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銀, 3박자 ‘괄목 성장’…4위 진입 눈앞
‘이자이익 정체에 울고 비이자이익 성장에 웃고.’
지금까지 발표된 은행들의 실적을 보면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순이자마진(NIM)의 하락세가 주춤하면서 이자이익의 큰 폭의 하락은 막았지만 전체수익에서의 기여도는 줄어든 특징을 보여준다. 다만 “펀드판매에 밥 먹을 시간도 없다”는 영업점에서의 얘기가 빈말이 아님을 폭발적인 비이자수익증가로 증명됐다. 은행마다 발표하는 실적을 보면 전년동기대비 큰 폭 증가, 1분기대비 하락 또는 정체라는 공통점도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핵심이익창출여력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따른다.
◆ 우리, “사상최대 실적” 주장
우리금융그룹은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5043억원, 영업이익은 2조1722억원 등 지주사 출범후 반기로는 사상최대이익을 냈다고 1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50%(4998억원), 47% 증가한 늘어난 수치다. 우리금융지주는 수익성이 대폭 좋아진 배경에 대해 LG카드 매각이익과 핵심수익의 확대를 꼽았다.
우리은행도 올 상반기 1조3363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둬 사상최대 규모를 시현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5%(4879억원)늘어난 수치다. 총자산도 200조원을 돌파했고 영업이익은 1조755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454억원(58.1%) 증가했다.
주목해야 하는 것은 박해춘 행장의 첫 성적표가 2분기라는 점이다. 우리은행이 1분기 8065억원의 순익을 거뒀지만 2분기엔 2767억원이 줄어든 5298억원이었다. 카드영업강화로 기대했던 비이자이익이 오히려 4836억원 줄어든 3592억원이었던 점은 생각해 볼 일이고, 그나마 이자이익은 8852억원으로 소폭 상승한 점은 위안거리다.
◆ 우리에 순익 추월당한 국민銀, 만회비책 내놓을 수 있나?
국민은행은 상반기 실적에서 우리금융에 밀리는 수모(?)를 당해야만 했다. 천억원 가까이 뒤진 순익 1조4188억원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것도 전년동기 대비 10.2% 감소한 것이고 1, 2분기를 나눠서 비교하면 무려 80.02%나 급감했다.
“2분기중 법인세 4420억원 추가납부와 관련 비용이 발생했다”는 게 국민은행이 밝힌 이유다.
부문별 주요영업실적을 살펴보면, 이자부문이익은 상반기중 3조4064억원으로 전년동기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으며, 분기별로는 전분기대비 1.6% 소폭 증가했다.
이번 실적이 실망스런 것은 순익이 감소해서가 아니라 NIM이 낮아지면서 핵심이익창출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모건스탠리 황창영 이사는 “기업대출과 신용카드부진은 타 은행도 마찬가지지만 왜 NIM은 상대적으로 약해지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신현갑 부행장은 “기업신규대출증가, 집단대출 만기도래 및 고객들에게 이자를 올려줘서…”라고 했고, 강정원 행장은 “카드자산이 늘기 시작했고 개인신용대출쪽에서 신용등급 차상위 계층 공략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하이마진 시장으로 진입할 것이기 때문에 NIM 하락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행장은 이 같은 어려움을 공격적으로 타파하기로 마음을 정한 듯하다. 증권사인수를 진행중이라고 명확히 밝힌데다, 해외진출전략과 자본운용전략도 곧 내놓을 예정이고 ㅔ손해보험도 길게 보면 필요하다고 밝힌 점들을 감안하면 하반기 국민은행의 공세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은행수익의 기본이 되는 핵심예금을 금리인상으로 막을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 행복한 기은, 4위 넘볼 기세
기업은행은 상반기 원하는 바를 다 이룬 듯했다. 자산성장, 마진확대, 리테일 성장 등 모든 것이 순조로웠기 때문이다.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8450억원으로 올해 전체 목표인 1조2000억원의 70.4%를 이미 달성했다. 타 은행과 마찬가지로 분기별로 비교하면 2/4분기에 3206억원의 순익을 거둬 1/4분기의 5244억원 보다 38.9%가 줄었다. 1분기에 LG카드 매각이익 2665억원이 반영된 탓이다. 그래도 지난해 동기보다 609억원 늘어난 5785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자산성장도 지난해보다 12.2% 늘렸고 총대출과 총수신도 말잔기준으로 각각 10.2%, 12.6% 늘어난 83조655억원, 87조542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기진 기자 hkj77@fntimes.com
배규민 기자 bk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