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이 인재인지는 사람을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를 것이나 요즘에는 부쩍 ‘창의적인 사람’을 꼽는 것 같다. 창의적인 인재 한사람이 수만명을 먹여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창의적’이라는 것이 말은 그럴 듯해도 알고 보면 참 애매모호한 이야기이다. 창의적인 사람인지 아닌지를 알아내기가 쉽지 않다.
기업의 입장을 떠나 직원의 입장에서도 헷갈리기는 마찬가지이다. 과연 어떻게 처신하면 창의적인 사람으로 평가받을 것인지 기준이 불명확하기 때문이다.
# 독한 인재론
그런 면에서, 추상적인 ‘창의적 인재론’보다는 LG의 김쌍수 부회장이나 삼성의 윤종용 부회장이 말하는 ‘독한 인재론’이 훨씬 현실감 있는 주장이라고 생각된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혼신을 다해 도전하고 어떠한 역경이나 장애도 강한 의지로 극복하여 반드시 성취해내는 끈질긴 승부근성을 가진 독한 사람이 바로 인재라는 말이다.
창의력이란 것도 따지고 보면 끈질긴 승부근성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독한 마음을 먹고 열정을 가지고 목표에 도전하다보면 자연히 창의적 발상이 되고 훌륭한 아이디어가 나오게 마련인 것이다. 세계적 관심의 표적이 되고 있는 황우석 박사가 그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그의 ‘지독한 실험정신과 근성’은 이미 천하가 다 아는 일이다. 그분뿐만 아니라 CEO, 운동선수, 예술가 등등 세상에 이름을 떨친 사람 중에 독한 사람이 아닌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금융기관의 임직원들도 좀 더 독기를 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독한 인재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 암하노불(岩下老佛) 같은 스타일로는 인재의 반열에 오르기 어렵다.
# 독한 인재의 조건
그런데 독한 인재가 되기에 앞서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무조건 ‘독종’이 된다고 인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첫째는, 그 독함이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을 향해 철저히 발휘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자기관리에 독해야 한다는 말이다. 남에게는 날카로운 칼날같이 처신하면서 자기를 향해서는 한없이 무디어진다면 그것은 진정한 의미의 독함이 아니다. ‘악독한 사람’이 될 뿐이다.
목표를 향해 끈질긴 승부근성을 발휘하는 것은 좋으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윤리적, 도덕적 한계를 벗어난다면 결국 남에게 피해를 주고 자기 자신도 파멸의 구렁텅이에 빠지게 된다.
한 때 잘나가던 사람이 나중에 결정적으로 망가지는 사례를 분석해 보면 목표달성을 위해 독기를 부리기는 했으나 자기관리에 실패함으로써 불행을 자초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두 번째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그 독함으로 인하여 삶이 피곤하고 삭막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독하다고 소문난 사람들을 보면 우선 인상에서부터 심각함과 표독스러움이 배어나오는 경우가 많다. 동료직원과의 관계도 원활하지 못하고 삐꺽거리는가 하면 심지어 가정생활까지도 여유가 없고 삭막하다. 이렇게 되면 과연 무엇을 위한 독함이며 무엇을 위해 인재가 되어야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내면 깊숙한 곳에 굳은 신념과 의지를 갖고 목표를 향해 전진하되 겉으로는 부드럽고 겸손하고 유머러스하고 남을 배려할 줄 알아야 하며 특히 삶을 즐길 줄 아는 여유가 있어야 한다.
그런 조건을 갖추기가 어디 쉽냐고? 그러기에 아무나 인재가 되는 것은 아니다.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