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산업노동조합이 한국노총 산하에서 벗어나 민주노총산하로 소속을 옮기는 방안을 두고 고민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급단체 변경은 지난 2000년 은행 총파업 당시 한국노총이 금노 지원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다며 잠시 거론된 바 있었으나 이후 한노총이 적극적으로 금노지원에 나서면서 수면아래로 가라 앉았다.
그러나 최근 조흥은행 매각 문제를 두고 상급단체인 한국노총이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는 비난이 일면서 금융노조 산하 일부 지부가 정부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민주노총 산하로 소속을 옮길 것을 주장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은 노무현 대통령 당선이후 민노총 출신들이 대거 정관계에 진출하면서 상대적으로 한노총에 비해 정부에 대한 영향력이 강화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금융계에서는 만일 금융노조가 한노총에 비해 강성으로 평가되는 민노총 산하로 자리를 옮길 경우 현재 진행중인 조흥은행 매각과 임단협 문제는 물론 향후 현안에 있어 강경 분위기로 인한 노사관계 경색을 우려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최대 현안인 조흥은행 매각 문제 해결에 있어 한노총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요구하기 위한 압박용 카드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노조측은 상급단체 변경문제가 조흥은행 매각에 대한 한노총의 미온적인 태도가 한 원인이기는 하지만 단순히 한노총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만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일부 지부들로부터 상급단체 변경 요구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단순히 조흥은행 매각건과 관련해 한국노총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가 아닌 한노총의 정책방향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민 기자 jm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