 업체 분석 등을 통한 정보제공 뿐만 아니라 지역 내 핵심 소호고객을 조직화하고 관리한다”며 “특히 지역별 특성에 맞는 상품 또는 서비스 개발을 위한 현황 분석 및 정보를 상품서비스 개발 본부부서와 연계해 지역 특화 서비스를 개발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 우리銀, 중기로 확대 ‘맞불’
우리은행 역시 신한은행이 처음 센터를 설립한 곳과 같은 지역에 1년 후 센터를 설립함으로써 맞불을 놨다. 신한은행 센터와 우리은행 센터는 걸어서 채 10분이 걸리지 않는 거리. 7500여개의 중소·벤처기업이 밀집한 디지털 산업단지인만큼 고객군의 범위를 중소기업군으로 범위를 더욱 넓히고, 일반 영업점의 지원형식이 아니라 중소기업을 전담하는 영업점의 형태로 차별화를 시도해 관련 수요를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중소기업전문가를 집중 배치해서 여신 및 자금관리와 투자, 외환 등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은 신한은행과 같은 맥락이나 특이한 점은 중소기업센터장에게 여신 및 금리우대 전결권을 확대해 영업에 힘을 실어준다는 것. 특화된 점포인 만큼 일반 지점과는 달리 점포 특성에 맞는 권한과 목표를 주는 등 고객에 대한 소프트웨어 뿐만 아니라 센터 직원에 대한 소프트웨어도 달리 한다는 전략이다.
◆ 쟁탈전 격화될 전망
신한과 우리의 쟁탈전은 내년에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신한은행은 지역별로 센터를 최소 하나씩은 더 세운다는 목표로 내년에는 현재의 8개에서 15개로 센터를 늘려 전국을 커버할 계획이다. 소호시장을 대상으로 상품, 서비스, 구조화 등을 이용한 고객 니즈별 공략으로 타행대비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이를 쫓는 우리은행의 공격 역시 매섭다. 우리은행은 전국공단이나 중소기업의 성장유망지역을 중심으로 현재 1개의 센터를 내년에는 12개로 대폭 늘릴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본사내부적으로 다른 목적으로 분류된 센터 각각에 맞는 소프트웨어 구성에 더욱 힘을 쏟을 계획이다.
신한은행도 이에 새로운 업무영역을 개척해 소호금융센터를 신 수익원을 창출하고 은행 전체적으로 도움이 되는 전략 조직으로 바꾼다는 비전을 제시하는 등 강한 포부를 드러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특화된 센터 현황〉
(2007. 10. 현재)(자료 : 각은행)
배규민 기자 bk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