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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라 은행장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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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3-05-21 23:09

[茶洞칼럼] 박진서 대표 코어 이노베이션 컨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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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 정부 출범 후 한동안 정치바람을 피해가는 듯 하던 금융계가 과거 정권의 전철을 밟으려는지 다시 은행장 교체설로 불안해하고 있다.

거론되는 교체 대상도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은 물론 경영실적이 비교적 괜찮은 은행장까지 포함되고 있어 과연 교체의 명분이 무엇인지 분명치 않아 역시 새 정부도 과거 정부처럼 금융권 길들이기에 들어간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생긴다.

사실 우리나라의 은행장들은 금융 선진국의 은행장들과 비교하면 정말 불안한 처지라고 하겠다. 말이 은행의 최고 경영자이지 실제로는 금고지기라고 비하되기까지도 했었다.

그동안 우리 은행은 정부와의 철저한 상하관계 속에서 명맥을 유지해 왔다. 때문에 세계적인 독립적 금융기관으로 발전하기는커녕 IMF 때 보았듯이 공적자금으로 위기를 넘길 수밖에 없었던 은행이 대다수였었다.

고사 직전에 몰린 이들 부실 은행들은 대다수 정치권의 입김으로 부실기업에 엄청난 자금을 쏟아 부었다가 피해를 입은 경우가 상당수였었다. 다행히 혼자 힘으로 견실한 경영을 해 온 은행들은 정치권의 영향을 덜 받은 순수한 민간 은행들이었다.

IMF 이후 컨설팅을 맡았던 외국 컨설턴트들은 우리나라 은행장들은 책임만 지는 관리자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전문 컨설턴트들이 애써 내놓은 전략과 개선안이 사장되는 경우가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그 이유는 명백하다. 은행도 엄연히 이익을 추구해야 하는 주식회사인데도 일부 은행장과 임원들이 시장논리에 의한 개혁과 경영 전략을 선택하기 보다는 정치논리에 따라 경영을 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은행도 국제사회가 납득할 수 있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경영을 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것을 금융권은 물론 정치권도 인정해야만 한다. 다행스러운 것은 대통령이 금융계의 인사에 관여하지 않겠으며 또한 관치금융이란 말을 없애겠다고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금융산업은 은행, 증권, 보험 등 과거의 울타리가 없어지고 있으며 특히 IT의 눈부신 발달로 상상을 초월하는 극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지금까지 수십 년간 경험하지 못했던 변화가 지난 4, 5년간에 집중되었고 앞으로 5년간 또 어떤 일이 생길지 예측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이러한 역할과 기능의 급격한 변화로 이제 은행은 점차 구조적인 사양길에 접어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과거에 비해 은행의 ‘성장력’ ‘수익력’ ‘경쟁력’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예대마진이 과거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수익성도 마찬가지다. 이는 그동안 크게 늘어난 부실채권 상각과 대손충당금 때문이다. 이와 함께 구조적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 우선 운영경비의 팽창이며 둘째는 심사기능의 취약과 금융파생상품 거래에 의한 리스크 증대, 그리고 예대마진을 대신하는 새로운 수익원을 찾지 못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국제금융시장에서의 경쟁력도 갈수록 저하되고 있다. 국제금융시장은 프로젝트 금융과 파생상품 거래를 중심으로 약육강식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으나 우리 은행들은 아직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부실채권의 증가는 은행의 생존을 가늠하는 원인이다. 얼마 전 외국금융전문지에 실린 부실채권을 통한 은행의 건강상태를 판정한 사례를 보면 우선 ‘위독한 은행’은 대손충당금을 포함한 은행자산으로 부실채권액을 커버할 수 없고 영업이익으로 상각을 해도 10년 이상 걸리는 은행으로 항상 타 은행에 합병당하거나 영업정지 등 도산의 위험성이 있다고 한다.

‘장기재활은행’은 현재 도산위기는 없지만 회수불능채권에 대한 상각 능력이 취약해 건강을 회복하기까지 5년에서 10년이 걸리지만 체력강화를 위해 구조조정 등 획기적인 대책과 강한 추진력이 없으면 ‘위독한 은행’으로 전락될 가능성이 높다.

‘건강한 은행’은 물론 상각 능력이 충분하고 해마다 영업이익이 증가되고 있는 가장 바람직한 은행이다.

은행장들은 지금 자기가 경영하고 있는 은행이 어떤 체질인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은행을 발전시키는 기본적인 책무는 은행장들의 몫이다. 강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위기감은 모두가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 어느 방향으로 은행을 끌고 갈 것인지, 어떻게 조직원의 자발적인 의지를 이끌어낼지 ‘21세기의 미래 금융’을 위해 은행장이 앞장서 새로운 은행상을 창조해야 할 것이다.

규제 시대의 은행장은 ‘정형적’인 업무에만 매달려도 충분했다. 그러나 앞으로 은행장의 업무는 ‘비정형’적인 업무 위주로 바뀌고 있으며 신속, 과감한 선택이 따르지 않으면 실격이다. 금융업은 본질적으로 리스크 비즈니스이다. 모두가 본능적으로 리스크를 회피하려 한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은행 경영은 이익을 낼 수 없게 된다. 리스크 비즈니스를 하는 것은 은행의 숙명인 동시에 은행장의 책무이기도 하다. 안전하게 무사히 임기를 마치기만을 바라는 소극적인 은행장이 아니라 독자적인 경영기법으로 ‘강한 은행’을 만드는 은행장의 모습이 어느 때 보다도 필요한 시점이다.

은행장들이여 힘을 내자. 파이팅!”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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