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하나銀 국내 금융기관 선도해
부자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금융권의 경쟁이 인터넷 등 첨단매체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은행들이 제공하는 인터넷 PB서비스는 단순한 금융거래를 넘어 전문적인 재테크 상담까지 이뤄지고 있다.
더욱이 국내의 경우 고령자의 인터넷 이용이 활발해지고 있으며 벤처와 IT산업을 통해 부를 획득한 신흥부자들이 증가하고 있어서 인터넷을 통한 PB서비스의 이용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세계적으로도 신흥 부유층은 비교적 최근인 80∼90년대 세계경제의 급성장을 배경으로 신기술 위주의 벤처산업을 통해 자력으로 부를 축적한 경우가 많고 자산증식 욕구가 강하다.
이렇게 신흥 부자고객은 기성부유층과 부의 형성과정이 다르기 때문에 부의 관리방법, 투자성향 등에 있어서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 관측되는 부유층의 자산관리 성향의 변화 중 하나는 과거와 달리 은행에 자산관리를 완전히 일임하지 않고 직접 투자에 나서는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부유층이 금융시장에 대한 상당한 수준의 안목을 지닌 투자자로서 자산관리에 있어서 나름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고수하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잇따른 금융권의 스캔들과 자산관리자들의 낮은 실적 역시 이러한 현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오늘날의 부자 고객은 금융기관에 자산관리를 완전히 일임하고 분기별 보고서를 받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내리는 최종 의사결정이 최상의 결과를 거둘 수 있도록 투자조언 및 정보를 제공받기를 원하는 것이다.
신한은행의 김태완 PB팀장은 “VIP고객들의 해외투자 상품에 대한 지식의 수준은 금융권의 PB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며 “자신의 부와 재산을 고객 스스로가 확대하려는 노력은 금융권이 다양한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하게 하는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의 PB사업 관계자는 “온라인 PB서비스가 엄청난 수익을 창출하고 기존의 지점영업방식을 대체하지는 못하더라도 오프라인 PB서비스와 유기적인 보완성을 가진 온라인 채널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개발이 요구된다” 말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2002년말 국내 최초로 예금 및 대출평균잔액 4000만원 이상의 VIP고객을 위한 전용 웹사이트인 ‘우리노블’을 개설했다. 우리은행은 우리노블을 통해 인터넷뱅킹, 재무플래닝, 재무상담, 재테크정보, 노블라이프의 5개 부문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나은행의 온라인 PB서비스는 거래나 상담보다는 종합금융정보의 제공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에 따라 재테크정보, 웰스클리닉(Wealth Clinic)으로 구성돼 있는데 재테크정보는 증권, 부동산, 보험, 세무· 법률에 대한 안내를 제공하고 있다.
HSBC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금융그룹 중 하나지만 다양한 고객 접점을 구축하기 위한 방편으로 온라인 채널을 적극적로 이용하고 있다. HSBC의 PB웹사이트는 거래기능보다는 조사보고서, 시장동향 등 정보 제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UBS는 온라인 서비스를 통해 모든 은행업무를 처리케 하는 것은 물론 UBS Pay, UBS Quicken 등의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계좌이체, 자산관리, 재무설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쌍방향 보안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통해 고객과 투자 조언자 사이의 보안화된 커뮤니케이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일대일로 법률 및 세무 전문가와 상담할 수 있는 등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