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회사채 인수나 M&A 자문과 같은 상업적 IB업무에 있어서 민간부문과 시장마찰을 줄인다는 방침으로 대우증권으로 이관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이미 양쪽 인력 교류를 위해 TFT를 구성했고, 지난 5월부터 산업은행은 대우증권과 투자은행(IB) 부문의 파트너십 강화를 위해 네 차례에 걸쳐 글로벌 IB연수를 같이 갔다오는 등 시너지 창출을 위한 노력을 했다.
하지만 산은은 투자은행 업무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대우증권으로 업무를 이전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투자은행 업무를 향한 마인드와 그에 따른 기술, 개념정립 등 본질적인 차이가 커서 이전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 IB의 핵심은 인력, 네트워크와 경험인데 대우증권은 그런 부분이 전혀 없어서 노하우를 전수해주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의견이다.
대우증권은 사기업으로 원래부터 상업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다면 산업은행은 공기업으로 공적인 마인드라는 근본적인 마인드의 차이가 우선 존재한다. 또 대우증권이 브로커리지(위탁매매)가 주업무이므로 당일 영업을 하고 당일 실적보고를 하는 단기업무인 반면에 산업은행은 1년이상을 기획하고 준비하는 장기적인, 성격적인 업무의 차이도 있다.
아울러 문제는 대우증권이 주로 브로커리지를 했으므로 투자은행에 대한 노하우가 전혀 없다는 것. 즉 하나부터 열까지 다 열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우증권은 주식 업무가 80%, IB업무는 10%도 안 되는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다.
산업은행 한 관계자는 “잦은 워크숍과 회의를 통해 경험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투자방법을 연습시키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그러나 이것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있는 성격의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빨리 실력을 쌓아 외국계 투자은행과 경쟁해야 하지만 지금은 이미 다른 성격의 것에 익숙한 단체를 새롭게 교육시키는 일에 급급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효율성을 따진다면 차라리 새로운 집단을 훈련시키는 것이 더 낫겠지만, 국책은행이다 보니 명분상, 정서상 그럴 수는 없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급여 인센티브 인식차이도 여전하다고 한다. 은행은 급여차이가 없지만 증권사는 철저한 성과급이므로 여기에 따른 인식차이도 크다는 것.
한편 일각에서는 산은의 IB기능을 떼어내 대우증권을 키우려는 의도가 자본시장통합법 시행과 함께 증권산업을 국내투자은행 산업발전으로 연결시키려는 의도인 만큼 산업은행은 이를 성실히 수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배규민 기자 bk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