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만의 전유물인 공인재무분석사(CFA)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전세계적으로 자격증 취득 열풍이 가속화돼 왔다. 이런 미국의 독주에 대응해 럽과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각 국의 증권분석사회가 동의해 세계공인증권분석사회(ACIIA)를 설립했으며 여기서 국제공인증권분석사(CIIA:Certified International Investment Analyst) 자격시험을 만들었다.
CIIA 자격시험은 CFA와 마찬가지로 3차 과정으로 이뤄져 있지만 1·2차는 각 국의 법률 및 경제, 제도적 특성을 감안, 자국의 시험을 인정하고 각 국의 증권분석사회 회원이면 CIIA 3차 시험 합격만으로 CIIA자격증을 부여하고 있다. 〈편집자 주〉
국내 증권분석사(CIA)란 경제 전반에 관한 Fundamental Anal ysis를 바탕으로 Primary Market 및 Secondary Market의 주식, 채권 등 모든 유가증권에 대해 해당 Issuer의 실적 및 미래가치를 분석하고 신용 및 제반 수집 가능한 정보를 고려해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며, 이러한 자신의 평가결과를 바탕으로 자산을 운용하거나 투자자들에게 투자조언을 제공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증권산업 분야 최고의 Professional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CIA는 증권사를 비롯, 투신사, 자산운용사 등의 증권관계기관 및 은행, 보험 등 금융기관의 운용파트 등 조사분석 및 자산운용부문에서 폭넓게 활동하고 있으며 국내 증권산업의 발전속도를 감안할 때 CIA의 중요성은 실로 무한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미국의 CFA는 금융권 종사자는 물론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실업대책의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선풍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여기에 증권사들도 CFA자격시험에 대해 아낌없는 지원을 해줌으로써 인기상승에 한몫을 하고 있다.
코스닥증권시장은 자기계발의 일환으로 학원비의 80%와 교재비, 응시료 등을 지원하는 한편 최종 합격시 격려금과 함께 인사고과에도 반영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매년 6개월 과정의 온·오프라인 강의를 지원하고 합격시 응시료 전액이 지급되며 인사고과에도 반영한다. LG투자증권도 특정 교육업체와 계약을 맺어 교육비 100%를 선지급하고 합격자들에게는 응시료와 함께 등록비까지 제공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CFA의 경우 현재 전세계적으로 권위와 위상은 인정받고 있지만 미국만의 전유물에 불과하다”며 “이보다는 국내 증권분석사 자격시험을 한층 활성화시키는 한편 유럽과 아시아 등 전세계적으로 공인된 국제공인증권분석사(CIIA)를 적극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국제공인증권분석사(CIIA)는 글로벌시대의 금융환경에 걸맞게 국제적으로 상호인정을 받을 수 있는 투자분석전문가로서의 자격을 위해 5년여의 준비 끝에 2001년 탄생했다.
ACIIA의 설립목적은 각 국의 상이한 법률 및 제도의 이해도를 해당 국가 내 증권분석사 시험을 통해 검증하고 증권시장의 글로벌화에 맞춰 각 국의 증권분석사 자격을 상호 인정하는 한편 CIIA 자격 취득자들에게 국제적 수준에 맞는 지식과 윤리의식을 공유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ACIIA협회에서는 CIIA회원을 각 국의 증권분석사회에 소속시킴으로써 증권분석사의 활동이 국내외 법규 및 윤리강령에 위배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보수교육을 통해 통제와 감시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CIIA는 각 국별 자체적인 자격시험(1차 및 2차)에 합격한 경우 최종시험만 합격하면 자격이 주어진다. 즉 우리나라의 경우 CIA 1차-CIA 2차-CIIA 3차의 순서로 합격하면 된다.
다시 말하자면 CFA와 마찬가지로 3차 과정으로 이뤄져 있지만 1·2차는 각 국의 법률 및 경제, 제도적 특성을 감안해 자국의 시험을 인정한다는 것.
다만 CIIA는 한국증권분석사회 회원자격을 갖춘 자만이 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이다. 이는 각 국의 증권분석사회에서 회원에 대해 자국시험 합격 이후 지속적인 보수교육을 통해 실력제고 및 윤리의무 준수 등 회원자질 향상을 도모하고 있기 때문에 국제적 상호인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CIIA 자격시험을 보려면 각 국 협회는 먼저 ACIIA 회원국으로 가입해야 하며 2003년 6월말 현재 유럽,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등 4개 주 연합회와 23개국이 회원국으로 가입돼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8월 16일 가입이 승인됐으며 아시아에서는 우리나라를 비롯, 일본, 홍콩, 인도, 태국 등 6개국이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이 시험은 스위스에 있는 ACIIA 시험감독위원회에서 주관하며 매년 3월과 9월 두 차례 실시된다. 또 문제는 영어로 출제해 전세계적으로 공통이며 한글 또는 영어중 선택해 답안작성을 할 수 있다. 3차례의 엄격한 채점과정을 거쳐 국제시험본부의 승인을 얻도록 돼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3월 처음 실시해 50여명의 합격자를 배출하기도 했다.
시험범위는 국내 2차 시험 과목과 동일하며 문제는 영어로 출제되고 조금 더 수준이 높은 CFA LevelⅢ 정도라고 보면 된다.
증권분석사회 관계자는 “CFA는 자격취득에 최소 3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되지만 CIIA는 상대적으로 합격기간이 단축된다는 점에서 CFA보다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며 “CFA에 비해 가장 큰 특징은 국제적으로 가입한 회원국끼리 상호 인정된다는 점과 합격 후 실력배양 및 제도적 업데이트 등 사후관리가 각 국 협회에서 충실하게 지원된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김재호 기자 kj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