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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H은행서도 대출모집인 폐단

원정희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6-05-14 20:33

창구고객을 대출모집인 실적 둔갑 수수료 지급
“영업점 대출모집인 의존도 높아진 탓” 쓴소리

외국계 은행의 펀드·예금모집인이 고객들에게 허위사실을 바탕으로 영업을 했다 물의를 빚은데 이어 최근엔 국내 한 은행이 창구에서 발생한 대출실적을 대출모집인 실적인 것처럼 둔갑시켜 수수료를 부당 지급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해 H은행 일부 영업점에서 영업점 창구를 방문해 대출을 받았던 일부 고객 실적을 영업점 것으로 반영하지 않고 대출모집인 실적으로 허위 등록한 뒤 대출모집인에게 수수료를 부당 지급했다가 자체검사를 통해 적발됐다.

이 은행 자체검사에 적발된 2개 영업점에서만 이같은 사례가 총 60여건이 포착됐다.

A영업점은 34건에 약 500만원의 수수료가 부당지급 됐고 B영업점은 32건에 약450만원이 부당지급됐다. 이들 지점만 합해 1000만원 가까운 수수료가 부당 지급된 셈이다.

관련 직원들은 현재 내부 징계절차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금융계 일각에서는 이같은 사례가 특정 영업점에 국한되는 문제이기 보다는 대출모집인 운영으로 인한 폐단이 표출된 것으로 지적하고 근본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일고 있다.

금융계는 특히 대출모집인 의존도가 높은 영업점의 경우 영업점과 대출모집인간 ‘갑-을’관계가 역전되면서 비슷한 일이 벌어질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출모집인들이 대출고객을 유치하면 은행측은 모집인들에게 수수료를 제공하는 한편 해당 영업점에 대출모집인 실적의 30% 수준을 반영해 주는 게 통상적인 관행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실적이 뛰어난 대출모집인을 영업점장이 통제하기 어려워 질 우려가 있다는 목소리가 그동안 간헐적으로 터져나오기도 했다.

외국계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요즘 같이 영업경쟁이 심한 환경에서는 영업점장들이 대출모집인 눈치를 봐야하는 상황까지 발생한다”고 털어놨다.

게다가 대출모집인들은 수시로, 집단적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직이기 때문에 해당 은행에 대한 소속감이 희박할 수밖에 없고 조금만 불만족스런 부분이 있으면 바로 이동하기 십상이다.

대출모집인을 운영하는 은행 한 관계자는 “모집인들은 다른 은행으로 옮길 경우 기존에 본인이 유치했던 고객들에게도 함께 옮길 것을 권유한다”며 “각 은행의 심사기준이나 금리책정 등에 대한 정보가 빨라 고객들을 설득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영업점 입장에서는 모집인 한명이 불만을 품고 나갈 경우 자칫하면 대규모 고객 이탈로 이어질까 전전긍긍해햐 하는 처지가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H은행에서도 영업점과 대출모집인의 이같은 역학구도 속에서 창구 고객을 모집인의 실적으로 반영시켜 부당하게 수수료를 지급해 주기에 이른 것으로 금융계는 풀이했다.

결국 대출모집인 운영 방식의 변화 없이는 근본적으로 해결되기 쉽지 않은 구조다.

그러나 이같은 폐해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은 영업경쟁에서 뒤질 것을 우려해 모집인 운영을 쉽사리 포기하지 못하는 입장에 처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감독당국에서는 지난 2004년말께 지도방안을 내긴 했으나 기본적인 실태파악 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감독당국 한 관계자는 “최근 이같은 문제들이 자주 거론되는 것 같다”며 “향후 본격적으로 접근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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