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최근들어 신한, 우리, 하나 등 금융지주 계열의 은행들이 복합점포를 경쟁적으로 내면서 경쟁과 진화가 본격화되고는 있지만 고객들이 체감할 만큼의 원스톱뱅킹 혹은 시너지 효과를 내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대부분의 복합점포가 은행 증권 PB 등을 한 건물 혹은 한 장소에 몰아 넣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층별로 분리돼 있고, 한 복합점포에 각 업권별로 2~3명의 지점장이 각각 통제를 하고 있어 온전한 ‘한 몸’이라 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우리은행의 우리금융프라자와 하나은행의 하나금융프라자엔 은행 지점장과 증권 지점장이 있다. 신한파이낸셜센터엔 은행지점장, 증권지점장, PB지점장 등 총 3명이 있다.
한 공간에 모아두기만 했지 결국 각기 영업을 하고 별도로 운영을 하는 체제에는 변함이 없다.
금융지주사 한 점포 담당자는 “법률적 문제 때문에 내부 방화벽 마련을 강도 높게 주문받는 등 제도적 제약이 많아 아직 시너지를 내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고객으로선 접근성이 좋아졌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것 또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복합점포 관계자들은 은행 증권 종금 보험 등 고유 업무 영역별로 구분할 장벽 즉, 물리적 공간을 분리시켜야 하고 각각 독자적인 전산망도 있어야 하며 지휘통제를 업권별 회사에서 받아야 하는 것을 법제도적 제약으로 꼽고 있다.
은행 안에 증권 점포를 운영하더라도 운영과 통제를 증권사가 하도록 하는 구조를 획일적으로 갖춰야 한다고 관계자들은 하소연 한다.
심지어 일부 관계자들은 “해당 회사명에 대한 표시를 명확히 해야 하며 고객을 소개시켜주고 그 대가를 받는 것도 안되는 것으로 안다”며 “가는 곳 마다 회사가 다르다는 것부터 유난히 강조하다 보면 고객들이 원스톱 서비스를 받고 있다는 느낌을 갖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고 호소했다. 국내 금융산업은 은행 증권 보험 등 산업별 법이 별도로 있고 고유 업무 영역을 분명히 함으로써 근원적으로 원스톱뱅킹을 가로막고 있다는 데는 관계자들이 입을 모은다.
시중은행 한 점포 담당자는 “사실 아직도 고객들이 얼마만큼의 리스크를 지고 가는지에 따라 은행 ·증권 고객이 구분돼 있어 연계영업을 하기가 쉽지 않다”고도 털어 놓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은행 증권 보험간 연계영업을 활성화 할 수 있도록 금융그룹 내 고객정보를 효율적으로 공유하고 일사분란한 협력 마케팅을 구현할 수 있는 역량과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이마저도 “은행이든 증권이든 현재 펀드상품을 팔고 있는데 굳이 내 고객을 소개시켜 줘서 수익을 뺏길 필요가 뭐가 있겠냐”는 영업맨들의 냉소적인 반응이 잔존하고 있어 쉽지 않다.
결국 법·제도적인 정비와 개선은 물론, 현행 법이 허용 하는 범위 내에서 연계영업에 따른 공정한 수익배분 모델 또한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런 점이 보완되지 않을 경우 고객에 대한 원스톱뱅킹은 고사하고 복합점포 출점 당위성 마저 실종될 수 있다고 뜻있는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