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일 미래에셋증권 전략가는 13일 "최근 400조원에 달하는 부동자금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는 조짐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먼저 은행의 정기예금 잔고는 지난해 2분기를 정점으로 3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펀드 수탁액은 200조원을 넘어섰고 올초 이후 매달 고점을 경신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채권형은 금리가 상승세로 바뀌면서 자금 유출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으로 채권형 보다는 주식형으로 자금 유입이 집중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전략가는 "지난 7일 금통위에서 콜금리를 동결했지만 국고채 금리는 상승세를 보이는 등 은행권에서 간접투자 상품시장으로 흐름 변화가 나타나는 것은 물론, 채권에서 주식으로 자금 흐름이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6개월 미만의 단기 금융상품으로 구성된 시중 부동자금 400조원은 증시보다는 부동산을 선호했다.
박 전략가는 "부동산이 증시를 선택하지 않았던 가장 큰 요인은 증시에 대한 불신 때문이었다"라며 "그러나 시중 부동자금의 일부만이라도 증시로 물꼬를 튼다면 수급 호전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국내 자금시장의 흐름이 장기에 걸쳐 안정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외국인 순매수도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국인은 전일 3000억원 이상의 대규모 매수를 보이는 등 지수가 1000포인트를 넘어선 상황에서 과거와는 달리 순매수를 지속하고 있다"며 "이런 측면에서 최근 모습이 고점에서 나타나는 징후로 이해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특히 연기금의 주식 비중 확대 추세와 적립형 펀드의 활성화 외에도 내년에 시행되는 퇴직 연금이 증시의 중요한 수급호전의 원천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박 전략가는 "자금 시장의 기류 변화는 정부의 부동산 투기 규제 의지와 맞물리면서 가속화 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부에서 검토중인 장기 적립식 펀드에 대해 세제 혜택은 부동산으로 쏠려던 부동자금이 증시로 유입시키기 위한 부동산 대책의 일환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정부의 의지는 `부동산은 팔고 주식은 사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전략가는 "국내 증시가 저평가 되어 있다는 공감대가 유지되고 있는 한 이 같은 추세가 훼손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국내 증시가 단기 상승 폭이 커지면서 부분적으로 속도 조절 양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추세에 투자하는 투자자라면 조정 시점을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데일릴 제공>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