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저축銀, 중앙회 차원 공동으로 준비중
최근 저축은행이 대부업체와 비슷한 금리로 신용대출에 나서면서 지탄의 목소리가 나오자 제3금융권인 대부업과 차별화된 금리정책을 펼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사금융에서 제도권 금융기관으로 흡수하려는 정부의 강한 의지에 힘입어 제2금융권으로 갈아탈 수 있는 환승론과 대부업 대출 상한금리인하라는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대출이 이뤄지는 금리는 대부업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
이에 따라 제도권 금융기관인 저축은행이 20%대의 금리 분포로 금리 폭탄의 완충지대 역할을 해야한다는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A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최근 저축은행들이 신용대출을 확대하고 있는데 일부에서는 이같은 대출이 대부분 고금리로 대부업체와 비슷한 수준으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서민들을 제도권 금융기관으로 끌어들이려는 정부의 취지와 저축은행이 향후 서민금융으로 자리매김하기위한 입지 확보를 위해서 20~30%대의 대출금리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 서민금융기관은 있는데 서민대출금리는 없다
현재 금융권에서 이뤄지고 있는 신용대출금리는 6%에서 최고 49%까지 형성되고 있다. 금융권별로 은행의 경우 6~10%, 저축은행·캐피탈·대부업체는 40~50%로 형성되고 있다. 시중은행의 경우 많은 비용을 들여 자체적으로 신용평가를 할 수 있는 CSS(신용평점시스템)를 도입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신용대출의 금리와 대출한도를 책정해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반면 저축은행의 경우 이같은 시스템 도입이 어렵기 때문에 대부업체와 비슷한 방법으로 고객의 신용을 평가한 결과 고금리를 책정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돼 있다.
A대부업체 관계자는 “조달금리가 상대적으로 싼 저축은행에서 왜 대부업체와 같은 고금리로 대출경쟁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제2금융기관인 저축은행은 대부업체와 경쟁을 할 것이 아니라 현재 중간 지대가 없는 20~30%대 대출금리로 가야지 향후 서민금융기관으로 자리매김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B저축은행 관계자는 “신용대출을 하고 있는 대부분의 저축은행에서는 은행과 같은 CSS시스템을 도입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대부업이나 캐피탈에서 하고 있는 방법으로 신용대출을 하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 고금리로 여신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저축은행들도 부실위험을 줄이고 금리 차등화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만들어가는 것을 원한다”고 말했다.
현재 저축은행업계에서 솔로몬, 제일, 현대스위스, 프라임, 모아, 세람, 보해, 고려, 스타 저축은행 등 9곳이 소액신용대출을 하고 있다. 대부분 인터넷을 통해 대출 상품을 내놓고 있으며 치열해진 경쟁으로 빠른 대출을 지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당일 대출 또는 30분 이내 대출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과당경쟁으로 인한 부실 위험이 지적되기도 하고 있다.
◆ CSS도입하면 차등화로 금리인하 효과
한편 금융감독원 최근 자료에 따르면 1~6등급의 경우 2687만명(78.8%)이 은행권에서 대출을 이용하며 7~10등급인 722만명(21.2%)이 서민금융기관 및 대부업을 이용한다.
