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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증시가 시사하는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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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3-08-20 20:06

최공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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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년 중 주가지수 1000에 대한 기대가 구체화되면서 일부의 대세 상승론이 우세해지고 있다. 그러나 주가상승에 대해 너무 들뜨는 듯한 분위기는 아직 경계해야 한다. 기업실적이 좋아지기 전에 유동성 장세가 나타날 경우 금리상승이 빠르게 실현되면서 모처럼의 회복세가 소멸되고 버블의 부작용이 확대될 수도 있다. 과연 우리경제의 국면전환을 기대할만한 주식시장의 모멘텀이 관찰되고 있는지 살펴보자.



금년 중반 들어 세계적으로 초저금리기조가 정착되고 이라크 전쟁 이후 시장불안심리가 제거되면서 투자전망이 밝아진 것은 사실이나 지금의 장세는 미국 주식시장의 향후 행방에서 크게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향후 우리주식시장의 전망은 미국경제의 전망에 토대를 둘 수 밖에 없다. 미국의 경우 최근 발표된 일련의 경제지표들이 대체적으로 개선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뚜렷한 회복의 징조로 해석하기에는 우려되는 측면이 있다. 미국 주식시장의 점진적 개선추세는 부정하기 어렵지만 세계경제를 이끌어나갈 만한 회복의 추진력이 확보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러한 판단은 주식 위험프레미엄(equity risk premium)의 추정결과에 기초하고 있다. 실제 안전한 국채대신 주식에 투자하는 위험을 보상하기 위한 프레미엄의 정도는 향후 주식시장의 행방을 가늠하는데 상당한 정확도를 보여 왔다. 실제로 80년대 초반에서 90년대에 이르는 과정의 주식시장 호황은 80년대 초 미국 주식시장의 위험프레미엄이 10%, P/E가 7이었다는 사실에서 충분히 예견되고 있었다.



보다 구체적으로 배당수익률+자본이득(EPS)+인플레이션을 주식의 명목기대수익률이라고 정의하고 여기서 위험도 0인 미국재무성 10년채금리를 뺄 경우 우리는 쉽게 주식 위험프레미엄을 계산할 수 있다. 물론 개도국의 경우 국가위험프레미엄이라든지 환율에 대한 위험프레미엄이 추가된다. 특히 원화의 절상기대가 있을 경우 이를 고려한 negative premium도 감안해야 할 것이다. 미국의 경우 배당이 전반적으로 하향추세를 보임에 따라 2%대에 머물고 있고 주당이익은 1.8%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따라서 인플레이션을 감안할 경우 주식위험프레미엄은 3%대에 지나지 않는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는 우선의 배당수익률이나 자본이득의 척도인 주당이익의 성장가능성이 경제성장률을 감안했을 때 2%이상은 힘들것으로 보인다. 인플레를 3%대로 보면 배당수익률을 거의 3%대로 잡아도 명목수익률은 8%대를 넘기기 힘들 것이고 여기서 재무성채권금리 3.5%를 빼면 4.5%정도가 환위험을 고려하지 않은 우리주식시장의 위험프레미엄으로 보인다. 거기에다 절상기대가 우세한 현 상황하에서 환위험프레미엄은 마이너스(-)이므로 한 4%정도가 주식위험프레미엄이라고 볼 수 있다. 분명 미국시장에 비해 우세한 조건이나 주가를 1000 이상으로 올릴만한 자체 추진력이 갖추어진 여건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즉, 목표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한 해외기관투자가들의 비대해진 역할로 우리 주가가 예상보다 높아질 수는 있겠지만 주가상승 모멘텀이 확보된 것으로는 보기 어렵다. 결국 앞으로 주식시장이 좋아지기는 하겠지만 과거와 같은 랠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거기에다 역사적으로 가장 낮은 금리하에서 이루어지는 현 호전세가 과연 금리인상에 대한 추가 압력없이 얼마나 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회복세가 빠르게 나타날 수록 회복추세를 역으로 둔화시킬 금리상승 요인은 가뜩이나 침체된 채권시장을 더욱 억압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의 경우 P/E가 20 이상으로 높고 주식 위험프레미엄이 별로 크지 않음은 향후 주가가 뚜렷한 상승추세를 보이기 어렵다는 뜻이다. 따라서 신중한 투자자세가 강조되는 자산운용국면하에서 우리나라와 같은 개도국 시장의 주가차별화는 더욱 심화될 수 있다.



