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8년 외환위기로 해외자원개발 사업 철수, 투자규모 감소 등 자원개발사업 기반이 잠시 붕괴되기도 하였으나, 2002년 베트남 15-1광구(유전)의 본격적인 개발을 시작으로 매년 해외자원개발 사업수 및 투자금액이 크게 증가하여 2006년 말에는 49개국에서 218개(‘04년 159개→’05년 179개→‘06년 218개) 사업이 진행 중에 있다. 해외자원개발 사업규모의 대형화로 과거 소형 광구 중심에서 최근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광산사업, 페루 LNG사업 등 대형광구로 전환되었고, 이에 따라 2003년 이후 진행 중인 탐사사업당 평균비용도 과거의 90억원을 크게 상회한 500억원 수준에 이르렀다.
국제적인 자원확보 경쟁도 가속화되어, 미국과 EU는 자금·정보·기술력이 월등한 세계적인 자국기업을 통해 주요 전략지역의 자원을 선점하고 있다. 급속한 경제성장에 따라 자원의 블랙홀로 불리는 중국은 자원 수요 급등과 자국 부존자원 감소로 해외자원개발에 국력을 집중하고 있다.
또한 비교적 자원이 풍부한 러시아, 중동 중남미의 국가들 사이에는 자원민족주의가 확산되고 있어 자금이 있어도 필요한 자원을 확보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하지 않을까하는 불안감마저도 든다.
우리나라는 에너지의 해외의존도가 높아(2006년 97%) 국제 에너지정세에 매우 취약해 자원무기화와 자원민족주의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어, 지금은 우리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해외자원개발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최근에 우리나라 기업이 대규모 해외자원개발사업에 잇따라 단순 지분참여가 아닌 주요 사업주로 참여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들 통해 우리 기업은 세계 자원개발 전문기업과 유대관계를 강화하면서 자원개발 관련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고 있다.
이러한 대규모 해외자원개발사업에 꼭 필요한 것이 한국수출입은행의 금융이다. 왜냐하면, 한국수출입은행은 비단 대규모 자금을 장기간에 걸쳐 공급하는 역할뿐만 아니라 개별 사업주가 통제할 수 없는 현지국의 Country Risk를 완화시키는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사업주는 현지국 정부와의 협상에서 대등한 지위를 유지할 수 없지만, 우리나라 정부가 100% 출자한 정부기관인 수출입은행은 우리나라 정부의 대리인으로서 현지국 정부와 대등한 위치에서 협상할 수 있다. 게다가, 수출입은행은 경제협력기금 수탁기관으로 조건이 좋은 경제협력자금을 제공하고 있어, 현지국 정부는 수출입은행이 대주로 참여한 사업에 대해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게 됨에 따라 Country Risk 경감이 가능해진다.
금년 7월 수출입은행이 6.5억불의 금융지원을 승인한 세계 4대 니켈광의 하나인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광산 개발사업은 자원개발사업에 있어서 수출입은행의 역할을 명시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수출입은행은 암바토비 니켈광산 개발사업에 17년의 장기간 동안 대규모의 자금을 공급하고, 사업주들이 통제할 수 없는 Country Risk를 AfDB(아프리카 개발은행), JBIC(일본수출입은행), EDC(캐나다수출공사) 및 EIB(유럽투자은행)와 함께 수용하여 프로젝트 금융계약이 체결될 수 있었다.
수출입은행은 마다가스카르 니켈광 개발사업에 6.5억불 금융지원액 중 1.9억불에 대해 대외채무보증을 제공함으로써 자원보유국의 Country Risk 등으로 국내금융기관의 참여가 어려웠던 해외사업에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이 참여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이번 사업은 정책금융기관이 대외위험을 부담하여 금융지원을 선도함으로써 상업금융기관과 함께 해외사업에 진출하게 된 모범사례로도 볼 수 있다.
게다가 암바토비 사업은 국내 최대규모의 해외자원개발사업으로 지난 3월 국내업체가 수주한 니켈광산내의 열병합 발전소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플랜트 참여 가능성이 높아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니켈 자원도 개발하고 부수적으로 플랜트 설비까지 수출하는 성공적인 ‘패키지형’ 해외자원개발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측면에서, 본건 사업을 통해 6대 전략광종 중 하나로서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니켈의 국내 수요량 중 25%(연간 3만톤) 가량을 장기·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사업이 성공적으로 수행되는 경우 대한광업진흥공사는 투자금에 대한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향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외경제협력 촉진 측면에서도 이번 사업은 마다가스카르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지에서 사업기간 동안 약 1,900명의 고용이 창출되고, 법인세 등 세금 및 로얄티 수입을 통해 재정수입이 확대되는 등 1억 5천만 달러 규모의 GDP가 증가되는 결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다가스카르 정부는 우리나라의 경제개발계획과 유사한 Madagascar Action Plan (2007∼2012년)을 수립하여 해외투자 유치를 통한 경제성장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번 사업의 성공적인 수행으로 자국에 대한 해외기업의 투자가 활성화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금융해외네트워크를 활용한 이번 사업의 성공으로 향후 수출입은행과 유럽과 아프리카의 국제개발기구(EIB, AfDB) 및 일본·캐나다 수출신용기관(ECA)들과 협력 및 유대관계를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