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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통한 위기관리와 글로벌화” 강조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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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7-08-08 21:23

김용덕 신임 금융감독위원장 취임사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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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 정권말기 금융사고 예방에 만전

친애하는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임직원 여러분!

오늘 여러분을 만나게 되어 대단히 반갑습니다. 먼저 이 자리에 임명되어 개인적으로는 큰 영광이면서도 동시에 국내외적으로 여러 가지 불확실성이 많은 금융 환경 속에서 중책을 맡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러한 무거운 책무를 우수한 두뇌 집단인 여러분과 함께 수행하게 된 것을 무척 든든하게 생각합니다.

금년은 IMF 외환 위기가 발생한 지 만 10년째 되는 해입니다. 그리고 우리 통합 금융감독기구가 출범한 지 열 돌이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지난 10년간 우리 금융산업은 외환 위기의 아픔을 딛고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였습니다. 금융시장의 규모는 외환위기 이전에 비해 약 3배 증가하였으며, 주식시장 시가 총액도 1000조원을 돌파하여 위기 이전에 비해 7배나 성장했습니다. 외환시장 일일 거래액도 371억 달러로 4배 이상 성장했습니다. 국민 경제에서 금융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1999년 6.9%에서 2006년 7.5%로 증가하였고, 금융업의 부가가치율도 2006년 71.1%로서 다른 산업에 비하여 월등히 높습니다.

금융산업의 수익성과 자산 건전성도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지난해 국내 은행의 자기자본이익률(ROA)은 1.11%, BIS비율은 12.8%로서 국제 기준보다도 양호하고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서도 우수한 수준입니다. 증권사, 보험사 등 제2금융권의 경우에도 흑자를 시현하고 있으며 이들의 자산 건전성도 대폭 개선되었습니다.

이러한 성과는 무엇보다도 외환 위기 이후 우리 금융인들이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과감한 구조 조정과 생산성 향상에 매진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우리 금융산업과 금융시장의 파수꾼으로서 금융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시장의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계시는 여러분들의 헌신적인 노력의 결과라고 믿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모든 금융인과 여러분들의 노고에 감사와 치하의 말씀을 드리는 바입니다.

그리고 훌륭한 인품과 탁월한 지도력으로 지난 3년 동안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하신 윤증현 전임 위원장님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우리 금융산업은 아직도 미흡하고 부족한 면이 많습니다. 그간 우리 금융회사들과 금융시장의 양적, 질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국제 경쟁력과 효율성 측면에서는 여전히 매우 취약합니다.

금융회사의 규모가 금융 선진국에 비해 아직 작고, 수익원도 여수신 업무 및 증권 매매 알선과 같은 전통적인 영업 부문에 편중되어 있습니다. 은행의 총자산 규모는 주요국의 10분의 1 수준이며, 증권회사의 경우에는 세계적 투자회사의 80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금융업 생산성은 2005년 기준 OECD 26개 회원국 중 19위에 불과합니다. 금융회사의 리스크 관리 능력이 미흡하고 금융시장의 쏠림 현상(herd behavior)도 심각합니다.

우리나라 금융회사의 국제화 정도는 선진국에 비해 극히 낮은 수준입니다. 은행의 국제화지수(Transnational Index : TI)는 2004년 기준 3.4에 불과하여 스위스(68.8), 영국(40.3) 등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습니다. 2005년 기준 국내 은행의 해외 자산 비중은 2.3%, 당기순이익은 3.0%로서 주요 선진국 은행의 해외 자산 비중 20%∼90% 및 해외 순이익 비중 40%∼70% 수준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수준입니다.

금융감독 역량도 부족합니다. 통합 감독 실시, 건전성 감독 강화 등으로 금융회사의 건전성이 크게 개선되었으나, 금융감독의 전문성 및 감독 행태 등은 여전히 미흡합니다. 2006년 말 실시한 금융 허브 정책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시급히 보완해야 할 과제 중 1위가 금융감독 시스템 혁신으로 나타났습니다.

금융 전문 인력도 크게 부족합니다. 금융업 종사 인력은 73만 명에 달하여 홍콩(18만 명), 싱가포르(11만 명)에 비해 훨씬 많지만 그중 전문가 비중은 한국이 9%인 데 비해 홍콩은 44%, 싱가포르는 51%에 달하고 있습니다. 금융산업은 사람의 경쟁력이 바로 산업의 경쟁력입니다. 우리 금융산업의 생산성이 낮은 이유를 가장 쉽게 알 수 있게 해주는 수치입니다.