따라서 신용도가 낮은 고객들의 경우 금리가 높은 대출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일부에서는 낮은 신용도라고 해도 등급을 차등화해 심사가 이뤄지면 대출금리 인하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는 현재 대부업체와 경쟁을 하는 40~50%대 고금리가 아닌 20%대 중간금리를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C저축은행 관계자는 “현재 신용대출을 하고 있는 저축은행 대부분은 CSS 없이 대부업체 심사기준을 도입해 평균적으로 1차 기준을 통과했을 때 45%, 2차 기준까지 통과했을 경우 39%로 구분해 등급에 차등 없이 금리가 일괄적으로 적용되고 있다”면서 “일부 대형 저축은행의 경우는 CSS를 도입해 금리와 한도를 차등 적용해 20~30%대의 금리로 인하하는 효과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CSS를 도입한 저축은행은 현대스위스, 제일, 솔로몬, 동부저축은행 등이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업계 처음으로 2002년 10월에 CSS를 도입해 현재까지 신용대출 상품을 안전하게 운용하고 있다. 특히, 대출금리를 6.5~38.9%로 차등해 적용하고 있으며 대출금리는 20~30%대가 가장 많은 분포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 관계자는 “주관적으로 대출심사를 하다보면 오류가 발생해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오랫동안 개인신용평가 시스템을 운용해와 오류를 줄여왔으며 금리와 한도정책을 회사 상황에 맞게 안정적으로 펼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제일저축은행과 솔로몬저축은행도 CSS를 사용하고 있으며 대출금리는 20%중반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동부저축은행도 최근 CSS를 구축해 계열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대출을 시작했으며 낮은 금리와 높은 한도로 신용대출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동부저축은행 신용대출 담당자는 “CSS구축은 저축은행을 이용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더욱 세분화해 금리와 한도를 적용하기 때문에 대부업과 달리 금리 인하효과와 알맞은 한도 책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 신용도에 맞는 대출…업계전체 확산 필요
이같은 상황에서 정부도 신용과 관련한 지원을 확대한다는 방침을 내세우고 있다. 재경부는 신용보증지원확대 및 신용정보 인프라 확충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규제완화, 신규업무 확대, 감독제도 개선 등을 준비하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서민의 자금수요를 제도권으로 흡수하기 위해 서민에 대한 신용지원 강화, 서민금융기관의 기능제고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금융감독당국은 시장이 신용도에 맞는 대출을 해줘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용이 낮은 사람은 돈을 빌려주는 데가 없어 고금리 급전이라도 쓰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막아서는 안된다”면서 “최근 대부업 상한금리를 법적으로 66%에서 40%로 낮췄는데도 불구하고 높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문제는 높은 것이 아니라 이를 세분화해 적정한 금리를 줄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7등급 이하 신용등급자가 저축은행으로 오기 때문에 이를 세분화하려고 독려를 하고 있다”면서 “CSS가 활성화 되지 못하는 이유는 저축은행들이 신용평가에 자신이 없기 때문이며 소형저축은행들을 위해 공동으로 산출하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 소형저축은행도 사용할 수 있는 CSS 준비
정부의 신용대출 비중 확대에 따른 독려로 대형저축은행들을 중심으로 신용대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대형저축은행은 평균 5억~6억원의 비용을 들여 CSS를 구축해 2003년의 신용대출 부실과는 다른 양상으로 안정적으로 신용대출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웬만한 중소형저축은행의 경우 상황이 다르다. 별다른 영업 대안이 없기 때문에 신용대출에 뛰어들기는 하지만 부실위험을 상쇄하기 위한 CSS 구축 비용을 마련할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생각해야 하지만 규모가 작은 저축은행의 경우 당장의 수익이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저축은행중앙회 차원에서 고객에 대한 정확한 신용평가를 통해 한도와 금리를 책정하게 하는 CSS 구축이 모색됐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과거 퍼주기식의 신용대출의 폐해를 겪지 않기 위해 여건이 되지 않는 저축은행들을 위해 중앙회 자체적으로 CSS 구축을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저축은행중앙회에서 공동으로 진행했던 CSS 구축은 현재 답보상태이다. 이는 일부 실효성 논란이 지적됐기 때문이다.
D저축은행 관계자는 “CSS는 단순히 등급만을 보고 금리와 대출 한도를 책정하는 것이 아니라 각 저축은행 고객의 특성에 맞는 금리와 한도 정책을 세워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적용했을 때 오류가 날 위험이 커진다”면서 “따라서 각 저축은행에 규모에 맞는 CSS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요 저축은행 신용대출 동향〉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