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정KPMG가 일찌감치 유럽내 금융전문 컨설팅전문가 4∼5명을 확보하고 작년 우리은행과 국내에서 처음으로 운용리스크 컨설팅업무를 직접 수행한 실적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내 시중은행중 가장 일찍 신바젤 도입 준비에 나선 우리은행은 지난해 5월 삼정KPMG를 신바젤 업무내 운용리스크 컨설팅업체로 선정, 작년말 1차 컨설팅업무를 완료했다.
1차 컨설팅의 주된 내용은 이미 유럽은행들이 시행하고 있는 신바젤 기준과 국내 시중은행들이 현재 관리하고 있는 운용리스크간의 `갭` 분석 틀을 마련하는 것이다. 조만간 시행할 2차 컨설팅은 이같은 "갭"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메울 것인가하는 내용이다.
우리은행은 관계사인 우리정보시스템의 도움을 받아 다음주 중 KPMG 등 4개업체에 2차 컨설팅업무를 위한 사업제안서(RFP)를 발송할 계획이다. 1차 컨설팅 관련업무 경험을 앞세워 KPMG가 2차전에서도 최종 컨설팅업체에 오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060000)은 작년 5월 신바젤 마스터플랜 수립을 위해 세계적 리스크관리 컨설팅업체인 머셔 올리버 와이만(MOW)과 컨설팅 업무를 수행했다. 운용리스크 분야 컨설팅업체로는 작년 11월 KPMG가 선정, 6월중 1차 컨설팅업무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2차 컨설팅업체 선정 절차도 다음달 중 시작될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이와 관련, 지난 22일 은행내 23개팀 36명을 바젤 전담직원으로 지정, 업무 영속성을 위해 2006년말 바젤 승인시까지 이들 직원의 타부서 전출 등 인사조치를 자제키로 했다. 오는 26일부터는 `바젤Ⅱ아카데미`를 개설, 신바젤 도입에 따른 관련직원 교육도 월 1∼2차례씩 정례화하기로 했다. 신한지주(055550)는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의 신바젤 도입을 위해 지난달 RFP를 발송했다. 다음주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KPMG-베어링포인트, 액센츄어-HP, 한국IBM-딜로이트 컨소시엄, PwC 등이 신한금융그룹에 사업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중 KPMG컨소시엄이 지난해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컨설팅 경험을 앞세워 신한금융그룹의 이번 사업도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는게 금융권의 공통된 판단이다.
하나은행(002860)은 아직까지 신바젤 도입과 관련한 운용리스크 컨설팅업체를 선정하지 못하고 있지만, 타은행권의 `선례"를 감안, RFP 절차 없이 곧바로 KPMG에 컨설팅업무를 의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KPMG가 이미 타은행의 운용리스크 컨설팅업무를 수차례 수행한 점은 분명 장점"이라고 전제하고 "신바젤 도입 준비에 따른 컨설팅업무 수행을 서둘러 해야 한다는 점에서 RFP 절차없이 곧바로 특정 업체를 컨설팅사로 선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KPMG의 컨설팅 수입은 은행별 컨설팅 업무 범위와 기간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은행당 대략 40∼80억원 가량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바젤은 이른바 "제2의 BIS"로 국제결제은행(BIS) 바젤위원회가 종전 BIS비율 산정방식 중에서 위험측정 방식을 ▲운용리스크 ▲시장리스크 ▲신용리스크로 세분화하고 개별 은행에 일정 부분의 재량권을 부여하는 새로운 BIS비율 산정방식이다.
은행의 현재 자기자본비율 8% 기준이 장부상 결제능력만을 평가기준으로 활용, 최근 논란이 됐던 우리카드 직원의 400억원 횡령 등 잠재위험요인을 반영하지 못했지만 이러한 잠재부실요인까지 포괄적으로 포함한 기준이다.
(이데일리 제공)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