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규제가 강해지면 그에 따른 컴플라이언스 준수를 위해서, 규제가 완화되면 새로운 수익 창출을 위한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회계 규정 강화로 주목 받았던 집단소송법이 일부 항목의 2년 집행 유예에도 불구하고 도입 필요성은 여전하다. 법률 규정 강화가 IT 수요를 촉진시키고 있는 사례다. 반면 증권업계에서는 신탁업법 허용 등 규제 완화 요소로 인해 이를 대비한 신규 시장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이렇듯 올해 상반기는 규제강화 또는 규제완화에 따른 ‘이머징 마켓’이 크게 확산될 전망이다. 규제라고는 볼 수 없지만 신규제도 도입에 따른 금융권 퇴직연금 솔루션 시장도 이와 유사한 시장이다. 2003년 금융권 방카슈랑스 시장이 ‘이머징 마켓’중 최대 화두가 됐다면 올해 IT 업체들은 컴플라이언스 시장과 규제완화에 따른 신규 시장을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미국의 사베인즈-옥슬리 법안 영향을 받아 국내에서도 회계 관련 법안들이 크게 강화됐다. 공인회계사법, 외부감사법, 증권거래법 등이 이미 시행되고 있으며, 올 1월 1일부터 시행되기로 한 증권관련 집단소송법은 현재 개정 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나 역시 과거에 비해서는 크게 강화됐다.
현재 개정안이 과거 분식회계를 집단소송 대상에서 2년간 제외하는 내용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개별 소송은 가능하다. 여기에 대비한 시스템 보완은 여전히 필요하다.
이에 따라 회계 컴플라이언스에 대비한 내부통제 시스템 도입은 올해 꾸준한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SDS, 핸디소프트 등이 지난해 솔루션을 정비하고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으며, 집단소송법의 대상이 되는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의 80여개 상장사와 등록법인들은 구체화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회계개혁법이 규제강화를 통한 신규시장이라면 증권업계에서는 규제 완화를 통한 신규시장이 기대되고 있다.
기존에는 신탁업 전문 업체인 신탁회사와 은행만 신탁 운용이 허용됐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보험업, 증권업의 규제를 완화하면서 그 범위를 넓혔다.
이번 신탁업법 개정으로 신탁상품의 판매만 가능했던 증권사들은 이제 신탁 운용까지 가능해졌다. 본격적인 사업은 시행령이 구체화된 상반기 중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IT시스템 구축은 그 전에 시작돼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초 증권 IT 시장에서의 움직임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신탁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소요되는 투자 금액은 대략 20억원 가량이다. 따라서 400~500억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탁업시스템 중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필요한 백오피스 부분은 증권사가 구현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신규로 도입해야 할 부분이다.
이에 따라 그룹사 내에 증권사를 보유하고 있는 동양시스템즈와 대신정보통신 등이 신탁업무시스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동양시스템즈는 증권사 신탁업 관련 설명회에 참가하고 필요한 시스템에 대한 경험, 인력 정비를 진행했다. 대신정보통신은 상반기 내로 시스템 구축이 시작될 것이란 전망에 따라 5월 중 기존 엔진을 이용한 패키지 출시를 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송주영 기자 jy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