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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 선 증권업계 생존전략은…
국내證, “먹을 것 없다” 아우성

홍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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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4-07-11 18:19

(上) 자산운용으로 먹고사는 업계 마이너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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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예탁금과 거래대금 등 증권업황을 나타내는 지표들이 연일 곤두박질치는 요즘 대형사 중소형사 할 것 없이 ‘군살 빼기’에 여념이 없다.

각 증권사의 주요전략을 짜내는 전략기획담당자들은 증권업계 미래를 암울하게 바라보는 가운데 대주주, 타사 눈치 보랴 직원들 다독이랴 밤잠을 못 이루는 상황이다.

반면 이 같은 국내 상황에 대해 외국계는 한국 시장을 아시아의 전략적 요충지로 판단, 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 파생상품 등 각각의 분야에서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다. 똑같은 상황을 두고 한국과 외국이 바라보는 시각이 180도 달라지는 이유는 도대체 어디서 기인한 것일까.

이에 대해 일각에선 현행 은행중심의 금융산업 구도를 그 원죄로 지적하기도 한다. 또 과거 관치라는 오명을 떨쳐버리기 위해 적극적 정책을 펼치지 않고 있는 금융당국의 직무유기적 행태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에 벼랑 끝까지 내몰린 증권업계의 현실과 그 속에서 국내 대형 및 중소형증권사의 생존전략은 무엇인지 찾아보기로 한다.



◇ 중소형사, 증권사냐 자산운용사냐 = “제조업처럼 신제품 개발도 안되고 답답하다.” 국내 43개 증권사 등 외국계까지 합쳐 60여개에 이르는 국내 시장에서 생존전략을 고심하는 중소형사의 몸부림이 각양각색이다. 몸을 바닥에 찰싹 붙이고 움직이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고 간혹 공격적인 영업을 하는 곳도 눈에 띈다.

금감원에 제출된 증권사 재무제표(2004년 3월 기준)에 따르면 유화증권은 수수료수익(107억원)과 이자수익(164억원) 중 이자수익이 수수료수익을 넘어서는 수익구조를 나타냈다.

신영증권도 수수료수익과 이자수익이 각각 443억원, 445억원으로 이자수익이 수수료수익을 넘어섰다.

이는 증권사의 주요 업무가 브로커리지임을 감안할 때 자산운용을 통한 이자수익으로 생존해가는 중소형증권사의 새로운 모습으로 향후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H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중소형사의 대부분이 자기매매로 생존해가고 있어 자산운용사가 아니냐는 의문이 들 정도”라며 “이들 증권사는 자기자본 규모가 크고 유보액이 많아 향후 브로커리지 수익이 지속적으로 악화된다 해도 생존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로 업계의 자연스런 구조조정이 어려운 이유중 하나다.

그는 또 “특히 자본총계가 3268억원인 유화의 경우 영업이익이 160억원 가량 된다는 것은 대부분의 영업이익이 자기자본을 운용해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를 우량증권사로 봐야할지 고민”이라고 덧붙였다.

자산관리서비스로 주력분야를 바꾼 삼성증권의 경우를 봤을 때도 여전히 수수료수익(4900억원)이 이자수익(1850억원)보다 월등한 수익구조를 나타내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유화, 신영의 수익구조는 본연의 증권사 업무를 벗어난 것임이 분명해진다.

그나마 신영은 445억원의 이자수익 중 채권이자 수익이 344억원으로 채권부문 차별화전략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영의 경우 시장상황에 따라 채권상품의 잔고를 탄력적으로 운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전하며 중소형증권사의 특화전략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중소형사 이자수익이 수수료 수익 초과

“제조업처럼 신제품 개발도 안되고 답답”



◇ 차선책 지점축소와 본사영업 강화 = 5월말 현재 국내증권사 총 점포수는 1578개로 지난해 말보다 35개 줄어든 상태다. 이는 2002년말에 비하면 138개나 감소한 수치다.

특히 부국 유화 KGI 세종 등 중소형증권사의 점포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최선책이 부재한 가운데 대부분 중소형사들의 차선책은 지점슬림화와 본사확대를 통한 비용절감이다. 본사 슬림화와 지점영업 강화에 주력하는 삼성 대우 등 대형증권사와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어쨌거나 최근 중소형사들은 본사의 법인영업과 자산운용을 통한 이익내기에 골몰하고 있으며 전산비용 등 고비용구조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증권사 전략담당팀장은 “자기매매는 시장변동성이 큰 데 따른 리스크 부담이 있고, 안정적인 수익원은 아니지만 다른 방도가 없다”며 “때문에 중소형사들의 경우 전체적으로 몸집을 줄여가면서 언젠가는 대주주가 현업을 접지 않겠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S증권사 전략담당 임원은 “차별화해야 생존할 수 있다고 하지만 차별화란 것이 이론적일 뿐 국내 시장 여건상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게 사실”이라며 “자본투자 여력과 우수인력이 태부족인 상황에서 아무리 한 우물을 파더라도 대형사에게 잠식당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먼저 나설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H증권사 전략담당자는 “전국에 지점을 깔아놓고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것보다 채권, 선물옵션 등 자기매매를 통한 본사영업을 강화하는 것이 비용구조를 현실화하는 방법 중 하나”라며 “국내 증권업계와 비슷한 구조를 겪은 일본의 경우도 전산비 등 고비용 부담으로 도산한 사례가 많았다”고 전했다.

이 같이 중소형사의 본사집중 및 지점축소 전략은 대형사의 경우 본사직원이 정규직을 중심으로 이뤄진 데 반해 소형사들은 계약직이 본사직원의 절반을 훌쩍 넘어서는 형태를 띠고 있어 현실적으로 효과가 높은 게 사실이다.

업계 전략담당자들은 고비용구조를 조금이라도 낮추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전하며 “연간 수십 억원씩 쏟아 붓는 전산비용이 가장 큰 부담인 반면 임금의 경우는 성과급 등 실적연계를 통해 어느 정도 대안을 찾은 상태”라고 입을 모았다.



홍승훈 기자 hoony@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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