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례로 중앙은행에 대해 청구권이 없는 자산이 청구권을 행사 하게 되는 상황, 은행과 증권간 지나친 경쟁으로 자본시장의 발전이라는 본연의 과제에 집중력을 잃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연구원 김자봉 연구위원은 22일 ‘증권부문의 차액결제시스템 참여에 따른 문제점’이라는 보고서에서 증권시장의 각종 리스크는 규모가 크기 때문에 일반 상거래를 매개하기 위한 적정 수준의 자산건전성을 유지하는 것이 본질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위원은 “결제관련 각종 리스크는 기본적으로 증권시장이 경기변동에 매우 민감해 그에 따른 가격변동이 결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줘 발생한다”며 “투기적 수요, 증거금 감소, 긴 결제주기(T+3) 등으로 유동성부족 발생 가능성이 내재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발생한 결제 디폴트(채무 불이행)는 감당할 수 없는 규모일 수 있으며 차액결제시스템에 가입할 경우 이런 위험이 직접적으로 전이될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그는 “증권시장의 기초자산은 교환성이 보증되지 않는 일반 사기업의 주식, 채권으로서 증권부문이 차액결제기능을 담당하겠다는 것은 증권을 통화로 인정해달라는 주장과 같다”고 전제했다.
그러나 은행권 및 자기앞수표 등과 달리 증권은 중앙은행에 대해 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으며 발행기업의 파산위험에 직접 노출됨으로써 신용위험 및 유동성위험이 극대화된 위험자산일 뿐 이라고 강조했다.
심지어 가치저장수단의 지위도 갖기 힘든 자산이어서 지급결제를 위한 자산으로는 적합하지 않다고도 덧붙였다.
아울러 김 위원은 지급결제시스템은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사용돼도 좋은 사적 인프라가 아니라 정부로부터 위탁받은 공공인프라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이밖에 “겸업화의 분위기에 편승해 은행과의 경쟁에 집착케 함으로써 은행의 핵심예금 상당부분이 증권부문으로 이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제도변경으로 인해 갑작스런 자금이동으로 경제 전체적으로 자금배분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