시장의 기대에 민감한 자본시장의 특성상 우리가 예상치 못한 호재의 출현이나 투기요인의 가세로 주가는 추세선을 벗어날 수도 있다. 그러나 기대가 실적으로 확인되는 과정이 생략될 경우 기대호전의 역할은 지속되기 어렵다. 우리를 포함해서 바로 이러한 조정과정에 대한 불확실성은 세계적으로 여전히 남아있다고 보인다. 미국이나 우리나라 모두 주가거래량이나 주가변동성, 기업이윤등은 여전히 시장모멘텀이 취약함을 드러내고 있다. 다소 지루하게 보이는 상승국면하에서 이번 랠리에 큰 기대를 하기 어려운 이유는 첫째, P/E면에서 기업수익이 충분히 호전되지 않은 체 90년대에 과대평가된 주가가 아직 충분히 조정되었다고 보기 힘들며 둘째, 세계화된 환경에서 부동산 시장이나 환율조정 부담과 연관된 불안요인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세계적으로 부동산 경기가 앞으로 더 좋아지기 어렵다고 생각되면 소비는 결국 주식시장효과에 기댈 수 밖에 없는 처지이다. 미국이 경상수지적자나 재정적자와 같이 결코 적지 않은 조정부담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으로 지지되는 경기 회복세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기술위주의 신성장 산업이 역할을 해준다면 모르지만 기업들의 투자지출은 아직 회복의 초기단계정도로 파악된다. 한편 그동안 경기지지에 큰 역할을 해왔던 민간주택시장의 호황은 최근 모기지 금리의 인상 징후에서 엿볼 수 있듯이 점차 조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상업용 부동산경기는 여전히 얼어붙은 상태이다. 우리의 경우 수익흐름호전 없는 내수지지가 더 이상 기대 가능한가? 우리는 가뜩이나 양극화가 심화된 상황에서 주택금융이 발달하지 못하는 바람에 대다수계층이 재융자등을 통해 소비를 버틸 수 있는 여유가 거의 없다. 소득원이 줄어들면 소비는 그 이상 조정될 수 밖에 없는 구도가 우리의 처지이다. 따라서 이제부터 세계적인 경기의 동조화현상이 마감되고 금융발달정도에 따라 국가별 차별화가 뚜렷해질 수 있는 시점이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해보면 첫째, 우리 경제는 또 다른 형태의 착시현상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외부의 순환적 요인은 우리 체제의 효율성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곤 한다. 산업차원의 근본적 문제가 방치된 채 각종 위험요인에 대한 평가가 가능한 시장여건이 확보되지 못한 채로 시장기구의 원활한 작동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우리는 여전히 개별주체가 봉착한 위험요인에 대한 파악과 그에 대한 대비가 원천적으로 한계를 보이는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모처럼 다가오는 구조조정의 호기를 허무하게 놓쳐버리기 쉬운 상황이다. 구조조정은 막연한 인원감축이 아니라 변화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제반노력을 중장기 관점에서 구체화하는 작업이다. 이는 개별 기업차원의 노력뿐 아니라 국가적 차원의 대비도 포함한다. 기초여건이 확보된 경우의 순환과정을 그렇치 못한 경우와 동일시 하기 쉬운 여건에서 우리는 우리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으로 반복되는 경기침체의 결과가 우리 스스로 극복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를 심화시킨 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둘째, 인구노령화와 맞물린 연기금의 부실화 가능성에 대해 진지한 대비차원의 노력이 조속히 가시화되어야 한다. 이미 인구구성의 변화는 세계적인 자금흐름에 적지 않은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선진경제의 베이비붐세대들이 늙어감에 따라 목표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자본흐름이 세계적으로 확대되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마찬가지로 자본시장 인프라가 덜 갖추어진 개도국경제가 중장기차원의 안정된 수익흐름을 기대한다면 자산운용차원에서 금융의 세계화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때가 되었다. 자체적으로 이러한 능력이 갖추어지지 않으면 돈이 흘러갈 곳이 마땅치 않는 산업구조상의 문제를 회피하기 위해 일부 해외기관의 역할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 밖에 없다. 해외 자산운용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위험이 편중된 국내자산운용만으로는 더 이상 안정적 수익흐름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셋째, 개도국의 경우 금융안정을 기하는데 필요한 많은 노력이 다방면에서 구체화되어야 한다. 일련의 금융위기는 우리에게 준비가 덜된 경제에 자본이 유입되는 경우 부작용이 커진다는 뼈저린 교훈을 남겼다. 물론 위기이후 국제금융체제상의 여러 문제들이 여러 차원에서 보완되긴 했지만 자금을 공급하는 측이나 수요하는 측 모두 변동성이 높아진 자금흐름에 대한 충분한 대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일국의 금융체제가 세계화환경에서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시장기구 확충(institution-building) 등 필요한 노력들에 대해 발전단계별로 차별화된 보다 진지한 준비와 노력이 구체화되어야 하는 시점이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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