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업계는 경기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건전한 경영상태 유지를 위해 회수가 의심스러운 대출은 꺼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금융기관으로서의 기본적인 리스크부담마저 회피한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3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생보사들의 대출이 보험약관대출, 부동산담보대출 등 회수가 보장되는 종목에서는 크게 늘고 있는 반면 신용대출과 지급보증대출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6월말 현재 생보사들의 대출잔액은 44조6047억원으로 지난해 말의 42조9956억원보다 1조6088억원(3.7%)이 증가했다.
이중 약관대출은 15조931억원으로 6개월 만에 1조7107억원(12. 8%) 증가했고, 부동산담보대출도 9조6293억원으로 지난해 말의 8조8600억원보다 8.7% 늘었다.
그러나 신용대출금은 15조5313억원으로 6개월 사이에 1조646억원(6.4%) 감소하면서 전체 대출금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8.5%에서 34.8%로 줄었다.
보험약관대출은 보험해약시 지급하는 해약환급금의 90% 수준에서 보험계약자에게 대출해 주는 것으로, 해약환급금을 담보로 잡고 있어 손실가능성이 낮아 저금리하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보험사들이 여유자금운용을 위해 선호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으로 원스톱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 약관대출’은 갈수록 인기를 모으고 있어 신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삼성생명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약관대출에 주력하고 있는 것은 회수가 용이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보험사별로는 삼성생명의 경우 전체 대출액(19조5683억원)이 2.3% 감소한 가운데 약관대출(6조7837억원)은 11.6%, 부동산담보대출(3조8279억원)은 5.8% 각각 늘었으나 신용대출(7조4469억원)은 11.5% 감소했다.
대한생명은 약관대출(2조9964억원)과 부동산담보대출(1조8712억원)이 14.3%, 22.1%로 크게 증가한 반면 신용대출(2조5455억원)은 0.9% 증가에 그쳤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들도 건전한 경영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회수가 의심스러운 대출은 꺼릴 수밖에 없다”면서 “회수 안정성 때문에 보험약관대출이나 부동산담보대출이 선호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