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초점> 한국은행 전산마비 과정과 파장

관리자

webmaster@

기사입력 : 2004-04-03 11:05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2일 한국은행과 금융기관을 연결하는 전산망이 5시간 가량 마비되는 충격적인 사태가 벌어졌다.

이 때문에 은행.보험.증권.투신사 등 금융기관 자금팀 인력들이 밤 늦게까지 퇴근도 하지 못하고 서류를 손으로 작성해 한국은행에 팩시밀리로 보내야 했다.

한국은행은 응급 조치를 통해 전산망을 복구한 뒤에도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같은 사례가 반복될 가능성은 아직도 남아 있는 상태다.



◆오후 3시30분께 전산망에 문제 발생

이날(2일) 사고는 오후 3시30분께부터 시작됐다.

한국은행과 금융기관간 전산망이 끊어졌다 이어졌다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은 오후 5시30분께부터 금융기관들의 서류를 팩시밀리로 받아 컴퓨터에 입력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한은의 관련 직원들이 모두 동원돼 전송된 서류를 보고 금액을 일일이 대조하고 인감도 확인하는 등 번거로운 작업을 황급히 처리해야 했다.

이어 오후 8시30분께 전산팀에서는 전산망을 완전히 다운시켰다가 다시 가동하는 등 비상 응급 조치 방식으로 간신히 시스템을 살려냈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안심할 수 없어 수작업을 지속하다 시스템의 안정성을 확인하고 오후 8시30분께에야 전산 작업으로 전환했다.

밤 11시가 넘어 결제 작업은 대체로 마무리됐으나 작업은 종결되지 않았다.

일부 금융기관의 경우 직원들이 퇴근하고 없는 바람에 비상연락망을 통해 연결해 금융기관 잔액을 확인하는 작업을 지속해야 했기 때문이다.



◆금융결제 지연 사태..129개 기관 100조원 규모

한국은행 금융망에는 은행 58개, 증권사 51개, 보험회사 10개 등 모두 131개 기관이 가입하고 있다.

이번 사태로 이들 대부분의 기관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자금이체, 자금결제, 명의개서 등의 업무에 차질이 생겼다고 봐야 한다.

금융기관들은 한국은행에 당좌계좌를 개설해 놓고 결제자금을 주고 받는데 이 시스템이 중단된 것이다.

한은 금융망을 통한 거래는 하루평균 4천500여건, 90조∼120조에 이르고 있어 이번 사태로 적어도 수십조원의 자금거래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행간 거래가 사실상 마비됐었다"고 전하고 "자금팀 관계자들이 퇴근하지 못하고 수작업으로 서류를 한국은행에 보내는 등 혼란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증권예탁원의 경우 이날 오전 중 한은 전산망이 정상 상태일 때에는 주식 배당 관련 결제를 마쳐 개인 고객들에 대한 피해는 줄일 수 있었다.

그러나 오후에 전산망 마비로 인해 채권 원리금, 양도성예금증서(CD), 기업어음(CP) 등의 상환대금을 전산으로 처리하지 못하고 일일이 서류에 적어 팩시밀리로 한국은행에 보내는 불편을 겪었다.

이밖에 증권, 투신 등 기관들의 경우 전산 담당자들까지 비상 대기하면서 밤 늦게까지 관련 작업을 계속해야 했다.

금융계 관계자는 "이번 전산 장애가 업무 시간이 끝나가는 시점에 발생해 피해가 확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고 말하고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에서 전산 장애로 인해 자금이체 지연 사태가 벌어진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이번 사태가 장기화됐을 경우 수기 오류 등으로 인한 문제도 심각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고 원인 규명 안돼.. 재발 가능성 여전

이번 전산 사고의 구체적인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한국은행은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 ▲한국은행 자체 전산시스템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 ▲한국은행과 금융기관을 연결하는 회선에 결함이 생겼을 가능성 ▲금융기관 단말기에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 등을 놓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금융기관 단말기들이 동시에 고장날 수는 없으므로 한국은행 전산시스템 또는 회선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국은행의 전산 담당자는 "비상시 응급 조치 요령 등에 따라 전산 시스템을 다운시켰다가 재가동하는 등의 방식으로 시스템을 살려냈으나 구체적인 사고 원인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전용회선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해킹이나 바이러스 등으로 인한 장애가 발생했을 가능성은 없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의 자금팀 관계자는 "한국은행의 전산 결제 시스템이 구형이기 때문에 이런 사고가 발생한 것 같다"고 풀이하고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에서 백업 시스템 등을 통해 이런 문제에 즉각적으로 대처해야 하는데 초기 대응을 안이하게 했던 것 같다"고 질타했다.

문제가 된 한국은행 전산망은 지난 99년12월부터 사용된 것으로 오는 10월 새로운 시스템으로 교체될 예정이다.



관리자 기자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카드뉴스] 팝업 스토어? '반짝매장'으로
[카드뉴스] 버티포트? '수직 이착륙장', UAM '도심항공교통'으로 [1]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