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현상에도 불구, 저축은행업계가 금리조정에 나서지 않고 있어 이제는 저축은행도 자금조달의 여유와 건전여신을 통한 안정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슴을 보여주고 있다.
지방의 삼보저축은행은 6일 현재 1년만기 정기예금금리로 4.5%를 제시, 하나은행의 1000만원(2년)이상 정기예금 금리 5%보다도 낮았다. 하나은행은 또 1억원 이상이면 5.2%를 적용한다.
또 경남은행이 과감히 내놓은 만기 2년짜리 연 5.2%의 특판상품도 전라도소재의 전일상호저축은행의 2년만기 정기예금금리 5.0%보다 높았다.
경남은행의 정기예금금리는 4.25%로 저축은행에서 가장 낮은 금리를 제시하는 삼보의 4.5%와 비교해 0.25%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통상 저축은행과 은행의 금리차가 1%를 유지해왔던 흐름이 깨진 것은 물론 저축은행금리가 낮은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밖에 융창, 흥국, 고려, 현대, 경은, 오성, 밀양, 상업, 대한, 스타상호저축은행 등 주로 지방소재 저축은행들의 정기예금금리도 경남은행의 특판금리보다 낮거나 하나은행의 만기 2년 1000만원이상 정기예금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수도권의 저축은행도 비슷한 수준으로 대부분 1년만기는 5.1%, 2년은 5.2%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동부, 신한국, 한국투자상호저축은행의 2년만기 예금금리가 5.2%이다.
이처럼 많은 저축은행의 금리가 시중은행과 비슷한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음에도 수신고는 오히려 늘고 있다.
실제 업계 총 수신고는 1월 37조5481억원을 시작으로 2월 38조3739억원, 3월 39조3179억원, 4월 40조451억원, 5월 40조6362억원, 6월 41조770억원으로 늘어나고 있다.
같은 기간 저축은행의 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2월 5.19%, 4월 5.23%, 5월 5.23%, 6월 5.22%로 미세한 변동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 관계자는 “여신할 곳이 충분치 않은데 무조건 예금만 받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동부저축은행 관계자도 “저축은행들이 금리경쟁보다는 자산관리에 중점을 두기 시작했다”면서 “수신고만 늘리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주목할 점은 시중은행의 금리인상에 대해 업계가 냉정할 정도로 침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시중은행의 금리동향과 상품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 사실이었다.
이미 충분한 학습을 쌓았고, 시중은행의 상품을 자세히 살펴보면 실제와 다른 게 많아 금리만 놓고 보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한기진 기자 hkj7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