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씨티그룹의 모든 금융서비스를 하나의 이름으로 제공하겠다는 의지도 담고 있어 향후 한국씨티은행의 행보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씨티그룹은 지난 13일 회사명을 씨티그룹에서 ‘씨티’로 간소화하고 트레이드마크였던 ‘빨간우산’을 여행사인 포트레블러스에 팔고 더 이상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푸른색 글씨체에 붉은색의 아치가 그려져 있는 새로운 로고를 발표했다.
붉은색 아치는 방카슈랑스와 투자 등 웰스매니지먼트를, 푸른색 아치는 소비자금융, 검은색 아치는 기업금융을 상징한다.
씨티라는 이름은 2분기부터 씨티그룹의 인베스트뱅크, 프라이빗뱅크, 리서치, 대체투자부문 포함 전세계 네트워크 모두 통일해 불리게 된다. 다만 브로커리지 부문만 씨티스미스바니로 계속 남게 된다.
찰스 프린스 회장은 “브랜드를 단일화한 것은 ‘씨티’라는 하나의 회사로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해 외신은 웨일 전 회장의 경영스타일에서 벗어나는 동시에 비용절감을 위한 조치라고 보도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웨일 전 회장은 씨티그룹을 모든 금융서비스가 가능한 슈퍼마켓을 표방하며 전세계 100여개국에 진출 30만명이 일하는 금융회사로 키웠다.
이와 달리 프린스 회장은 전세계적인 지점확대와 성장전략을 벗어나길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주주들의 비용절감 요구와 낮은 주가에 대한 불만도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개인 최대 주주인 아왈리드 빈 타랄 사우디아라비아 왕자로부터 직접 비용절감 요구를 받기도 했다. 타랄 왕자는 “씨티그룹의 비용이 제어되지 않고 있으며 주주들의 인내심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달 22일에는 경영진 개편을 단행해 회삿돈을 방만하게 썼던 토드 톰슨 웰스매니지먼트 부문 책임자가 프린스 회장의 압박으로 회사를 떠났다. 프린스 회장은 “이번 리브랜딩으로 사명을 통일함으로써 광고비용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용절감을 위해 실제로 올해 10억달러 이상 비용을 절감키로 했다. 감원, 근무지 이전, 위기관리 사업부 강화 등의 조치가 예상된다. 몇몇 아시아국가에서 씨티그룹의 이미지가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는 지적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MSNBC는 씨티그룹 관계자의 말을 인용 “씨티 로고인 붉은 우산이 보험사와 관련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씨티그룹의 사명 통일은 최근 세계적기업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애플컴퓨터가 애플로 이름을 바꿨고 델과 페덱스도 최근 이름을 줄였다.
이에 따라 한국씨티은행의 행보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먼저 사명에서 ‘한국’과 ‘은행’을 뺄지 여부다. 본사가 전세계 네트워크를 씨티로 통일한다는 방침을 명확히 했기 때문이다.
씨티에 정통한 금융계 고위관계자는 “본사의 전략에 따라 씨티그룹브랜드간소화가 이뤄지기 때문에 변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또 국내은행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도 되새겨 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체이스, 웰스파고 BOA 등 선진은행들은 은행이라는 명칭을 제외하고 회사이름 하나로 불려지고 있고 일부 지역에서는 ‘bank’를 뺀 간판을 걸고 있다.
한기진 기자 hkj7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