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오롱캐피탈(현 하나캐피탈)에서 거액의 횡령사건이 일어난 당시 외부감사를 맡고 있던 삼일회계법인의 부실감사를 이유로 하나캐피탈과 옛 코오롱 캐피탈의 일부 주주들이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14일 금융계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나캐피탈과 코오롱캐피탈의 옛 주주들은 코오롱캐피탈의 자금담당 임원이 4년6개월에 걸쳐 470억원이 넘는 거액을 빼돌려 사용했음에도 삼일회계법인이 사전에 적발하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으로 수백억원대의 손해배상소송을 지난주 제기했다.
이번 소송을 담당한 법무법인 ‘화우’의 한 관계자는 “코오롱캐피탈의 횡령건은 회계법인이 책임을 다하지 않은 측면이 있어 횡령금액의 일부에 해당하는 몇백억원 대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고 말했다.
당시 이 사고로 인한 코오롱캐피탈의 손실금은 코오롱그룹에서 추가 출자형식으로 전액 보전해 줬으며 (주)코오롱이 250억8309만원, 코오롱건설이 67억원7079만원을 출자했다. 또 코오롱제약이 57억6846만원, 이웅렬 회장이 43억3826만원 등을 부담했다.
이에 따라 사실상 코오롱그룹에서 손실금을 전액 보전해줌으로써 당시 계열사 노조의 반발이 극심했던 상황 등을 비춰볼 때 이번 소송은 당시 출자해 참여했던 코오롱과 계열사 노조 등의 압박이 작용했던 것으로 분석된다는게 코오롱 그룹에 정통한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따라서 이번 소송에 참여한 주주들이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출자에 참여했던 주주들이 대부분 참여했을 것으로 금융계 관계자들은 추정했다.
하나캐피탈은 올 4월 하나은행이 코오롱캐피탈 지분을 추가 인수하면서 이름을 바꿨다.
현재 하나캐피탈의 대주주는 하나은행으로 이 은행이 50.13%, (주)코오롱 29.08%, 코오롱건설 10.10% 등으로 구성됐다.
코오롱캐피탈 횡령사고가 적발됐던 지난해 9월 현재 지분구조는 코오롱 44.33%, 코오롱건설 11.97%, 코오롱제약 10.19% 등으로 코오롱 계열사가 77.43%이며 하나은행이 14.90%, 코오롱그룹 이웅렬 회장이 7.66%를 보유했었다.
삼일회계법인은 지난 91년부터 코오롱캐피탈의 외부 회계감사기관을 맡았고 지난 99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자금담당 정 상무가 돈을 빼돌렸던 사실을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정 상무는 이 과정에서 감사를 피하기 위해 잔액조회증명서를 위조했고 이를 감사인이 적발하지 못하고 코오롱캐피탈 지분을 인수한 하나은행이 위탁경영에 들어가면서 적발해 낸 것이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