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한화증권이 지난해 말 시스템 구축을 완료했으며 동양종합금융증권도 지난달 영업점 지원 시스템 개편 작업을 마쳤다.
이들 중 SK증권사를 제외한 한화, 동양증권의 CRM 시스템은 증권사들이 자산관리를 비전으로 내세우는데 따라 이 기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존 주식이나 선물·옵션거래를 할 때 적용되던 시스템과는 차별화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자산관리 시스템은 주식, 선물·옵션거래에 비해 다양한 금융상품 지원, 더 많은 금액의 고객 계좌 관리를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화되고 있다.
16일 한화증권 관계자는 “자산관리 영업 방식은 선물·옵션거래 관리와는 달리 타깃 계층도 넓어지고 계좌 금액도 많아지게 될 것으로 예상돼 이에 대한 관리 기법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주식거래는 거래기법이 단순해 영업사원 1명이 5억원 이하 정도만 관리해도 충분한 수익으로 역량을 인정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자산관리가 중점이 됐을 때는 관리 금액이 100억원 정도가 되더라도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1인당 관리할 수 있는 자산이 커지면서 시스템 의존도도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화증권은 이번 CRM 시스템을 개편하면서 3000만원 이상의 출금 내역 알림 기능, 금융상품 만기 기능 등을 추가했다. 고객이 많아지고 다양해질 것을 예상, 친밀한 고객 이외의 고객도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영업사원의 주위를 환기시킬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됐다.
SK증권도 이번 시스템은 브로커리지 업무에 중점을 둬 구현했지만 올해 계획된 업그레이드는 자산관리 기능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SK증권 관계자는 “자산관리는 전체적인 자산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는 기능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개념을 정의했다.
고객이 보유한 자산 잔고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능으로 주식 종목 위주가 아닌 채권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도록 시스템도 지원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현재는 종목 위주의 포트폴리오로 시스템은 어느 종목에서 수익이 얼마나 발생하는지 등을 조회할 수 있다.
그러나 자산관리에 초점을 맞춘 영업지원 기능은 고도화된 시스템으로 전체 포트폴리오를 조회할 수 있는 방향으로 구성돼야 한다는 것.
SK증권은 상반기 중 마케팅 전략이 수립되는 것에 맞춰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SK증권 CRM 시스템은 지난해 10월 구축 완료됐으며 최근에는 SMS(단문 메시지 서비스), e메일 등 영업사원들의 채널 다양화를 꾀하고 있다.
한편 지난달 시스템을 구현한 동양종합금융증권도 금융상품 조회 등의 기능을 추가해 자산관리 역량 강화를 준비하고 있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은 시스템의 사용을 유도하기 위해 최대한 간단한 기능만을 구현했으며 자산관리의 일환으로는 단순화된 조회 기능을 추가했다.
그러나 일부 업계에서는 시스템을 이용한 금융상품 상담 기능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한 증권사 IT 관계자는 “고객에게 맞춤형 자산관리를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고객 정보 축적이 가장 중요한데 증권사들은 이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송주영 기자 jy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