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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사는 무엇으로 사나 (完)중소형사 구조조정은 ‘사족’인가

김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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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5-06-26 20:41

“전문화체제 확립이 시장건전성 높이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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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에 구조조정설이 나돌게 된 건 이미 오래된 일이다. IMF 이후 고려 동서증권 등 강자들이 하나둘 무너지면서 중소형사들도 성쇠를 달리하면서부터 업계 구조조정설은 무성하게 솟아오르고 있다.

중소형사들이 IMF 이후 이처럼 성쇠를 달리하게 된 데는 IMF 이전에는 영업직원들이 하나의 브랜드로서 역할을 했던 패러다임이 IMF 이후에는 증권사가 브랜드로 자리를 잡았던 게 큰 몫을 차지했다.

때문에 이전 영업직원들을 따라가던 고객자금들이 이제는 증권사를 따라가는 형태로 크게 바뀌면서 다수의 중소형사들이 시장에서 힘을 잃으며 침체일로에 접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인수-매각-청산설이 난무하게 된 건 당연지사. 하지만 지난해 동부증권이 겟모어증권을 인수한 것과 모아증권 등 소수 중소형사가 자진 폐업을 한 것 이외에는 실제로 성사된 사례는 전무한 실정이다.

이는 중소형 증권사들이 시장에서 제 기능을 못한다 할지라도 자기매매 등을 통해 여전히 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에 합병이나 매각, 청산을 고려할 만한 합당한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그렇다면 증권업계의 구조조정은 영원한 ‘사족’이며 해결할 수 없는 숙제란 말인가.



◆ ‘動 중 靜’에 빠져가는 중소형사 = 증권사의 전통적인 수익원인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을 보면 상위 10개 증권사의 비중이 이미 60%를 넘어섰다. 또 상위 15개 증권사는 70%를 넘었으며 30개 증권사는 80%를 훌쩍 넘었다. 그렇다면 외국계 증권사 국내지점의 점유율이 15∼18%인 점을 감안한다면 나머지 10여개 증권사는 사실상 시장에서 제기능을 발휘하고 있지 못하다는 결론이다.

그렇다고 이들 증권사의 경우 IB나 금융상품 분야에서 ‘알짜수익’을 거두고 있는 것도 아니다. 이에 따라 다이나믹한 증권시장에서도 기업가치가 정체되고 있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한 대형사의 경우 자사주식 거래량이 5월 한 달간 일평균 35만4000여주에 달한 반면 한 중소형사의 경우 일평균 7300주로 50배 가량 차이가 날 정도로 시장에서도 활기를 잃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 보고서의 경우에도 대부분 증권사에서 대형사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기 때문에 중소형사에 대한 보고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 즉 지난해 증권종목을 분석한 보고서 158건 중 156건이 삼성 우리투자 대우 등 상위 6개사에 쏠리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와 함께 올 상반기 중 시장에 내놓은 보고서의 경우에도 총 92건 중 83건이 대형사에 한정된 반면 한화 교보 키움닷컴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증권사에 대한 보고서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이들 중소형사의 경우 수 천억원에 이르는 자기자본의 상당 부분을 자기매매 운용에 투입해 적잖은 수익을 내고 있어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으며 금융당국에서도 쉽사리 손을 댈 수 없는 ‘성역(?)’으로 인식된지도 오래다.



◆ 최근 M&A 꿈틀…효과는 ‘글세’ = 올 들어 증권사 M&A가 속출, 대형화가 화두로 뛰어오른 가운데 중소형사들의 M&A설도 또다시 기지개를 펴고 있다. 청산 위기까지 몰렸던 브릿지증권이 결국 골든브릿지로 넘어가게 됐지만 동부증권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이며 입질을 해왔다.

동부증권은 지난해 겟모어증권을 인수하며 제법 쏠쏠한 성과를 얻고 있기 때문에 또 다른 중소형 증권사를 인수함으로써 브로커리지 등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중소형사끼리의 합병은 시너지를 찾을 수 없기 때문에 그리 효율적인 방안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한 대형사 애널리스트는 “합병시너지란 ‘1+1=2’가 아니라 3이나 4 이상을 내야 시너지가 있다고 할 수 있지만 국내 증권시장 여건상 이 같은 계산은 탁상공론에 지나지 않는다”며 “때문에 비슷한 규모의 중소형사간 합병은 큰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중소형사간 합병시너지는 시장잠식보다는 비용절감에 따른 재무안정성 강화에 불과하다”며 “동부증권의 경우에도 겟모어를 인수하면서 적잖은 효과를 보고 있다는 건 수익이 크게 호전됐다기보다는 비용절감에 따른 수익성 향상이 있는 정도일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은행계열 증권사의 위상이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농협중앙회가 증권사 인수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한편 최근 동양화재가 메리츠증권을 끌어안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 중소형사 M&A가 더욱 구체성을 띄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중소형사간 인수합병보다는 다소 긍정적인 평가가 우세한 실정.

한 대형사 애널리스트는 “농협이 증권사를 인수하게 되면 단순히 농협의 고유계정을 운용하는 형태의 증권사를 원하기보다는 자산운용 및 기업금융 등 보다 다각적인 사업계획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에 다소 주목할 만하다”며 “또 농협의 방대한 판매네트워크를 감안한다면 증권사의 규모는 그리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농협이 인수하게 될 증권사의 경우 여느 은행계열 증권사의 사례를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동양화재가 메리츠증권을 인수하겠다는 것은 이전 계열관계에 있다가 분리됐던 형태에서 다시 계열관계로 돌아서는 것일 뿐 큰 의미는 없다”며 “다만 중형보험사로서 증권사를 소유하게 될 경우 재무안정성이 높아진다는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 전문화 길 통해 자연스런 구조조정 이끌어야 = 일각에서는 현재 시장에 발을 담그고 있는 증권사들이 너무 많아 구조조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시각에 대해 일본에서는 250여개의 증권사가 영업을 하고 있다는 점을 비춰 국내도 과열시장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하지만 국내 시장처럼 대형사건 중소형사건 똑같은 수익모델을 유지하고 있는 특수상황에서는 증권사 수가 일본의 ¼에 불과할지라도 혼잡한 건 사실이다. 즉 운동장은 한정돼 있는데 선수가 너무 많다는 데 누구나 공감하고 있는 것.

때문에 국내 증권업계 현실에서 구조조정은 ‘필요악’이며 이 ‘필요악’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국내 증권시장도 전문화의 길로 들어서야 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들은 하나 같이 모두 수익모델이 똑같기 때문에 전문화 및 특화를 할 수 있는 리치마켓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전문화·특화의 길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중소형사들의 경우에도 더 이상 시장에서 정체상태로 주저앉지 않기 위해서는 새로운 분야의 특화시장을 창출하는 데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처럼 전문화의 길에 들어서게 된다면 증권사별로 흥망성쇠가 지금보다도 더욱 확연하게 드러날 것이기 때문에 인수합병 및 퇴출이 훨씬 수월해지게 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금융당국에서도 대형·중대형·중소형·소형 증권사별로 시장특화에 나설 수 있는 무대를 만들도록 정책방향을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 중소형사는 무엇으로 사나 (Ⅲ)머나먼 땅 ‘자산관리영업’

  • 중소형사는 무엇으로 사나 (Ⅱ)포기할 수 없는 ‘브로커리지’

  • 중소형사, 생존모델 마련 시급 (Ⅰ) 중소형사는 무엇으로 사나



    김재호 기자 kj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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