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F 투자제한 철폐에 업계 ‘환영일색’

정부의 자산운용업 규제완화방안에 대해 벤처캐피탈업계는 쌍수를 들고 환영한다는 반응이다.

업체들은 우선 이번 조치로 PEF의 투자대상 제한이 완전히 철폐됐다며 벤처캐피탈이 다방면으로 뛰어들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보고 있다.

당초 PEF가 중소벤처투자에만 한정됐으나 이제는 대기업투자 등 큰 딜도 가능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KTB네트워크 관계자는 “정부 조치가 그동안 업계가 요구한 것을 상당수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대상 확대로 출자자 모집이 한결 수월해져 PEF결성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동원창투 관계자도 “PEF에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이번 조치로 펀드결성에 관심이 더욱 커지게 될 것”이라며 “올해 연말쯤 PEF 결성이 가능할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동안 PEF결성에 가장 큰 어려움이었던 투자자모집이 한결 쉬워진 것이 업계가 가장 환영하는 부분이다. 큰 규모의 투자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는 것.

특히 벤처투자, 기업구조조정, 바이아웃 등에서 가장 많은 경험을 갖춘 벤처캐피탈업계가 이번 조치로 은행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업계에 확산되고 있다.

KTB네트워크 관계자는 “중소벤처투자를 위해 기업은행과 1200억원 규모의 PEF를 결성한 것과 비교해 현재 추진하고 있는 두번째 PEF는 결성이 한결 쉬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정부가 이번에 발표한 각종 규제 완화대책이 즉시 효과를 발휘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그동안 PEF가 활성화되지 못한 것은 제도요인보다는 마땅한 투자물건이 없고 이에 따라 은행과 연기금 등 ‘큰손’들이 투자를 꺼려한 것이 주된 이유”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대형투자자들이 ‘위험자산에 장기간 큰 금액을 투자할 결심을 확고히 하는냐’에 이번 규제 완화책도 효력을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영화 및 문화투자펀드 등 소규모 사모펀드는 결성이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소출자금액을 개인 10억원, 법인 20억원으로 낮춤으로서 펀드 결성이 용이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영상관련펀드 결성이 늘어나는 추세라 이번 조치로 펀드결성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SK텔레콤이 음악펀드에 297억원, 영화 컨텐츠 확보를 위해 엔터테인먼트펀드에 200억원을 출자하는 등 총 1000억원 규모를 엔터테인먼트 관련 펀드에 투자할 예정이고 KT역시 이에 뒤지지 않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부산시도 100억원 규모의 영상투자펀드를 준비하고 있다.

영화계 내부에서도 지난해 강제규&명필름(현 MK픽처스)이 금감원의 승인없이 영화 제작비를 인터넷 공모로 모집했다가 금감원의 ‘불법’이라는 제지를 받아 주춤했지만 이번 조치로 자체적인 펀드결성이 가능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영상분야 펀드는 투자금액이 적고 회수기간이 짧아 결성이 쉽다”며 “당장 영상관련 PEF는 늘고, 대기업 투자 등 큰 규모의 PEF는 연말쯤 가야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기진 기자 hkj7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