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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산업, 활력성 찾는 법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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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6-12-11 08:48

김형태 부원장 한국증권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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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경제규모는 세계 12위 수준이다.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6%로 세계 1위 미국 28%의 1/18 정도다. 매출액 기준 포춘 500대 기업을 보면, 39위 삼성전자를 비롯하여 10개 이상의 한국기업들이 포진해 있다. 세계 12위 경제규모에 걸 맞는 수준이다. 그렇다면 금융산업의 위상은 어떠한가. 삼성생명, 국민은행 정도가 500대기업 안에 들어 있을 뿐이다.

국내에서도 금융산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에 불과하다. 도소매업 및 음식숙박업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국제 위상은 차치하고 국내위상 마저 초라하다.

그렇다면 한국경제는 금융산업의 발전 없이도 지속적 성장을 이루어낼 수 있겠는가. 절대 불가능하다. 실물산업이 발전하려면 기술과 더불어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기술이 훌륭해도 투자를 통해 상품화가 안 되면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금융산업은 모든 산업발전의 기초가 되는 국가 핵심 산업인 것이다.

한국 금융산업, 과연 어디로 가야 하나.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결정적 요소는 금융의 세계화다. 금융의 세계화 시대, 한국의 금융산업에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활력성”이다. 물론 “안정성” 기초 위에 세워진 “활력성” 말이다. 물은 바다로 흐르듯 금융은 세계로 흐른다.

한국의 금융시장은 이미 우리의 의지와 관계없이 세계시장에 편입되어 있다. 세계화된 금융시장 속에서 한국의 금융회사들도 세계화에 대응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국내시장에서 외국 금융회사와 경쟁하든, 해외로 진출하든 금융회사의 경쟁력은 금융상품 개발능력에 달려 있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각 권역별 금융상품을 포괄적으로 규정하여 금융회사가 창의적 상품개발 능력을 배양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상품이 좋아야 국내시장에서나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회사가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시장에 진출 하려면 유의할 점이 있다. 먼저 국내시장에서 경쟁력 확보 후 해외에 진출해야 한다. 마구잡이식 진출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진출순서도 자기 돈을 직접 투자하는 금융회사가 먼저 진출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유리하다. 예를 들어 자본시장 금융회사의 경우라면 자금을 직접 투자하는 뮤추얼펀드나 PEF가 먼저 진출하고 그 후에 증권사가 진출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래야 “갑”의 입장에 있는 금융회사가 구축한 시장의 영향력을 “을”입장의 금융회사가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왕 진출하려면 선진 금융회사 보다 먼저 진출해야 한다. 늦게 진출하면 성공하기 힘들다. 같은 시점에 같은 조건으로 진출한다면, 누가 씨티은행 대신에 국민은행을 선택하고, 골드만삭스 대신에 삼성증권을 선택하겠는가.

금융산업의 “활력성” 제고를 위해서는 금융권역간 경쟁과 더불어 적극적 협조도 필요하다. 물론 유사한 영역에서 경쟁이 발생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찾아보면 은행, 증권, 보험 각 금융권역간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영역이 많다. 대표적 분야가 신용파생상품 분야다. 신바젤협약으로 재무건전성 규제가 강화되면 은행은 신용위험을 전가할 유인이 증가할 것이다. 신용파생상품의 경우를 보자. 은행이 신용위험을 전가하려 할 때 신용위험을 받아줄 수 있는 대표적 거래상대방은 증권사다. 대출을 다루지 않기 때문에 신용위험에 대한 노출이 작고 그 만큼 신용위험을 부담할 수 있는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는 부담한 위험을 다시 장외파생상품거래를 통해 헤지할 수도 있으나 신용연계채권 발행을 통해 다수 투자자에게 전가할 수도 있다. 이때 신용연계채권에 투자할 수 있는 대표적 기관투자자가 보험사이다. 장기간에 걸쳐 대규모자산을 운용하는 보험사입장에서는 투자대상으로서 다양한 자산유형(asset class)이 절실히 필요하다. 자산유동화도 좋은 예다. 자산유동화증권 발행과정에서 증권사가 인수기능을 담당하지만, 자산유동화의 특성상 신용보강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한국 시장에서는 신용등급이 높은 은행들이 이 기능을 수행한다. 은행의 신용보강이 없으면 자산유동화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것이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자산유동화증권이 주요 투자대상이 된다. 높은 신용등급 회사채가 지극히 부족한 우리나라 상황에서 자산유동화를 통해 발행된 AAA등급 채권은 보험사를 비롯한 기관투자자들에게는 매우 유용한 투자대상이다.

금융의 세계화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면 효과적으로 적응해야 한다.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화 시대에는 “아군”과 “적군”의 구분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 은행은 외국은행과, 증권사는 외국증권사와, 보험사는 외국보험사와 싸워야 한다. 한국의 은행, 한국의 증권사, 한국 보험사가 서로 싸우다 지치면 외국의 은행, 증권사, 보험사가 싸우지 않고도 승리하게 된다.

한국의 축구팀은 외국 축구팀과 싸워 이겨 월드컵에서 승리해야 한다. 한국의 야구팀은 외국 야구팀과 싸워 이겨 세계야구대회에서 승리하는 것이 마땅하다. 한국 축구팀과 한국 야구팀이 치고받고 싸우는 일, 모두 함께 쇠락하는 지름길이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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