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현재 투신권 주식형펀드 수탁고는 8조3700억원으로, 지난달 추가적인 콜금리 인하 이후 한 달여만에 5000억원 이상 순증했다. 수탁고 규모도 지난 7월2일 8조4750억원 이후 5개월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같은 최근 주식형펀드 증가세는 시중금리가 사상최저 수준으로 내려가면서 발빠른 기관 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노리고 주식시장으로 자금을 몰아넣고 있기 때문.
한 투신운용사 마케팅 담당자는 "개인투자자의 경우 적립식펀드나 배당주펀드 등 일부 안정적인 자금 외에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지 않는 반면 기관들은 채권으로 추가 이익을 내기 힘든 상황이라 주식시장으로 발길을 돌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런 맥락에서 추가적인 주식형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어느정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화증권 유재호 연구원은 "올해 채권형펀드의 수익률이 가장 좋았지만, 주식형펀드도 상품별로 좋은 수익을 냈다"며 "시간이 흐르면서 수익이 나는 이상 주식형펀드로도 자연스럽게 자금이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CJ자산운용 이승준 주식운용1팀장은 "운용사들은 내년 연초에도 주식형펀드 규모가 좀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경기가 나쁜데도 주가가 잘 버티고 있기 때문에 내년 시장에 대한 기대가 높은 편이며 연말 때문에 내년초로 자금 집행을 미루고 있는 기관들도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주식형펀드 수탁고가 완전히 상승추세로 돌아섰다고 말하기 이르다는 유보론이 좀더 우세한 편이다.
한투증권 고객자산관리부 한대희 책임연구원은 "주식형 간접투자자금 자체가 아직도 불안한 상황"이라고 전제하고 "배당투자 등이 주식형펀드 유입에 일정 역할을 한 만큼 연말이 지나고 장이 약세로 전환되면 언제든 줄어들 수 있는 여지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내년 경기 자체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생겨야만 개인투자자의 주식형펀드 투자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부동자금의 향방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재호 연구원도 "자금흐름의 주류는 그동안의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며 "내년 주식쪽이 잘 될 것이라는 기대가 많지만, 지수 1000선의 저항선에 대한 학습효과를 깨지 않는 한 개인자금이 급격하게 늘어나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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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