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0년의 오랜 역사동안 지역밀착 영업을 해온 유럽저축은행들은 이미 국민들 일상생활의 일부분으로 깊이 뿌리 내려져 있다. 유럽은 EU 단일화를 계기로 대부분 90년대 은행법 개정을 통해 저축은행과 일반은행의 업무장벽이 없어졌다. 그렇기 때문에 비교적 영세한 저축은행이 대형은행에 대항해 살아남는 길은 스스로 뭉쳐서 덩치를 키워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이었다. 즉 저축은행의 장점은 더욱 강하게, 단점은 서로 보완하는 공존공영의 정신이다.
유럽저축은행의 소유구조는 대륙법에 기초하기 때문에 그 지배형태가 미국이나 우리나라와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지역에 밀착해 개인, 자영업자,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저축은행 본래의 역할은 철저히 하고 있다.
심지어 일반은행이 외면하는 저신용자, 지역사회를 위한 각종 프로젝트, 역사나 문화사업 등도 저축은행의 최대사업이며 역할이다.
유럽저축은행의 인프라와 데이터베이스는 놀라울 정도로 잘 갖춰져 있었다. 앞서 얘기한 바와 같이 효율성은 저축은행 경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
유럽의 경우 각종 분야의 사회적 기초가 세계적인 수준이기 때문에 경영자는 투입비용을 최소화하면서 경영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특히 우리는 유럽저축은행에서 지역밀착의 To-be 모델을 관찰할 수 있었다. 지역밀착이 어떻게 과학적인 방법으로 철저하게 분석·접근되는가 파악할 수 있었다. 지역밀착영업의 바탕은 모세혈관처럼 뻗어 있는 점포망과 완벽하게 구축된 고객 데이터베이스이다.
유럽인들은 어디에서나 가깝게 찾아갈 수 있는 저축은행 이용이 익숙하고 자연스럽다. 프랑스의 경우에는 국민의 2명중 1명이 저축은행의 고객이며 독일의 경우 7500만명이 저축은행에 결제구좌를 갖고 있다.
여수신 금리는 시중은행과 차이가 없다. 오히려 대출금리는 일반은행에 비해 저축은행이 높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축은행이 고객을 많이 유지하는 비결은 데이터베이스에 의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대출의 경우에도 충분한 고객정보를 바탕으로 심사하기 때문에 거의 0%에 가까운 연체율을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유럽저축은행은 이에 머무르지 않고 수익성과 효율성 향상을 위해 끊임없는 고객 발굴 노력과 프로세스 혁신을 계속하고 있다. 고객들이 전국 어디서나 저축은행 지점을 편안하고 익숙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모든 점포를 표준화했고 지점을 고부가가치화 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물론 유럽저축은행이 처음부터 오늘날과 같은 탄탄한 지역금융기관의 모습이었던 것은 아니다. 화려한 무대 뒤에는 감추어진 노력과 희생이 있기 마련이듯 유럽에서도 오늘날과 같은 강력한 저축은행으로 탄생하기 전까지는 빈약하고 영세한 군소 저축은행들이 전국에 흩어져서 명맥을 유지하는 정도였다고 한다.
저축은행의 먼 앞을 내다보고 구조개편을 위해 선도적인 지원정책과 협회차원의 헌신적인 노고에 대해서 많은 얘기를 청취했다.
장기적인 플랜을 가지고 사회분위기를 저축은행의 후원자로 만들어 나가는 유럽저축은행의 노력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아울러 유럽저축은행이 지역밀착 금융서비스에 국한하지 않고 국가간의 정보를 공유하면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소매금융시장의 글로벌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저축은행의 국제경쟁력은 이제 생존의 필수적인 가치이다. 고정관념을 갖고는 앞으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 유럽저축은행의 공통된 시각이었으며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약력>
-KAIST 금융공학 석사
-1983년 삼성그룹 입사
-삼성생명 자산운용본부 근무
-삼성생명 뉴욕사무소 근무
-외환코메르츠투신운용 근무
-현 동부저축은행 기획관리담당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