금융산업은 고부가가치 산업입니다. 금융은 성장 기여율과 부가가치율이 높은 산업으로서 고임금 일자리 창출에 가장 적합한 산업입니다. 금융산업의 발전이 없이는 우리 경제가 향후 국민소득 3만∼4만 달러 시대를 열어갈 수 없습니다.

그러면 금융 선진국들은 어떠한 전략으로 현재와 같은 성공을 이룰 수 있었습니까. 영국은 1986년 금융 빅뱅(Big Bang)을 통하여 세계 제1의 국제 금융 센터로 도약할 수 있었습니다. 금융회사들 간에 경쟁을 촉진하고 시장을 개방하는 한편, 각종 제도와 규제의 개혁을 통하여 국제 금융시장을 석권하였습니다. 2000년에는 통합 감독기구(Financial Service Agency ; FSA)를 출범시켜 원칙 중심(principle-based)과 위험관리 중심(risk-based)의 감독 등 효율적이고 경쟁 촉진적인 규제 시스템 구축을 통하여 런던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금융시장으로 발전시켰습니다.

저는 이제 여러분과 함께 두 가지 일을 하려고 합니다. 첫째는 위험관리입니다. 우선 대통령 선거와 총선 등 중요한 정치 일정이 있는 시기에 금융시장의 위험을 잘 관리하여 자칫 경제 전반에 시스템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이러한 안정된 시장 기반을 중장기적으로 지속, 유지해 나가는 일입니다. 둘째는 금융감독 혁신입니다. 우리나라 금융감독을 획기적으로 혁신하여 우리나라가 동아시아 지역의 금융 강국으로 도약하는 초석을 다지는 일입니다.

돌이켜 보면 과거 정권 말기마다 금융시장에 대형 사고가 발생하여 사회·경제적으로 엄청난 충격을 초래하였습니다. 문민 정부 마지막 해에는 외환 위기가 발생하였으며, 국민의 정부 마지막 해에는 개인 신용과 카드채 사태가 발생하였습니다. 외환 위기는 6·25 이후 최대의 국난이라고 하며, 심각한 경기 침체와 함께 한 때 실업자수가 178만명(1999년 2월)에 이를 만큼 커다란 사회적 불안을 초래하였습니다. 카드채 사태도 400만 명(2004년 4월 397만)에 가까운 신용 불량자를 만들어 내 심각한 사회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이 두 사건 모두 은행을 비롯한 금융회사들의 위험 관리 능력 부족, 방만한 유동성 증가, 그리고 금융 관련 당국의 관리 소홀에서 비롯된 일입니다. 과거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다시는 그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하겠습니다. 금융회사 스스로 리스크를 관리해 나가는 한편, 감독기구는 금융 시장 리스크와 경제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에 중점을 두고, 리스크 위주(risk-based)로 잠재적 위험을 면밀히 모니터링하여 시장친화적인(market friendly) 방식으로 사전에 선제적으로(preemptive) 대처함으로써 과거와 같은 실수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관리해 나갑시다.

다음으로는 금융감독을 획기적으로 혁신하는 일입니다. 금융선진국의 사례를 벤치마킹하여 우리 금융시장을 동아시아 금융 허브로 발전시켜 나가야 하겠습니다.

‘금융감독 선진화를 통한 금융 강국 건설’, 이것이 바로 제가 여러분과 함께 추구하고자 하는 비전입니다. 이러한 비전을 실현시키기 위해 저는 네 가지 정책 목표를 제시하고자 합니다. 첫째는 금융감독 시스템의 혁신입니다. 둘째는 금융감독 역량의 제고 및 금융 전문 인력의 양성입니다. 셋째는 금융 국제화의 적극 지원 및 추진입니다. 넷째는 금융 소비자 권익 보호 및 공정 경쟁 체제의 확립입니다.

금융감독 시스템 혁신을 위해서 먼저 감독 규제 체계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개편합시다. 권역별·상품별 감독 규제를 기능별 감독으로 개편해 나갑시다. 동일한 형태의 거래에 대하여는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고, 비제도적이고 자의적인 규제를 대폭 개선하고 규제 일몰제도 철저히 시행합시다.

개별 금융회사의 자율성은 최대한 존중하고, 창의적인 상품 개발과 영업 활동도 적극적으로 보장하도록 합시다. 특히 2009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선진화된 감독 체제를 구축하고, 이를 계기로 금융 빅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합시다. 금융회사의 진입·퇴출이 보다 용이하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자본 확충과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금융회사의 대형화도 적극 유도해 나갑시다.

저는 금융감독 역량 제고와 금융감독 인력의 전문성을 선진국 수준으로 제고하기 위한 대책을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금융감독기구의 국제적 네트워크 구축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그리고 금융산업 경쟁력의 핵심 원천인 금융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금융계와 더불어 체계적인 노력을 기울여나가도록 합시다. 이를 위해 금융감독 영역에서 적극 뒷받침해 나가도록 합시다.

