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가계는 빚을 여전히 늘려가고 있다.
7일 한국은행은 ‘금융시장 동향’을 통해 지난해 12월 기업들이 직간접 금융을 통해 조달한 자금이 12조2000억원 감소했다고 밝혔다.〈표 참조〉
특히 12월 중 기업들이 은행에서 빌린 자금의 규모는 8조8000억원이 감소, 지난해 11월3조4000억원 증가에서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이는 2002년 12월에 4조원보다 두 배 이상 줄어든 것으로 외환위기 최대 수준의 감소폭을 보였다.
또 기업어음(CP) 발행잔액 역시 기업들의 발행기피가 이어지고 투신사의 수신감소로 인한 매수여력 위축 등이 겹쳐 12월 중에만 4조원이 감소했다.
회사채 발행은 215억원 증가했지만 중소ㆍ중견기업에 대한 프라이머리 CBO(자산유동화증권) 2000억원 증가를 제외하면 오히려 2000억원 순상환됐다.
한은은 기업들이 부채비율 관리 등을 위해 대출을 상환하고 연말에 회사채와 CP 발행을 꺼린 데다 은행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관리를 위해 대출확대에 소극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달리 가계대출은 12월 한 달 동안 2조원 늘어 증가폭이 11월 1조6000억원 보다 확대됐다. 이는 주택담보대출이 2조1000억원 늘어나고 마이너스통장 대출이 11월 감소에서 5000억원 증가로 반전한 때문이라고 한은은 해석했다.
가계대출 규모는 지난 한해 동안 30조5764억원 늘어났다. 이는 2002년 대출 증가분에 비해 절반에 그친 것이지만 2001년부터 증가한 규모를 셈하면 90조원에 이르는 것이어서 빚부담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기업자금조달 및 가계대출 추이>
(단위 : 억원)
주 : 1) 일반회사 기준
2) 신탁계정 포함
3) 증권사 및 은행·증권 종금계정(우리은행 종금계정 제외) 기준
한계희 기자 gh01@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