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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직원들의 설움

원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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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3-12-20 20:24

[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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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맘때쯤만 해도 카드사 다닌다고 하면 일등 신랑감이었는데…”

모 카드사 직원의 푸념섞인 얘기다. 실제 지난해까지만 해도 삼성, LG카드를 비롯 9개 전업 카드사들은 타 금융권과는 달리 공격적인 영업을 통해 대대적인 흑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카드사 직원들도 많게는 1000%까지 보너스를 받으며 마냥 ‘행복한 봄날’을 즐기고 있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지난 4, 5월 카드업계에 유동성 위기가 닥치며 분위기는 반전됐다.

지난 11월엔 카드업계가 또다시 위기를 맞이하며 LG카드가 연달아 부도위기를 넘기고 외환카드도 부도위기 직전에 겨우 외환은행과의 합병이 결정되는 등 하루하루가 가시밭길의 연속이다.

LG카드발 위기는 현재도 진행중에 있으며 국민카드에 이은 외환카드, 우리카드도 은행으로 속속 통합되면서 카드사 임원진을 비롯 직원들은 언제 퇴출될지도 모르는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다.

외환카드는 지난 상반기 100명 가량의 인원을 감축했으며 은행 합병에 따른 추가 인원감축도 논의되는 상황에 있다. 국민, 비씨, 삼성, LG카드도 대대적인 인원감축을 한 바 있다.

또 국민, LG카드 등에서는 추가적인 인원감축이 있을 것이라는 소문도 난무하고 있다.

LG카드 채권관리를 담당하는 직원에 따르면 요즘 직원끼리 모이면 누가 짤렸는지, 또 누가 짤릴 것 같다는지 등의 말뿐이라고 한다.

게다가 카드사 비정규직의 설움은 더하다. 가장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지만 회사가 안좋을 땐 가장 먼저 회사를 나가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 정규직은 쥐꼬리만한 명퇴금이라도 받지만 비정규직은 그마저도 없다.

삼성카드만해도 최근 구조조정 당시 정규직은 절대 줄이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비정규직의 인원을 대폭 감축했다. 국민카드도 지난 상반기 정규직이 11% 감축될 때 비정규직은 30%나 감축됐다. 물론 비정규직의 이직률이 높아 일부 자연감소한 부분도 있지만 회사가 재계약을 맺지 않는 형식으로 감축된 인원도 많다.

이렇듯 비정규직 사이에선 ‘파리목숨’이라는 것이 절실하게 다가온다.

비록 고용은 유지된다해도 정규직의 설움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비정규직이 해오던 업무에 정규직이 배치되면서 업무에 대한 만족감도 느끼지 못할 뿐 아니라 업무 부담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또 IT관련 전문 인력을 전혀 엉뚱한 채권팀에 배치시키는 등으로 인력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카드사 직원들은 점점 지쳐가고 있다. 전쟁 혹은 비행기 추락사고 등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보이는 반응인‘생존자 증후군(Survivor’s Syndrome)’을 카드사 직원들의 모습에서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카드사의 경영정상화가 얼마나 성공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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