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증권사들의 자기자본 불리기 경쟁이 격화되면서, 대형사들 위주로 잇따른 증자를 실시하고 있는 상황.
통상 유상증자 이후 일정 비율 이상을 우리사주로 배정하게 되는데, 최근 증시호황과 거래소 재상장, 목전에 앞 둔 자통법 등 호재로 증권주가 고공행진을 하면서 우리사주의 평가차익도 불어나고 있다.
예전 IMF 당시때만 하더라도, 증자의 성격이 회사의 자금난 등으로 인한 실질적인 경영악화 타개를 위해 실시됐던 상황이라면 현재는 자기자본 불리기는 물론 자사주를 소유한 직원들의 대규모 평가차익 발생으로 사기 진작에 톡톡히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다.
현재 증자로 인한 우리사주 평가차익으로 인해 직원들의 웃음꽃이 핀 증권사는 서울, 미래에셋증권이 대표적.
서울증권의 경우는 지난 4월 주가가 1000원대 초반일 당시, 2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 우리사주조합이 이에 참여해 전체 물량의 16.54%를 배정받았다.
당시 신주발행가는 주당 855원선으로, 이후 M&A호재 등과 맞물려 이 회사 주가는 최고 4배 가까이 뛰었었고 평가차익을 실현한 직원들의 주머니도 두둑해진 것.
얼마 전 우리사주를 배정한 미래에셋증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근래 우리사주를 배정받은 직원들이 이 달 들어 증권주들이 급등하면서 수익을 톡톡히 챙겼다는 후문. 실제로 한 주당 5만원선에 받은 미래에셋증권의 주가가 현재(2007.10.11)12만원을 웃돌면서 두 배가 넘는 수익을 거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거래소 상장 재개와 자통법 등을 대비해 증권주에 대한 호재가 쏟아지면서 상당한 차익실현에도 불구하고 주식을 처분하는 미래에셋 증권 직원들보다는 지켜보는 상황”이라면서 “무엇보다 미래에셋에 투자자금이 몰리고 주가도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어, 직원들이 미래에 대한 기대감에 주식을 팔지 않고 더 묵혀두는 듯 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곧 증자가 임박한 현대증권의 경우도 우리사주 평가차익으로 인해 이 회사 직원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맴돌고 있다는 후문이다.
다만, 최근의 우리사주 평가차익 호재에만 너무 연연하지 말고 우리사주 취득시 신중하게 접근해야 될 것이라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가뿐만 아니라, 포스코 SK텔레콤 등 재계에도 우리사주 대박 케이스 많지만, 반면 실패사례도 만만치 않다”며 “우리사주는 단기 고수익을 취득하려는 목적 보다는 장기적인 이익실현 도구로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아 기자 ka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