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카슈랑스가 도입된지 3개월여가 지난 현재 일부 대형은행이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가운데 증권업계 방카슈랑스 실적이 지난 11월 이후 대폭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증권의 약진이 두드러졌으며 보험사 출신인력을 영입한 삼성·대투·미래에셋 등이 영업전략을 비롯, 직원교육이나 실적 등 다방면에 걸쳐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일부 대형사의 경우에도 1억원 안팎의 미미한 수준에 머물러 증권업계 방카슈랑스 영업이미지를 어둡게 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후발주자인 삼성증권이 240여억원의 실적을 기록,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어 굿모닝신한증권이 190여억원, 대투증권이 94억원, 미래에셋증권이 37억원, 대우증권이 21억원 등의 두드러진 실적을 올린 데 힘입어 지난 11월보다 크게 호전된 600억원에 달했다.
지난 11월초 금감원이 조사한 실적자료에서 증권업계 전체실적이 2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한다면 큰 폭의 성장세를 이끌었다는 평가와 함께 증권업계의 방카슈랑스 영업에 대한 가능성도 충분히 보여줬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증권업계의 방카슈랑스 영업은 아직까지도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에 따라 방카슈랑스 담당임원들의 마인드 변화를 비롯, 판매직원 교육, 몇몇 현행 제도적 문제점 등이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 증권업계 아직도 실적 저조= 증권업계에서는 12월 들어 11월에 비해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국민은행이 지난달 말까지 3100여억원의 실적을 보이며 은행 및 증권 등 금융권 방카슈랑스 최강자로 올라섰으며 이어 신한은행이 2600여억원, 우리은행이 2500여억원, 하나은행이 1600여억원 등 은행권은 안정적인 영업기반을 다지고 있다.
반면 증권업계에서는 삼성·굿모닝신한·대투·미래에셋·대우증권 등 일부사를 제외하고는 고전을 면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는 무엇보다도 방카슈랑스 담당 임원의 마인드와 함께 판매직원들에 대한 교육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대우·LG·현대 등 일부 대형사들의 경우 매각문제 등 안팎으로 신경써야 할 일들이 많아 신규사업인 데다 전망도 밝지 않은 방카슈랑스에 집중할 여력이 없었기 때문에 실적이 호전되지 못했다는 것.
이와 함께 업계에서는 타증권사들이 시작한다는 이유로 충분한 사전준비도 갖추지 못하고 너나없이 방카슈랑스에 뛰어든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판매직원 교육이나 판매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서둘러 오픈하고 보자는 것에만 목적을 뒀다는 것이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의 영업방향이 자산관리업으로 전환되는 것과 맞물려 방카슈랑스는 고객들의 자산 포트폴리오 중 하나로 중요한 위치에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이에 따라 증권업계에서도 방카슈랑스 담당 임원들의 마인드를 바꾸고 판매직원들에 대한 교육을 한층 강화하는 한편 영업시스템을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 삼성증권 약진 두드러져= 지난 10월 27일 삼성생명과 신한생명, PCA생명 등 3개 생보사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한 삼성증권은 판매를 시작한지 불과 2개월여만에 240여억원의 실적을 기록, 업계 시장점유율이 40%를 상회할 만큼 두드러진 실적을 내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삼성이라는 브랜드파워가 한몫을 했으며 특히 삼성의 경우 일부 지방은행보다 높은 실적을 보여줌으로써 방카슈랑스 초반 은행권에 참패를 당했던 증권업계에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삼성측에서는 자산관리업의 한 형태로 자리잡기 위해 담당 임원 및 실무자들의 애착이 큰 데다 판매직원들을 대상으로 꾸준히 교육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삼성증권 마케팅전략팀 여인모 과장은 “각 지점의 판매직원들을 대상으로 꾸준한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고객들에게 보다 자세한 상품설명을 할 수 있게 된 것이 실적으로 연결됐다”며 “이와 함께 고객들의 자산 포트폴리오 중 일부로 활용토록 한 전략도 주효했다”고 말했다.
■ 보험경력 인력 전진 배치한 증권사 강세= 또 하나 눈에 띄는 현상은 보험사 경력이 있는 인력을 실무자급으로 전진 배치한 증권사들의 도약이 두드러지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
삼성증권에서 방카슈랑스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마케팅전략팀 여인모 과장은 S생명에서 5년여간의 근무경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대투와 미래에셋은 방카슈랑스를 위해 보험권 출신인력을 새롭게 영입한 케이스다. 대투의 신희용 차장은 D화재에서 13년간 몸담아 왔으며 미래에셋의 김용덕닫기

이들 증권사들은 판매실적에서 1위와 3위, 4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보험권 출신인력들이 상품에 대한 애착과 특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영업에 대한 노하우도 뛰어나기 때문에 좋은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방카슈랑스는 증권사에 생소한 영업분야인 만큼 보험사에서 경험을 가진 인력을 영입한 증권사들의 도약이 두드러진 특징을 보이고 있다”며 “무엇보다도 보험사 경험이 있는 인력들이 방카슈랑스에 대한 애착이 많고 영업역량과 노하우도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재호 기자 kj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