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서울 솔로몬저측은행 을지로 본점 창구. 지난해까지만 해도 드물던 고객들이 대략 30여명은 넘어보였다.
본점 박중규 대리는 “고객들이 부쩍 늘었다”며 “오늘은 여느 때에 비해 적은 편”이라고 했다.
잇단 금융사고와 대주주의 부정으로 환란 이후 존속의 위협을 겪으며 잔뜩 숨죽였던 저축은행이 재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업계의 비용절감 노력과 M&A 등의 구조조정으로 생긴 결과이다.
외환위기는 저축은행의 위기를 가속화시켰다. 상대적으로 적다고는 하지만 8조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됐고, 공멸위기의식까지 퍼지며 350여개에 달했던 은행수도 111개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에서 저축은행들은 퇴출과 M&A를 동시에 겪으면서 체질을 개선하며 반전의 기회를 만들어갔다.
저축은행의 총자산은 2004년 9월 34조원, 2005년 6월말 38조원으로 계속 증가했고, 불과 3개월 뒤인 9월말에는 39조원으로 또 늘었다.
이 기간 총수신은 각각 32조원, 35조9000억원, 35조4000억원을 기록했고, 총여신도 각각 28조4000억원, 31조4000억원, 32조7000억원으로 역시 증가했다.
금감원은 저축은행의 1/4분기(7~9월) 이익이 환란 이후 최대인 1752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하며 업계의 부활을 확인시켜줬다.
이후에도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다.
업계 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솔로몬저축은행의 경우를 보면 총여신이 9월 1조5281억원, 10월 1조5959억원, 11월 1조6876억원 등 각각 증가했고, 마찬가지로 총수신도 9월 1조5367억원, 10월 1조6023억원, 11월 1조7164억원을 기록했다.
주가도 올라 한국저축은행은 10월 1만300원이었던 최고가가 7일 현재 1만5000원을 돌파했고 솔로몬저축은행도 1개월새 주가상승률이 150%에 달하고 있다. 서울저축은행도 11월 최고가인 1만4950원을 넘어 2만원을 향해 달리고 있다.
외부에서 바라보는 시각은 저축은행의 가치를 더욱 빛나게 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 금융기관 중 글로벌경쟁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 저축은행”이라고 평가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 윤춘섭 실장은 “애널리스트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고 주가가 제대로 평가 받는 등 금융권의 스포트라이트가 저축은행을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 7일 솔로몬저축은행 을지로 본점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고객들로 분주하다.
솔로몬저축은행 을지로 본점 전경
한기진 기자 hkj7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