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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금융특집] 대금업법 시행 일년을 진단한다

임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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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3-08-23 18:40

[Issue] 대금업 양성화, 절반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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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업자 성행 여전…업계·고객 모두 ‘피해’

업계, ‘정부 현안 해결에 적극 나설 때’ 한목소리

하반기 시장 재편…M&A 활발, 업체간 우열 ‘확연’



금융소비자 보호와 사채업 양성화라는 기치를 내걸고 지난해 10월 시행된 대금업법이 다음달이면 일년을 맞이한다.

대금업법은 연 200~300%에 달하는 살인적인 금리와 폭력을 동원한 채권추심으로 비제도권 그늘에 있던 사채시장을 제도 금융권으로 끌어들이려 했고 이는 일정 부문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많은 등록 대금업체들은 직원 교육 강화와 대고객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부정적인 인식들을 씻으려 했고 일부 업체들은 회계감사와 제3시장 등록 등을 통해 회사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들을 실행했다. 하지만 현재 자금 조달의 어려움과 부실대출의 증가로 인해 중소형 대금업체 가운데 상당수는 생존의 기로에 서 있고 대형 대금업체 역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지만 순익 감소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등록 대금업체의 경우 법 시행 이전 같은 불법적인 채권추심에서 상당 부분 벗어났지만 여전히 불법 등록대금업체가 성행하고 있는데다 상당수 등록 대금업체는 자금의 선순환이라는 맥이 막혀 기진맥진 상태다.

이에 본지는 대금업법 시행 일년을 앞두고 대금업 시장의 현황과 향후 전망에 대해 진단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 흔들리는 대금업계, ‘고민’ 많다

한 대금업체 직원 A씨는 요즘 고민이 많다.

A씨는 지난해 10월 대금업법이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기존 금융권에서 대금업계로 이직한 경우다. 정부가 연 66%라는 이자제한을 통해 고금리의 사채업을 규제하는 동시에 사채업을 금융기관으로 양성화하겠다는 취지를 밝힘에 따라 소비자금융업으로 대금업의 성장 전망이 밝아 보여 일부 주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대금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대금업법 시행 일년여가 된 지금은 자신의 선택이 잘못된 게 아닌가하는 생각에 빠지곤 한다.

중소형 대금업체 사장 B씨도 번민에 빠지기는 마찬가지다. 연체율 증가에 따른 대량 부실채권 발생과 대출 수요 급감으로 인해 자금 순환이 어려운데다 저축은행에서 차입 자금의 상환을 요구하고 있어 정상적인 회사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B씨는 떳떳하게 금융인으로 불리고 싶지만 예전 사채시장에서 같이 일하던 동료들처럼 전주에게 돈을 받아 연 100~200%의 고리 대출 장사로 돌아갈지 여부를 심각하게 고려중이다.

이같은 반응들은 이미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월까지 등록된 대금업체 1만2267개 가운데 7.9%에 이르는 966개 업체가 7월까지 등록을 반납했다.

한국대부금융소비자연합회 김명일 사무총장은 “협회나 서울시에서 등록 대금업체에 공문을 보내면 3분의 1 가량은 반송되고 있어 등록만 해놓고 실제로 영업을 하지 않는 업체들이 상당수”라고 밝혔다. 문제는 이들이 폐업을 하는 게 아니라 고리의 지하 사채 시장으로 내려가 영업을 지속한다는 데 있다.



■ 대금업법 시행 일년, 제자리 걸음?

한국대부금융소비자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4월말 현재 등록 대금업체는 1만9개를 상회하고 있으나 이는 영업점 기준이므로 실제업체 기준으로 볼 때 70%인 7000여개이며 이 가운데 중소규모 대금업체가 6500개 이상으로 93%에 달한다.

이들 중소업체는 위장등록 또는 대금업 시행 전의 채권회수를 위한 등록으로 분석되며 채권회수가 마감되는 8~10월 이후에는 등록과 등록 취소를 반복하면서 불법 고리 사채영업을 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불법 대금업체들은 대포전화를 이용한 치고 빠지기식의 게릴라 영업을 하고 있어 각 시도별 대금업 담당자 몇 명만으로 수백 개에 이르는 불법 업체를 단속하기에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는 고객들이 등록업체와 비등록업체를 구분하기 어려워 불법 사채 시장에 노출되게 하고 등록 대금업체들은 고객을 빼앗기는 결과를 낳는다.