이미 지적하였듯이 우리나라 금융회사의 국제화 수준은 매우 낮습니다. 우리나라 금융회사의 지속적인 성장 기반 확충, 리스크 다변화, 국제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우리 금융회사들도 해외에 적극 진출하여야 합니다. 해외 진출을 통하여 과점 상태의 국내 시장 외연을 확장하고, 풍부한 국내 유동성을 해외에 투자하여 해외에서 소득을 창출해야 합니다. 해외 금융회사의 국내 진출도 적극 유도해나가야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해외 진출과 국내 시장 진입과 관련하여 투명하고 객관적인 인가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일관성 있고 예측가능하게 적용하여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진출 및 외국 금융회사의 국내 시장 진입을 촉진하도록 합시다.

금융 소비자의 권익 보호를 강화해 나갑시다. 자본시장의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고, 영세 자영업자와 서민 등 금융 이용 약자의 권익도 적극 보호합시다. 아울러 금융회사의 담합 등 불공정 행위에 대한 감시·감독을 강화하여 공정한 금융 거래 질서가 확립되도록 합시다.

앞으로 우리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업무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지키면서 고객에게 봉사하는 서비스 기관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높은 전문성과 도덕성을 바탕으로 독립적인 감독기구의 권위를 인정받도록 노력하되, 피감독기관 위에 고압적으로 군림하는 권위적인 행태는 과감히 버리도록 합시다. 금융회사와 금융 소비자들을 고객으로 모시고 이들로부터 사랑받는 기관이 됩시다.

피감독기관으로부터 감독 처분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높은 도덕적 가치 기준과 청렴성이 요구됩니다. 우리 모두 다시 한 번 자신과 주변을 깨끗이 관리함으로써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기관이 됩시다.

저는 이러한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금융감독 혁신 4대 전략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4대 전략은 △글로벌화(globalization), △전문화(profes sionalization), △청렴화(integrity), 그리고 △정보화(informatization)입니다. 위와 같은 정책 목표와 전략을 실현해 나갈 장단기 로드 맵을 마련하여 착실히 추진해 나가도록 합시다.

친애하는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임직원 여러분 !

이러한 일들을 하나하나 차질없이 풀어나가기 위하여 우리 조직의 내부 혁신에 전 직원이 자발적으로, 그리고 적극적으로 참여합시다. 지금은 우리를 둘러싼 내외의 도전과 위협이 만만치 않습니다. 대외적으로는 저금리 추세와 글로벌 불균형의 심화로 전 세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크게 증대되고 있습니다. 대내적으로도 금융회사 간 경쟁이 심화되고 금융의 쏠림 현상이 심각합니다. 각종 파생 금융상품, 복합 금융회사의 등장 등 새로운 금융상품과 거래의 증가로 금융시장의 변동성(volatility)과 불확실성(uncertainty)이 크게 증대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환경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리 금융감독기구의 역량 제고가 절실히 요구되고, 이를 위해서는 과감한 혁신이 필요합니다. 변화와 혁신을 두려워하지 맙시다. 오늘날 급속히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변화를 두려워하고 외면하는 조직이나 개인은 도태될 수밖에 없습니다. 고객으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하고 결국 생존의 기로에 처하게 됩니다.

저는 개인의 능력과 실적을 바탕으로 조직을 관리해나가겠습니다. 객관적이고 공정하며 투명한 방식으로 성과를 평가하여 일 잘하고 조직에 기여도가 높은 사람이 우대 받는 조직 운영을 할 것입니다. 직원의 전문성을 높여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직원들의 역량을 배양하기 위한 교육과 훈련에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사항은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화합입니다. 외부에서는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을 구분하지 않습니다. 기능적으로는 동일체입니다. 우리 두 기관이 한 배를 타고 높은 파도를 헤쳐가기 위해서는 구성원 간에 서로 신뢰하고, 대외적으로는 한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서로 믿고 의지하며 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해결해 나갑시다. 저는 두 기관의 장으로서 양 기관이 어떻게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형성하여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지 고민할 것입니다.

급변하는 대내외 금융 환경 속에서 금융시장의 위험을 적절히 관리하고, 금융산업을 선진화하여 우리나라를 금융 강국으로 도약하게 하는 막중한 소명이 우리에게 주어져 있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소명과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기 위하여 우리 모두 열과 성을 다하도록 합시다. 저도 모든 지혜와 역량을 동원하여 여러분과 함께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우리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반드시 세계 일류의 금융감독기구로 거듭나는 꿈을 실현시켜 나갑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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