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금융권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은행이 아파트뱅킹 서비스를 시작한데 이어 올해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은행을 직접 연결하는 아파트 뱅킹 서비스를 기업, 대구은행이 시작했다. 아파트관리비 수납을 놓고 은행 간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실제 오는 5월이면 가장 많은 아파트관리비 수납을 받고 있는 국민은행도 아파트뱅킹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디 마케팅에서 주요 사업으로 = 그동안 아파트관리비 수납은 영업점의 인건비를 유발시키는 업무인데 반해 실제 가져다주는 마진은 적어 은행들이 디 마케팅 부분으로 인식해 왔다.
이로 인해 영업점 창구에서는 수납을 하지 않는 등 아파트관리비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은행 내 IT기술의 발달로 인해 수납 처리가 자동화되고 그에 따른 프로세스도 효율화가 이뤄져 아파트관리비 수납을 하는데 있어 은행의 비용이 줄어들게 됐다.
이와 함께 아파트관리비 수납을 유치할 경우 이를 개인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현재 아파트관리비를 납부하는 세대는 약 200만 세대이고 관리비 규모도 12조원에 이르고 있어 치열해지는 소매 금융시장에서 아파트관리비 시장은 은행의 주요 사업부분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은행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수납 처리가 수기로 이뤄졌고 마진도 적어 관심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최근 IT기술 발달로 원가 절감 및 프로세스 효율화가 이뤄져 개인고객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아파트 e뱅킹 출시 잇달아 = 기존의 아파트관리비 e뱅킹 서비스는 우리, 외환, SC제일은행 등이 이지스효성이라는 밴사를 통해 제공해왔다.
그러나 최근 기업은행이 출시한 아파트e뱅킹은 중소기업용 CMS(자산관리시스템)를 확대 적용한 것으로 아파트관리사무소의 전산시스템에 소프트웨어를 설치해 은행과 직접 연결해 이뤄지는 서비스다.
기업은행 아파트e뱅킹 서비스는 IMC라는 전산용역회사를 통해 웹케시가 시스템을 구축했다.
대구은행도 맞춤형 아파트e뱅킹 서비스를 최근 실시했다. 대구은행은 가상계좌를 별도 부여해 이를 통해 관리비를 수납하는 형태다. 또 오는 5월이면 국민은행이 기업은행과 유사한 방식을 선택해 아파트e뱅킹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기존의 CMS를 구축한 은행 중심으로 이를 확대 적용한 아파트e뱅킹 서비스를 실시할 것으로 예상돼 향후 수납 유치 경쟁이 치열해 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 전산용역업체 과열 우려 = 은행권 아파트관리비 수납 시장이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를 놓고 시장이 혼탁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도 아파트관리비 수납과 관련한 전산용역회사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실제 한 업체는 기업은행이 최근 아파트e뱅킹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특정 소프트웨어만을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설치토록 하게 했다고 주장하며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기업은행 관계자는 “절대 한 업체 소프트웨어만 사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며 앞으로 다른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제휴를 추진 중에 있다”고 말했다.
신혜권 기자 hkshi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