또 여신 영업자로서 대금업체들은 저리의 우량한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사안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중소형 업체들은 출처를 밝히길 꺼려하는 전주에게 자금을 차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회사의 투명성 제고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대형업체와 달리 중소업체들은 이러한 영세성으로 회계투명성, 전산화, 온라인화, 신용정보 구축 등을 갖추지 못해 양성자금을 공급받지 못함으로써 음성화라는 고리의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논란’

대금업법 시행이후 대형업체들은 변화에 앞장서며 사채업자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떨쳐내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해 왔다.

A&O그룹 7개 관계사는 효율적인 채권관리를 위해 채권관리 전담팀과 콜센타를 운영, 고객의 이자납입 안내 및 연체채권 회수, 화해계약체결 등의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채권추심방법은 주로 청구서 발송, SMS 문자서비스와 전화 상담에 의존해 은행 및 신용카드사 등 제도권 금융기관과 동일한 합법적 채권관리 절차를 따르고 있다.

또한 A&O그룹은 채무를 변제할 의사가 있으나 채무를 변제할 형편이 안되는 선의의 고객을 대상으로 사적 워크아웃제도라 할수 있는 화해계약 제도를 적극 운영하고 있다.

불법 채권추심을 근절하고 회사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채권추심직원 및 상담직원이 고객과 전화로 통화할 경우, 통화 내용을 자동으로 녹음할 수 있는 ‘오디오 로그시스템’도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프로그레스, 해피레이디, 원캐싱등은 생활정보지 광고에서 탈피해 케이블 TV, 극장등에서 홍보 CF를 방영하는 등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특히 대호크레디트, 제일캐피탈, 중앙캐피탈등 자산규모 100억원을 넘어서는 업체들이 앞다퉈 회계감사를 스스로 받았으며 중앙캐피탈과 제일캐피탈은 제3시장에 등록해 자금조달창구의 다양화에 앞장섰다.

이들 업체들은 고객의 대금업에 대한 거부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은행, 저축은행에 비해 손색없을 정도로 객장을 꾸미고 직원들의 서비스 마인드 향상 교육을 통해 변화의 물결을 주도했다.

업계에서는 이제 정부가 대금업 양성화의 원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등록업체들이 자정노력을 통해 탈바꿈하려는 모습을 보여줬으니 대손충당금 설정 비용, 법인세등 세금 문제 해결에 나서 대금업계의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저축은행에 대금업체에게 자금을 공급할 때 담보비율을 상향하도록 한 사례등은 대금업계의 고사를 가져오는 실책으로 꼬집고 있다.

정부와 대금업계가 서로 먼저 뭔가를 보여줄 것을 바라는 형국이다.

■ 치열한 생존경쟁만 남았다

위드캐피탈 김정환 기획이사는 “대금업법 시행 이전부터 많은 대출자산을 보유한 A&O그룹, 자금조달 확보에 비상이 걸린 중대형토종업체, 대금업법 시행 이후 진출한 중형 일본계업체와 토종업체들 사이에 어느 업체가 내년 초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이번 하반기가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씨티파이낸셜, GE캐피탈, 스탠다드챠타터 은행등이 연 20~40%의 소비자금융시장을 파고들 것으로 보이고 일반기업 및 외국계 투자가들도 대금업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어 업계 경쟁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이미 올해 초부터 20~40억원의 소형 업체들은 시장 경색에 따라 합병 및 사업 제휴를 통해 생존 모색에 나섰으며 합병의 칼날은 대형업체에까지 세워지고 있다.

대형업체의 경우 P&A방식으로 올 하반기부터 내년 초까지 시장 재편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며 이에 따라 업체간 우열이 확연히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이제 의혹의 시선을 거두고 금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정책의지를 보여줘야 할 때다.

대금업체가 망하는 것은 둘째로 치더라도 서민들이 이용하는 금융기관의 몰락은 결국 서민들의 금융비용 부담만 늘리고 신용불량자 양산만 낳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채찍만 있고 당근은 없다고 하는데 정부가 실제로 해줄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 자정노력을 기울이고는 있지만 기존 영업 행태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하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 한국대부금융소비자연합회 유세형 회장

  • A&O인터내셔날, 고객위주 전략 고수, 보험사와 사업 제휴

  • 대호크레디트, 구조조정 통해 효율성 증대 노력

  • 해피레이디, 다양한 아이디어로 고객 마음 빼앗아

  • 삼진아이앤씨, 고객에게 한발 더 다가가기 실천



    임지숙 기자 js@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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